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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빠진 빈집 노리는 샤오미, 가성비 말고 필요한건?

  • 2021.03.23(화) 16:57

레드미 노트10로 또 국내 스마트폰 시장 공략
사업 접는 LG전자 점유율 땅따먹기 합류

중국 IT(정보기술)업체 샤오미(小米)가 가성비 높은 제품을 통해 국내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 재공략에 나섰다. 국내에서 최근까지 10%대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던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의 철수를 검토하는 상황인 만큼 이른바 '빈집털이'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종전처럼 무조건 가성비만 앞세우는 전략보다는 이미지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 샤오미에게 한국시장이란?

23일 샤오미는 중저가 스마트폰 라인업인 '레드미 노트 10' 시리즈를 국내 공식 출시한다고 밝히면서 한국 시장에 대한 관심을 드러냈다. 관련기사☞ 샤오미, '외산폰 무덤' 한국시장 재도전

스티븐 왕 샤오미 동아시아 총괄매니저는 "한국 소비자는 제품 사양과 디테일에 관심이 많고 최신 기술에 능통한 매우 특별한 그룹"이라며 "한국 스마트폰 시장은 샤오미에게 굉장히 중요하고 또 계속해서 도전하고 싶은 시장"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혁신성이 높은 제품을 구매하려한다는 점이 한국 소비자의 특성이라는 점에서 한국은 샤오미의 테스트베드 역할을 한다"며 "한국에서의 지표가 샤오미의 전 세계에서의 지표를 알 수 있게 해준다"고도 덧붙였다.

이런 배경을 바탕으로 샤오미는 올해 한국에서 샤오미의 브랜드 인지도를 높임과 동시에 유통채널 확장과 빠른 제품 공급에 힘쓴다는 구상이다. 서비스 개선을 위해 사후서비스(AS) 강화에도 힘쓰고 있다. 샤오미 스마트폰 혹은 가전 등 IT 제품을 구매할 경우 SK네트웍스서비스 공식 AS 지점 23곳에서 수리 받을 수 있다. 또 전국 2만개의 GS25, CU 등 편의점을 통한 AS 배배송(딜리버리) 서비스도 제공 중이다.

왕 총괄매니저는 "무작정 높은 자리를 차지하려 하기보다는 전력을 가다듬고 협력 채널을 넓히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소비자 요구에 훨씬 더 잘 부응할 수 있도록 소비자들의 행동을 지속적으로 학습할 것"이라고 말했다.

샤오미 레드미 노트10./사진=샤오미

◇ 유통망 더해 빈집 노린다

샤오미가 국내 스마트폰 시장을 노린 것은 처음이 아니다. 그간 샤오미는 중국에서 출시된 제품을 뒤늦게 국내에서 자급제로만 내놓는 방식으로 제품을 판매해왔다. 하지만 작년부터는 태도가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다. 출시 시점은 중국보다 늦었지만 처음으로 이동통신사 SK텔레콤과 손잡고 약정형으로도 '레드미노트9S'와 '미10 라이트'를 출시했다.

올해는 적극성이 더 강해졌다. 이번에 선보인 레드미 노트 10 시리즈는 지난 8일 중국에서 출시된 제품이다. 중국과의 출시 시점 차이가 2주 간격까지 좁아진 것이다. 또 지난해는 국내 이통사 중 SK텔레콤을 주요 판매채널로 활용했지만 올해는 LG유플러스까지 확대했다. LG유플러스는 작년까지만 해도 샤오미 스마트폰 제품을 알뜰폰 채널 위주로 다뤘는데 올해는 2종 모두 유플러스 오프라인 숍에서도 판매키로 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샤오미의 행보를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LG전자의 공백을 차지하기 위한 노력으로 풀이하고 있다.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 철수에 무게가 실리면서, 휴대폰 제조사 사이에서 LG전자가 점유했던 시장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예고된 상황이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LG전자는 13%의 점유율로 3위를 차지했다.

◇ 너도나도 중저가…가성비만으로 통할까

샤오미는 '뛰어난 제품을 놀라운 가격에 제공하는' 특유의 가성비 전략을 앞세워 국내 시장을 공략한다는 구상이다. 스티븐 왕 총괄매니저는 "쉽게 들릴 수 있지만 뛰어난 기술을 경쟁사보다 낮은 가격에 제공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며 "올해도 채널을 확대하면서 스마트폰과 AloT(인공지능+사물인터넷) 제품을 앞세워 한국 시장을 공략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LG 스마트폰의 자리를 샤오미가 대신하는 것을 회의적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샤오미는 수년 전부터 가성비를 앞세워 국내 스마트폰 시장을 지속적으로 두드렸지만 국내 업체들에 밀려 고전 중이다. 정확한 집계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점유율은 1%도 채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안방마님' 삼성전자도 최근 갤럭시A 시리즈를 강화하면서 중저가 라인업을 확충하고 있다. 중저가 시장에 모든 걸 걸고 있는 샤오미에게는 반드시 넘어야할 상대다.

중국 기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 또한 장벽이다. 특히 샤오미는 최근 한복을 중국 문화로 묘사한 이미지를 스마트폰 배경화면 스토어에 업로드한 사실이 드러나 한국 누리꾼들에게 뭇매를 맞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샤오미는 가성비를 장점으로 내세우지만 삼성전자나 LG전자도 성능이 크게 떨어지지 않는 중저가 제품군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며 "제품 기능을 혁신적으로 끌어올리거나 중국의 카피캣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개선하지 않고는 한국 시장을 뚫어내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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