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방계일가에서 일어난 눈물(?)의 손절(損切)이 화제다. 범LG 오너 3세 형제가 주인으로 있는 디디고 얘기다. 동일 계열의 인베니아 주식을 3분의 1가량 손해를 보고 시장에 내다 팔았다.
인베니아는 디스플레이 패널 장비업체로서 LG의 방계기업이다. 구광모 LG 회장과 7촌 지간인 구자준 전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 회장의 두 아들 구동범 사장과 구동진 부사장이 경영권을 갖고 있다. 인베니아 공동최대주주로서 지분 각각 9%를 소유 중이다. 부친(3.06%) 등 특수관계인을 합하면 28.9%다.
인베니아 계열 중에 범LG 3세인 구동범·구동진 형제의 개인회사가 있다. 바로 기업소모성자재 구매대행(MRO) 사업을 벌이고 있는 디디고다. 지분 각각 50%를 분할 소유, 양대 주주로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디디고는 2007년 3월 설립된 이래 2017년 매출 825억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매년 예외 없이 축소되며 작년에는 133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3년 전과 비교하면 무려 6분의 1 수준이다.
영업이익 또한 작년에 12억원 손실을 내며 2018년 이후 3년 연속 적자 흐름을 이어갔다. 이렇다보니 자본금 7억원을 모두 까먹고 부채가 자산보다 되레 많은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있다.
디디고가 인베니아 주식을 사들인 때는 2017년 9~10월이다. 디디고가 한창 잘나가고 있을 때로 총 22억원(주당 4690원)을 주고 장내에서 인베니아 46만4000주를 매입했다. 이를 통해 지분 2.0%를 보유했다.
28일 인베니아에 따르면 디디고는 올해 4월 초~6월 말에 걸쳐 1.0%(23만3000주)를 장내 매각했다. 처분하고 손에 쥔 게 6억6900만원(주당 2870원)이다. 취득원가의 38.8%(4억2300만원) 손해를 감수하고 현금화한 셈이다.
잔여 지분 1.0%(23만1000주) 또한 평가손실을 내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현재 인베니아의 주식시세가 2840원(25일 종가)에 머물고 있는 탓이다. 주식가치가 6억5600만원에 불과하다. 원가에 비해 39.5%(4억2800만원) 손실을 보고 있다는 의미다.
디디고의 손절이 대변하듯 인베니아 역시 최근 재무실적이 좋은 편이 아니다. 본가 LG의 전자 주력계열사인 LG디스플레이와 LG전자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높은 인베니아는 2017년에는 매출(연결기준)이 1820억원을 찍기도 했지만 디스플레이 불황을 겪으며 며 작년에는 1410억원으로 축소됐다.
영업이익 또한 85억원을 기록한 뒤로는 전반적인 감소 추세로 2019~2020년에는 40억원대에 머물렀다. 올해 1분기에는 12억원 적자를 냈다. 1년 전에 비해 적자액이 4억원가량 불어난 수치다.
이렇다보니 2017년 한 때 6770원(장중)까지 상승했던 주가 역시 줄곧 약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작년 3~9월 1000원대를 오르내리기도 했다. 다소 회복하기는 했지만 작년 12월 이후 2000원대 주가가 장기간 계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