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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복귀]②반년 공백 메우기…현장부터 다진다

  • 2021.08.12(목) 06:20

옥중 상속 마무리 후 내부 결속 강화
13일 출소 후 적극적 현장경영 전망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법무부로부터 가석방을 승인받으면서 재계에서는 복귀 후 이 부회장이 보일 향후 경영 행보에 관심을 쏟고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 1월 구속된 뒤 지난 9일 가석방 최종 심사를 통과해 오는 13일, 207일 만에 출소 예정이다.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의 주식 등 유산 상속이 마무리돼 삼성의 '이재용 체제'가 공고해졌지만, 정작 당사자는 반년 이상 자리를 비웠다. 삼성 내부에 처리해야 할 내부 현안이 산적했고, 가라앉은 그룹 내부 분위기도 북돋아야 하는 만큼 이 부회장은 내부 결속에도 공을 들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재용 체제' 광폭 행보 보일까 

출소 이후 이 부회장은 실질적인 '이재용 체제'를 구축한 뒤 처음으로 경영 일선에 나서게 된다. 이 부회장은 옥중에 있을 당시 유산을 상속받으며 삼성그룹 경영권을 공고히 한 바 있다. 삼성 계열사 주식 대부분은 유족이 법정 비율대로 상속 받았지만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의 최대 주주인 삼성생명 주식 상속분 중 절반 이상을 받았다.

삼성그룹은 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로 돼 있기 때문에, 이 부회장은 지분 확보 없이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을 높였다. ▷관련기사: 지배력 강화한 이재용, 과감한 투자 가능할까(6월3일)

옥중에서 더 공고한 경영권을 확보하게 된 만큼, 구속 전 집중하던 '뉴 삼성' 구축에 더욱 힘을 쏟을 전망이다. 특히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가석방 이후 더욱 적극적으로 현장 경영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 부회장은 구속 전 올해 초까지도 주요 사업장을 돌며 다방면의 현장 경영 행보를 보였다. 이 역시 사법 리스크 속에서 내부 안정을 잃지 않고 결속력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이었다. 복귀후 현장경영 역시 총수 공백기간 동안 가라앉은 임직원들의 사기 진작에 효과적일 수 있다.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이 부회장의 첫 경영 복귀 장소로는 반도체 사업장이 가장 유력하게 거론된다. 현재 시스템반도체(비메모리) 시장에서는 경쟁사들이 잇단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있지만, 삼성전자는 총수 부재로 투자가 지연된 상태다. 이재용 부회장의 결단력이 필요한 시점인 셈이다.

스마트폰 생산시설을 방문해 사업을 중점적으로 챙길 가능성도 엿보인다. 최근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올해 2분기 5G(5세대) 스마트폰 시장에서 샤오미는 삼성전자를 제치고 출하량 1위에 올랐다. 이번 3분기는 폴더블 스마트폰을 출시해 시장 분위기를 반전시켜야 하는 중요한 시점이다.

일각에서는 직접적인 사업 분야 외에 문화예술 관련 행보를 먼저 보일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지난 21일부터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진행 중인 '이건희 컬렉션' 특별 전시에 방문하는 것이 이 부회장의 출소후 첫 행보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미술품 기증에 대한 사회적 시각이 긍정적인 만큼, 이를 이 부회장 가석방에 부정적인 여론을 잠재우는 데 활용할 수 있다는 해석이다. 최근에는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부인인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과 딸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이 국립현대미술관과 국립중앙박물관을 찾아 미술품을 관람하기도 했다.

사법리스크 해소…연말 대폭 인사 가능성

이 부회장이 경영에 복귀하면서 가장 큰 사법리스크가 해소된 만큼 연말 인사 폭도 커질 수 있다는 예측도 일찌감치 나온다.

작년 삼성은 연말 인사에서 김기남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장 부회장과 김현석 CE(소비자가전)부문 사장, 고동진 IM(IT·모바일)부문 사장의 임기를 2024년 3월로 연장했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장기화 등 대내외 경영 불확실성이 높아진 가운데, 이 부회장이 경영 일선에 나서기 어려워지면서 노련함을 갖춘 대표이사 3인 체제를 유지키로 한 것이다.

초미의 관심사였던 이 부회장의 회장 승진도 사법리스크 부담으로 미뤄졌다. 하지만 그가 경영에 복귀하게 되면 분위기가 다를 수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올 연말께에는 (이 부회장의) 회장 승진을 비롯해 조직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미뤄둔 인사 시행과 조직개편이 예년보다 큰 폭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 부회장의 사법 리스크가 완전히 지워진 것은 아닌데다, 사회적 시각에 대한 부담도 있어 인사의 방향성과 규모는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는 관측도 있다.

이 부회장은 경영권 불법 승계와 불법 프로포폴 투약 의혹에 대한 재판도 진행 중이다. 특히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의 경우 삼성물산 합병 등 사건 기록이 방대해 대법원 최종 판결까지 최소 3~4년 소요될 전망이다. 향후 재수감될 가능성까지 열어놔야 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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