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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세 찔끔' 애플코리아, 7조원 벌어 8700억 본사로

  • 2022.01.13(목) 15:32

12년만에 감사보고서 제출
매출 성장에도 법인세 찔끔
아일랜드 거치는 지배구조

애플의 한국 법인이 지난해 7조원의 매출을 거둬들였음에도 법인세로는 1%에 못 미친 630억원을 납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순이익 1243억원의 7배 이상인 8700억원을 본국에 송금한 것과 비교된다.

아울러 애플 한국 법인은 상위의 아일랜드 법인을 통해 본사인 미국 법인으로 이어지는 독특한 지배구조를 갖춘 것으로 드러났다. 애플이 아일랜드 같이 법인세가 낮은 국가에 자회사를 만들어 각국에서 발생한 수익을 돌리고 돌려 최종적으로 법인세를 거의 내지 않기 위해서라는 지적이 나온다. 

1998년에 설립한 애플의 한국법인은 현재 임직원 740명을 거느린 대기업 반열에 올랐으며 재무실적 또한 네이버 등 웬만한 인터넷 정보기술(IT) 업체를 압도할 정도로 성장했으나 기업으로서 법적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유한회사 변경 후 12년만에 감사보고서 제출

애플 한국법인인 애플코리아는 전날(12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감사보고서를 금융감독원에 제출했다. 애플코리아가 감사보고서를 내놓은 것은 2009년 이후 12년만이다. 

1998년 애플컴퓨터코리아 주식회사로 출발한 애플은 2009년 지금의 유한회사로 조직을 변경했다. 주식회사와 달리 폐쇄적 성격의 유한회사로 바꾸니 국내에서 활발한 서비스를 하고 있음에도 매출과 영업이익을 비롯한 경영 활동에 대해 뚜렷하게 알려진 것이 없었다.

그러다 2018년 외부감사법 개정으로 2020년부터 일정 규모 이상의 외국계 유한회사에 대해서도 감사보고서 공시 의무가 부여, 기본적인 기업 정보가 드러나게 됐다. 구글을 비롯해 넷플릭스 등 외국계 기업의 한국법인 감사보고서가 지난해부터 노출되고 있다. 

매출 7조원, 임직원 740명 '대기업' 반열  

애플코리아는 지난 12년 동안 재무 실적이 비약적으로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9월 결산법인인 애플코리아의 2008 회계연도(2008년10월~2009년9월) 매출은 1780억원이나 지난해에는 이보다 40배 가량 불어난 7조원을 달성했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 5조7100억원보다 1조3800억원 늘어난 수치다. 이 기간 판매관리비가 부풀어 오르면서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1285억원)보다 다소 감소한 1115억원에 그쳤다. 

재무 실적 뿐만 아니라 임직원수도 이 기간 40명에서 740명으로 18배 이상 확대됐다. 기업 규모로 따지면 대기업으로 분류된다.

매출 외형으로는 또 다른 외국계 ICT 기업 구글코리아의 지난해 매출 2201억원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국내 최대 인터넷 기업 네이버의 2020년 매출 5조원보다 앞서는 금액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세금 납부액은 눈에 들어올만한 수준이 아니다. 애플코리아가 지난해 손익계산서 상에 잡아 놓은 법인세 비용은 629억원으로 매출의 1%에 못 미친 미미한 금액이다.

현금흐름표 상에 실제로 납부한 법인세는 313억원이다. 네이버의 2020년 법인세 비용이 매출의 9% 수준인 4925억원인 것과 비교된다. 

배당금 8700억 본사에 송금, 순익 7배

대신 배당을 통해 본사가 걷어들인 금액이 상당하다. 지난해 애플코리아의 순이익은 1242억원이며 직전 회계연도에서 이월된 이익잉여금만 해도 9809억원에 달한다.

주주 몫으로 잡히는 순이익과 배당의 재원인 이익잉여금을 합친 금액이 1조원을 훌쩍 넘는다. 애플코리아는 이 가운데 8730억원을 배당금으로 지급했다. 본사인 미국의 애플로 고스란히 송금한 것이다.  

애플코리아의 독특한 지배구조가 눈길을 끈다. 애플코리아에 따르면 지배기업 및 최상위지배 기업은 각각 아일랜드와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설립된 애플 오퍼레이션 인터내셔널(Apple Operations International Limited)와 애플(Apple Inc.)이다.

이처럼 애플코리아→아일랜드 법인→미국 본사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만든 것은 조세회피를 위해서라는 지적이 나온다. 

아일랜드 거쳐 본사로 이어지는 독특한 지배구조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애플을 비롯한 글로벌 ICT 기업들은 보통 아일랜드 같이 법인세가 낮은 국가로 사업장을 정해 세율을 낮추고 있다. 애플이 창안한 이러한 조세회피 방식을 '더블 아이리시 위드 어 더치 샌드위치(Double Irish with a Dutch Sandwich)'라 한다.

말 그대로 2개의 아일랜드 법인과 1개의 네덜란드 법인을 마치 샌드위치 같은 구조로 세운다는 뜻이다. 즉 아일랜드에 미국 법인용과 해외 법인용 2개의 자회사를 만들고, 해외 영업수익을 도관회사(조세회피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인 네덜란드 법인을 거쳐 버뮤다 등 조세회피처에 몰아주는 구조다.

이처럼 복잡한 방식으로 각국에서 발생한 수익이 돌고 돌면 회사는 최종적으로 법인세를 거의 내지 않아도 된다. 버뮤다 등 조세 회피처와 EU 회원국간 거래에 대해 비과세하는 아일랜드를 교묘히 활용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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