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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버넌스워치]LG 방계가 LT 구본식 삼보이엔씨에 꽂힌 이유

  • 2021.11.11(목) 07:10

[승계본색] LT④
LG전자, GS건설 등 범LG 일감 폭풍성장 한몫
2017년 구본식 社主된 뒤엔 8430억 최대 매출

‘해 뜨기 직전이 가장 어둡다’는 말이 있다. 엘티(LT)그룹 계열 LT삼보(옛 삼보이엔씨)에게 딱 어울리는 것 같다. 어두운 새벽을 지나 해가 뜨자 거짓말 같은 부활 스토리를 써내려갔다. 비결? ‘범(汎) LG빨’이 든든한데 돈 잘 버는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면 그게 오히려 이상하다. 

고개가 끄덕여진다. LG가(家) 3세 구본식(64) 회장이 둘째형 구본능(73) 회장이 경영하는 희성으로부터 독립할 때, 계열분리의 핵심 축이면서 더 나아가 후계승계의 지렛대로 왜 LT삼보를 타깃으로 했는지에 대한 이유를 두고 하는 말이다. 

법정관리 기업의 거짓말 같은 부활

LT삼보는 1976년 12월 설립된 부산 중견 토목업체 ‘삼보지질’을 전신(前身)으로 한다. 1996년 1월 건설경기 침체로 인한 자금난으로 부도를 맞자 법정관리를 신청, 같은 해 4월 희성그룹에 인수됐다. 구본능 회장이 1996년 1월 본가 LG에서 독립, 희성을 출범시킨 지 5개월 만이었다.  

하지만 경영 정상화는 더뎠다. 희성전자, 희성금속, 희성정밀, 희성화학 4개사가 동원돼 총 345억원을 수혈했다. 2005년 말에 가서야 자산이 부채를 초과(54억원)하며 완전자본잠식에서 벗어났다. LT삼보가 법정관리를 졸업한 게 2006년 4월로, 희성에 계열편입된 지 정확히 10년만이었다. 

LT삼보는 이후 180 달라졌다. 2008년 2월 토목건축공사업 면허를 취득, 전문건설업체에서 종합건설사로 변신하며 거침없이 성장했다. 매출(별도기준)은 2008년 2320억원에서 2011년에는 4940억원으로 2배 넘게 불어났다. 

2012년에 가서는 증시 입성을 추진했을 정도다. 다만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한 뒤 일반공모 과정에서 증시 침체 등의 영향으로 제대로 된 몸값을 받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자 기업공개(IPO) 계획을 접었다.  

흥미로운 점은 성장 비결이다. 범LG의 후광이 한 몫 했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 모기업 희성 계열사들의 공장신축, 증축, 리모델링 등의 건설공사는 당연히 LT삼보 몫이었다. 2010~2011년을 보면 LG와 한 뿌리인 GS건설 매출 비중이 각각 30.8%(1170억원), 25.6%(1250억원)에 달했다. 

LG의 발주도 끊이지 않았다. 매출 5130억원을 기록했던 2013년, LG복지재단의 어린이집 공사는 물론 LG연암학원에서 발주한 기숙사, 실습장 등의 공사를 담당했다. 이후로도 LG전자 등이 발주한 932억원 규모의 마곡사이언스파크, 마곡LG아트센터, LGE 창원1공장 선진화 프로젝트 등의 계약을 따냈다.  

오너 부자의 ‘돈줄’로 변신

LT삼보가 사상 최대 매출을 올렸던 때는 2018년. 당시 찍었던 수치가 8430억원이다.  영업이익은 1750억원으로 이익률은 21%로 치솟았다. 2017년 9월 ‘빅딜’을 통해 주인이 희성전자에서 구본식 회장(45.3%) 및 구웅모씨(48.2%) 부자(父子)로 바뀌고 난 이듬해의 일이다. 

지금의 비중 또한 주력 중의 주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LT삼보는 2021년 건설사 시공능력평가(토목건축) 순위 39위(1조1389억원)에 랭크한다. LT정밀(희성정밀), LT소재(희성소재) 등을 종속회사로 하는 연결매출은 2020년 1조500억원에 달한다. 영업이익은 1180억원으로 이익률이 11% 두 자릿수다. 

LT 사업분야의 또 다른 핵심 계열사 LT메탈(희성금속)을 압도한다. 전기금속 제조업체LT메탈은 작년 매출 7790억원에 영업이익은 244억원을 나타냈다. 이익률이 3% 남짓으로 수익성 측면에서 LT삼보에 비할 바 못된다. 

LT삼보는 지배구조의 핵심축으로서의 위상에 걸맞게 구본식 부자의 ‘돈줄’로도 변신 중이다. LT삼보는 2015년을 시작으로 주주들에게 적게는 33억원, 많게는 73억원 도합 371억원의 배당금을 뿌렸다. 한 해도 거른 적이 없다. 

현재 LT삼보 지분 97.3%를 보유한 구본식 회장 일가가 2017년부터 주주명부에 이름을 올린 이래 4년 동안 수령한 배당금이 267억원이다. 1대주주인 구웅모씨가 133억원을 손에 쥐었다. 구 회장 또한 125억원을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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