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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반도체, 미국 증설 카드 꺼낼까

  • 2020.12.16(수) 12:11

[워치전망대-이슈플러스]
현지 부지 매입 소식...증설 가능성↑
TSMC와 경쟁 속 경쟁력 강화 일환

삼성전자 각 사업 부문별 수뇌부들이 모인 하반기 전략회의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반도체 업계는 미국 오스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 증설 관련 논의가 이어질지 주목하는 중이다. TSMC와 심화되는 경쟁, 비메모리 경쟁력 강화 방안의 하나로 미국 현지 반도체 생산력 확대가 중요한 카드로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 사흘간 고위급 회의

삼성전자에 따르면 '하반기 글로벌 전략회의'가 15일부터 17일까지 사흘 동안 진행된다. 글로벌 전략회의는 매년 6월과 12월에 열린다. 이 자리에 각 사업부문장 등 주요 임원진, 해외 법인장들이 모여 경영전략을 구상한다. 이번에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별도로 참석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반도체 업계는 첫째 날 IM(IT·모바일) 부문, 둘째 날 CE(소비자가전) 부문에 이어 마지막 날 진행될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 회의에 주목하고 있다. .

미국 오스틴 파운드리 공장 증설 가능성이 회의 주제로 오를 가능성 때문이다. 현지 언론 'Austin Business Journal'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현지 공장 인근 258에이커(약 104만4088㎡) 이상 부지를 추가로 매입한 뒤 오스틴 시의회에 개발 승인을 요청했다. 정확한 매입액은 알려지지 않았다. 현재 오스틴 공장은 회로 선폭 10㎚(1나노미터=10억 분의 1m)대 비메모리 반도체를 생산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삼성전자가 미국 공장 증설에 나설 것이란 관측은 꾸준히 제기됐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고용률을 높이기 위해 각국 기업에 현지 공장 건설을 강하게 요구해 와서다. 내년부터 들어설 바이든 정부 역시 '자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면서 기업들에 미국 현지에 공장을 추가로 건설할 것을 요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가 "공장 건설과 관련해 확정된 계획은 없다"고 밝히지만, 추가 공장 건설이 진행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미국이 현지에 공장을 건설하는 것을 요구하는 등 글로벌 공급체계를 바꾸려 하고 있다"며 "삼성전자 역시 이같은 기조를 감안해 오스틴 공장 증설을 위한 부지 매입에 나서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 TSMC와 치열한 경쟁

격화되는 파운드리 시장 경쟁도 삼성전자 미국 공장 증설 전망의 한 요인으로 꼽힌다. 거대 수요처인 IT(정보기술) 기업들이 밀집한 미국내 추가로 공장을 건설할 경우, 파운드리 경쟁력이 빠른 속도로 강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와서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에 속한 파운드리 부문의 올해 4분기 매출은 37억1500만달러(4조원)로 전년 동기 대비 25% 늘어나 시장 점유율이 16.4%로 2위에 머무를  전망이다. 대만 파운드리 전문 업체 TSMC 매출은 이 기간 21% 늘어난 125억5000만달러(13조7000억원)를 기록해 점유율 55.6%로 1위를 유지할 것으로 추정된다. 양사 점유율 격차는 지난해 1분기 29%포인트에서 올해 4분기에는 39.2%포인트로 벌어질 것으로 트렌드포스는 분석한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분야에서 TSMC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협력사 관계자들과 진행한 'SAFE 포럼'에서 오는 2022년까지 3㎚ 회로 선폭 반도체 생산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3나노 제품은 5나노 제품과 비교해 칩 면적은 35% 이상 줄고 소비전력은 50% 감소하며 성능은 30% 향상된다. TSMC도 같은 시기 3㎚ 제품 양산을 시작하겠다고 공언한 만큼, 파운드리 시장 1, 2위 간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전 세계에서 7나노 이하 반도체를 생산 가능한 업체는 삼성전자와 TSMC 두 곳뿐이다.

TSMC는 삼성전자의 추격을 뿌리 치려고 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5월 미국 애리조나주에 반도체 원판 웨이퍼 직경 300㎜(밀리미터)에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120억달러(13조1000억원)를 들여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워싱턴에 200㎜ 공장만 있을 뿐, 현지에 300㎜ 공장을 짓는 것은 처음이다. 반도체 웨이퍼는 직경이 클수록 회로를 더 미세하게 그릴 수 있는 공정을 적용할 수 있다. 미국의 중국 화웨이 제재 국면 속, 미국 업체로부터 파운드리 수주를 원활히 진행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삼성전자가 미국 오스틴 공장 등을 증설할 경우 TSMC와의 경쟁, 더 나아가 비메모리 분야 1위 달성 계획 '반도체 비전 2030' 달성하는데도 힘이 붙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 회사의 비메모리 부문 매출은 올해 1분기 4조500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뒤, 그로부터 2분기 뒤인 지난 3분기에는 4조5200억원으로 종전 최고치를 넘어섰다. 비메모리 부문이 전체 반도체 사업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년 전인 2018년 1분기 16.6%에서 분기마다 상승 추세를 이어가 지난 3분기에는 24%에 이르렀다.

또 다른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미국 공장 증설시 엔비디아, 인텔 등 거대 고객사와 접근성이 좋아지는 등 이점으로 제품 수주에도 용이해질 것"이라며 "비메모리 경쟁력 강화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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