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비대면 흐름이 가속화하면서 제약바이오업계와 의료계에도 '메타버스(Metaverse)' 열풍이 불고 있다. 메타버스는 가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현실 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다. 현실과 가상세계를 융합한 공간이다.
아직까지는 사내 활동에 국한되고 있지만 업계에선 기업들의 메타버스 활용 사례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 메타버스 마케팅을 통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브랜드 이미지 제고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서다.
9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최근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메타버스 활용에 적극 나서고 있다. 코로나19로 대면 활동이 제한되는 상황에서 내부 소통이나 직원 교육 등을 위해 메타버스를 적극 이용하고 있다.
GC녹십자는 최근 국내 제약사 중 최초로 신입사원 교육에 메타버스를 도입했다.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교육의 한계를 극복하고 신입사원의 교육 몰입도를 높이기 위해서다. 이번 교육에선 GC녹십자 본사와 R&D센터 등을 메타버스로 구현, 신입사원이 본인의 아바타로 가상 연수원을 돌아다니며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하도록 했다. 녹십자는 메타버스를 활용한 사내 교육을 지속적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달 메타버스를 활용해 '2021 바이오 두드림 챌린지'를 열었다. 2021 바이오 두드림 챌린지는 지난해 입사한 400여명의 직원을 대상으로 한 입사 1주년 축하 행사다. 코로나19로 대규모 인원이 한 곳에 모이기 어려운 상황과 비대면 소통을 선호하는 트렌드를 고려해 메타버스 플랫폼을 행사에 접목했다는 설명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향후 교육 프로그램과 주요 행사에 메타버스를 지속 활용하고 전 임직원이 참여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확대할 예정이다.
동아에스티(동아ST)는 지난 10월 메타버스 플랫폼 '게더타운'에서 임원 회의를 진행했다. 게더타운 '동아ST 임원회의실'에서 엄대식 동아ST을 비롯, 참석자들은 각자의 아바타를 생성해 자유롭게 의견을 교류했다.
회사 측은 "그동안 오프라인에서 실시한 임원 회의를 메타버스로 진행한 이유는 단기적으로는 업무 프로세스 개선하고 중장기적으로 일하는 방식의 혁신을 이루기 위해서"라며 "동아ST는 위드코로나 시대를 대비해 메타버스 플랫폼을 활용한 상시 재택근무제도 도입 등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사노피의 컨슈머-헬스케어 사업부도 온라인 사내 캠페인에 메타버스를 활용했다. 사노피는 지난 10월 코로나19 이후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집콕' 비만과 아동 불균형 식사 문제 등을 논의하기 위해 '랜선 건식(건강한 식생활) 쿡톡' 행사를 진행했다. 메타버스 플랫폼인 게더타운을 통해 가상의 공간을 실제 회식 장소처럼 꾸미고 아바타들이 직접 만든 요리를 공유하는 방식이다.
제약바이오업계에선 기업들의 메타버스 활용 사례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대면 활동이 제한되고 있는 데다 효율적인 소통 수단으로 메타버스 플랫폼이 떠오르고 있어서다. 특히 메타버스를 적극 활용하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대상으로 브랜드 이미지 제고 효과도 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메타버스의 장점은 보다 활발하게 양방향 소통이 가능하고 비대면에 익숙한 MZ세대의 관심을 이끌 수 있다는 점"이라면서 "제약업계는 보수적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던 만큼 메타버스를 활용한 마케팅이 이미지 개선을 위한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