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기업 KT가 임원들에게 장기 성과급으로 자사주를 쥐여주기로 했다. 구현모 대표를 비롯한 임원들 100여명이 주식 보너스를 챙기게 됐다.
KT는 전날(17일) 이사회를 열고 2020년도 장기성과급·주식보상 지급 및 자사주 처분안을 결의했다. 이에 따라 구 대표에게 원천징수 후 보통주 6571주, 시세로 2억원어치의 자사주를 지급키로 했다.
사내이사인 박종욱 경영기획부문장과 강국현 커스터머(Customer)부문장에게 총 6698주를, 경영임원 97명에게 총 11만주를 쥐어주기로 했다.
사외이사 8명에게도 6592주를 지급한다. 이번에 지급하는 자사주 규모는 총 13만여주, 금액으로 44억원어치다.
이로써 구 대표는 지난해 3월 취임 이후 처음 대표이사로서 주식 보너스를 받게 된다. 회사는 2020년도 장기성과급 지표 달성률(97.16%)이 확정됨에 따라 대표이사를 비롯한 경영임원들에게 주식보상을 지급한다고 소개했다.
KT는 민영화(2002년) 이후인 2007년부터 임원들에게 장기성과급으로 자사주를 지급했다. 지급 규모는 들쑥날쑥했으나 거의 매년 이 같은 방식으로 보너스를 챙겨줬다. 외부인인 사외이사에게도 자사주를 준다.
지난해에도 전임 CEO인 황창규 전 회장을 포함한 임원 113명에게 총 12만여주, 당시 시세로 29억원어치 자사주를 풀었다.
과거 경영진에 대한 주식 보상도 잊지 않는다. 2018년에는 임직원에게 성과급 지급 용도로 자사주 240억원어치를 풀면서 횡령 배임 혐의로 퇴임(2013년)한 이석채 전 회장에게 자사주를 줬다.
송사에 휘말리면서 퇴임한 이 전 회장에 당시에 지급하지 못했던 성과급을 나중에서야 마련키로 한 것이다. 서울고등법원은 2018년 4월 이 전 회장에 대한 횡령혐의 무죄 판결을 내린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