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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의 역설…대한항공·아시아나, 울다 웃었다

  • 2020.08.10(월) 11:37

[어닝 20·2Q]여객기 못뜨자 화물항공 운임↑
K-방역물품 수출 급증 속 '마른 수건짜기'도

양대 국적 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지난 2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로 전 세계 하늘길이 끊긴 가운데 예상치 못한 '깜짝 실적(어닝 서프라이즈)'이다.

비결은 항공화물에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수출량이 급증한 국내산 진단키트 등 'K-방역물품'이 배송이 빠른 항공화물을 이용했고, 이 수출 물량은 국내 항공화물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두 항공사에 집중됐다. 여기에 항공 화물 운임까지 올랐다. 전세계 항공업계가 코로나19 탓에 최악의 위기에 빠졌지만 두 항공사는 이를 계기로 흑자전환에 성공한 셈이다.

"한때 화물운임 3~4배 올랐다"

지난 4~6월 대한항공의 영업이익(별도기준)은 1485억원으로 작년 2분기와 견줘 흑자전환했다. 매출은 1조6909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44% 감소한 와중에 거둔 성과다. 같은 기간 아시아나항공 영업이익은 1151억원으로 흑자전환했고 매출은 8186억원으로 44.7% 감소했다.

'덩치가 쪼그라들었지만 내실은 탄탄해진' 배경에는 역설적으로 코로나19가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세계 하늘길이 끊기면서 여객 수요는 급감했다. 지난 2분기 대한항공의 여객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89.5% 감소한 2039억원에 머물렀다.

여객기가 뜨지 못하자 화물 운임 가격은 올랐다. 여객기 하부에 짐을 싣는 화물칸 '벨리(Belly)'을 사용하지 못하면서 화물기를 이용한 항공화물 운임이 뛴 것이다. 지난 2분기 대한항공의 화물 매출은 1조2259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94.6% 급증했다.

하준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로 여객기 운항이 중단되면서 여객기의 벨리를 통한 화물 수송이 어려워졌고 항공화물 운임이 급등했다"며 "역설적으로 항공화물사업은 코로나19 덕분에 매출이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항공화물 공급이 부족해지면서 한때 항공화물 운임이 평소보다 3~4배까지 치솟았다"며 "지금 항공화물 시장은 공급자 우선 시장"이라고 설명했다.

대한항공A330 여객기 하단 화물칸(벨리)에 화물을 싣고 있다. [사진 = 회사 제공]

K-방역물품 상반기 수출 350%↑

전 세계 항공사의 실적을 보면 모든 항공사가 항공 화물 수혜를 본 것은 아니다. 코로나19 여파속에서도 지난 2분기 이익을 낸 항공사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외에 거의 찾기 힘들다.

우선 국내 항공업계를 보면 항공화물 수혜는 대형항공사(FSC, Full Service Carrier)에 집중됐다. 저비용항공사(LCC, Low Cost Carrier)는 영업손실이 이어졌다. 실제로 국내 1위 LCC 제주항공은 지난 2분기 836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같은 기간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88.5% 급감한 357억원에 불과했다.

FSC와 LCC의 실적은 화물기를 보유하고 있느냐에 따라 갈렸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각각 화물기를 23대, 12대 보유하고 있다. 전체 항공기 중 화물기 비중은 14% 수준이다. 반면 여객기 중심인 LCC는 화물기를 아예 갖고 있지 않는 경우가 많다.

범위를 세계로 넓혀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대한항공에 따르면 아메리칸항공, 유나이티드항공, 영국항공 등의 지난 5~6월 화물 운송실적은 전년 대비 30~45% 감소했다. 대한항공과 유사한 노선망과 화물기단을 운영 중인 캐세이퍼시픽의 올 상반기 화물운송 실적은 전년동기대비 24% 줄었다.

비결은 뭘까. 항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위기속에서 빛난 한국의 'K-방역' 효과를 비결로 꼽았다. 업계 관계자는 "K-방역으로 국산 진단키트, 마스크, 소독제 등의 해외 수출이 늘었다"며 "동남아 등 생산공장에서 만든 방역물품을 국내로 들여온 뒤 미국 등에 수출하는 경우도 많다"고 전했다.

실제로 최근 중소벤처기업부가 공개한 올 상반기 중소기업 수출 동향을 보면 의료용 방진복‧장갑 등 K-방역물품의 상반기 수출은 11억8000만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350.1% 증가했다. 특히 진단키트 수출액은 5억2000만 달러로 전년동기보다 13배 가량 급증했다.

최근 격해지고 있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이 오히려 국내 화물항공에 도움이 됐다는 분석도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미·중 갈등으로 양국이 항공 노선을 제약하면서 한국을 경유하는 항공화물 물량이 늘었다"고 분석했다.

비상 경영…마른 수건 짜기

코로나19 위기에서 살아남기 위한 비상 경영전략도 힘을 보탰다.

대한항공은 여객기의 '기내 수하물 보관함(Overhead Bin)'에 화물을 싣고 있고, 여객기 좌석에 항공 화물을 실을 수 있도록 한 '카고 시트 백(Cargo Seat Bag)'을 설치했다. 오는 9월부터는 여객기 좌석을 떼어 내고 화물기로 이용할 예정이다. 아시아나항공은 화물기 스케줄을 탄력적으로 운영하고 화물기 전세편을 편성했다.

고통 분담을 위한 비용절감도 이어졌다. 지난 2분기 대한항공 영업비용은 1조5400억원으로 작년동기 대비 50.6% 감소했다. 휴업과 임직원의 휴가 소진 등으로 인건비가 줄었고 유가 하락과 비행 운행 감소로 유류비를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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