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시승한 현대자동차의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코나는 2가지 인상을 남겼다. 중형 SUV 투싼보다 최고마력이 높은 엔진에서 나오는 속도감, 이 속도감을 제어할 수 있는 안정적인 브레이크 성능이다.
이날 시승한 코나는 가솔린 1.6 터보 N라인 모델이다. 'N라인'은 현대차의 일반 차량과 고성능 라인업 'N' 시리즈의 중간 모델로, '입문용 고성능 차'로 보면 된다. 일반 코나 모델이 안정적인 시승감에 집중했다면, 코나 N라인은 민첩한 주행성을 구현했다.
민첩한 주행성은 가솔린 1.6 터보 엔진에서 나온다. 최고출력은 198마력(PS)으로 이전 모델보다 20마력 이상 높아졌다. 최근 출시된 현대차의 중형 SUV 디 올 뉴 투싼의 최고출력(180 마력)보다도 높다. 투싼보다 더 체급인 높은 더 뉴 싼타페의 최고출력(202마력)과 맞먹는 수준이다. 현대차는 엔진 흡기 밸브의 여닫힘을 조절하는 기술(CVVD) 등을 통해 작지만 강한 최고출력을 만들어냈다.
이날 현대모터스스튜디오 고양에서 경기 양주시까지 왕복 77km의 시승코스에서도 코나는 액셀러레이터를 밟는 대로 가속이 붙으며 주저없이 앞으로 치고 나갔다. 여기에 주행능력을 높이기 위해 서스펜션(완충장치)과 스티어링(조향장치)을 튜닝한 N라인의 탄탄함이 더해지면서 운전하는 재미가 더해졌다. 이날 시승한 다른 기자들 사이에서도 "탄탄한 속도감"이라는 후한 평가가 나왔다.
민첩한 속도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브레이크를 밟으면 즉각적이지만 부드럽게 속도가 줄어들었다. 브레이크 성능을 강화한 코나 N라인 만의 또 다른 매력이었다.
강력한 엔진성능에 비하면 연료소비효율(연비)도 준수한 편이다. 이번에 출시된 코나의 연비는 13.9km/ℓ로 기존 코나 대비 8.6% 개선됐다. 이날 77km 거리를 주행한 시승에서도 연비는 12km/ℓ 가량 나왔다.
코나 N라인은 디자인도 기본 모델보다 더 날렵했다. N라인 전용 범퍼를 적용해 전장이 일반 모델보다 10mm 더 길고, 18인치 휠과 타이어가 장착돼 전고는 10mm 더 높다. 여기에 시트와 스티어링 휠, 기어노브 등에 'N' 앰블럼이 새겨져 차별성을 강조했다.
첨단 장치도 장착됐다. 차로 유지 보조, 차로 이탈방지 보조, 전방 충돌방지보조 등은 가장 낮은 트림의 '스마트'부터 기본으로 들어갔다. 최고급 사양인 인스퍼레이션 모델에는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고속도로 주행 보조, 후측방 충돌방지 보조 등 프리미엄 안전사양에 장착된다.
아쉬운 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소형 SUV의 한계일 수밖에 없는 실내 공간이다. 운전석을 한껏 뒤로 밀지 않았는데도 뒷좌석은 간신히 다리를 둘 수 있을 정도로 공간이 좁았다.
이날 시승한 코나 가솔린 1.6 터보 N라인 인스퍼레이션 옵션의 가격은 2814만원이다. 일반 모델의 가장 낮은 사양보다 783만원 비싸다. 투싼 가솔린 모델의 가격이 2435만~3155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소비자 입장에선 고민이 들 수밖에 없다. N라인의 민첩한 속도감이 783만원의 값어치를 하느냐는 소비자가 판단해야 할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