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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진단키트 전성시대]②이유 있는 IPO '군웅 할거'

  • 2022.01.17(월) 07:15

15년간 20곳…코로나 후 '10곳' 신규 상장
진단키트 수요 이어지며 성장 '지속' 기대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코로나19 확산으로 전 세계 체외진단 의료기기 시장이 급성장했다. 특히 열악했던 국내 체외진단 의료기기 전문기업들의 성장세는 남달랐다. 코로나 확산 직후 발 빠르게 코로나 진단키트를 개발하는 데 성공하면서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다수 국가들이 줄줄이 러브콜을 보내면서다. 일각에서는 백신이 개발되면 코로나가 종식되고 진단키트 시장도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이 쏟아졌다. 그러나 최근 오미크론 등 변이 바이러스가 재확산하면서 제2의 진단키트 시장이 열렸다. 코로나 전후로 국내외 체외진단 의료기기 시장 변화와 향후 전망에 대해 짚어본다. [편집자]

코로나 발발로 가장 큰 수혜를 본 업종은 단연 체외진단기기를 꼽을 수 있다. 우리나라는 코로나 확산 초기에 신속하게 코로나 진단키트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해외에서도 코로나가 빠르게 확산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진단키트 공급 물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했다. 덕분에 국산 코로나 진단키트들이 수출길에 대거 오르면서 체외진단기기 기업들은 무서운 기세로 동반성장했다. 

코로나 전 체외진단기기 상장 기업 20곳

그러면서 투자자들의 관심도 집중됐다. 유가증권 시장에서 가장 반응이 뜨거웠던 체외진단기기 업체는 씨젠이다. 씨젠은 2000년 설립 이후 유전자를 분석해 인유두종 바이러스, 헤르페스 바이러스 등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 분자진단 기술을 개발했다. 국내 코로나 발생 2주 만에 코로나 진단키트를 신속하게 개발할 수 있었던 이유다. 

'씨젠'의 주가는 지난 2010년 상장한 이후부터 코로나 확산 전인 2019년까지 10여년간 평균 1만원 대로, 큰 변동이 없었다. 그러다 코로나 발생 후 코로나 진단키트를 개발하면서 지난해 8월 16만1926원을 기록하는 등 주가는 무려 16배가량 급증했다. 기업의 성장 기대치가 높아지면서다. 실제로 씨젠은 2020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822%, 2915% 증가하는 등 큰 폭으로 성장했다.

체외진단기기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2년간 다수 기업들의 기업공개(IPO)도 물밀듯이 쏟아졌다. 국내에서 체외진단기기 업체가 처음으로 IPO를 진행한 건 2005년 바이오니아다. 바이오니아는 1992년 국내 최초로 PCR용 효소 및 프라이머(합성DNA)를 개발 및 공급한 국내 1호 바이오벤처다. 이후 2019년까지 15년간 유가증권 시장에 상장한 체외진단기기 업체*는 씨젠, 엑세스바이오, 수젠텍, 녹십자엠에스, 진매트릭스, 랩지노믹스, 제놀루션, 젠큐릭스 등 20개사에 불과했다. 

*CT 및 MRI 같은 체내진단기기, 인체삽입용 의료기기 등 일반 의료기기 회사, 상장 당시 체외진단기기가 주사업이 아니었던 회사, 스팩상장(휴마시스) 회사 제외.

코로나 확산 후 2년간 10개사 IPO '봇물'

코로나 발생 이후인 2020년과 지난해 2년간 무려 10개에 달하는 체외진단기기 회사가 상장했다. 현재 체외진단기기 매출액 1위 기업인 에스디바이오센서를 비롯해 켈스, 지니너스, 진시스템, 클리노믹스, 미코바이오메드, 제놀루션, 젠큐릭스 등이다. 제놀루션과 젠큐릭스의 경우 기존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상장했다. 제놀루션은 2015년 코넥스에 상장했다가 2020년 7월 24일 코스닥으로 이전상장했다. 젠큐릭스도 2015년 코넥스에 상장한 후 2019년 기술특례로 코스닥 이전상장을 시도했지만 실패했고 이후 재도전해 2020년 6월 25일 코스닥 이전상장에 성공했다.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기존에 상장한 기업들은 혈당측정기나 암, 알레르기 등 다양한 체외진단기기 사업을 영위하는 곳들이었다. 그러나 코로나 이후 상장한 체외진단기기 기업들은 대부분 코로나 진단키트 관련 사업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켈스, 진시스템, 클리노믹스, 미코바이오메드, 프리시젼바이오, 퀀타매트릭스 등은 국내외에서 코로나 진단키트 허가를 받았다. 

또 인공지능(AI) 기반 혈액 검사 진단 플랫폼 개발 및 제조 기업인 '노을'은 지난해 8월 상장심사를 청구, 최근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해 올해 상장을 앞두고 있다. 상장 기업 중 코로나 진단키트와 무관한 회사는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NGS) 기반 암 진단 관련 체외진단기기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지니너스가 유일하다. 

IPO 도전에 실패한 체외진단기기 회사도 있다. 코로나 진단키트 관련 기업 '오상헬스케어', '에스엘에스바이오'와 위암 수술 후 예후를 진단하는 유전자진단 서비스기업 '노보믹스'가 IPO 문을 두드렸지만 고배를 마셨다. 올해는 코로나 진단키트 관련 기업 솔젠트, 젠바디 등이 상장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변이 지속에 K-진단키트 수요 이어질 것…성장 기대

그동안 업계는 백신과 치료제가 개발되면 코로나 진단키트 시장이 위축될 것으로 전망해왔다. 그러나 높은 백신 접종률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적으로 확진자가 급증하는 추세여서 수요가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 확산으로 해외 다수 국가에서 올해도 국산 코로나 진단키트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이달 들어 캐나다에 1387억원 규모, 미국에 1008억원 규모의 코로나 진단키트 공급 계약을 맺었다. 솔젠트도 지난 11일 아르헨티나에 약 700만명분의 코로나 진단키트 공급 계약을 체결했고, 루카에이아이셀은 14일 베트남과 태국에 항원진단키트 500만개 수출계약을 맺었다. 

과거에는 코로나 진단키트 시장을 우려 섞인 시선으로 바라봤다면 최근에는 성장 지속에 대한 기대감이 더 높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백신과 치료제 개발로 계절성 독감(신종플루)처럼 변화하더라도 진단키트 수요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질병 치료에서 사전진단 및 예방으로 의료 패러다임이 변화하면서 코로나 진단키트를 넘어 장기적으로 체외진단기기 시장은 지속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는 독감과 증상이 유사해 명확한 진단을 통해 치료가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코로나 바이러스가 계속되는 한 코로나 진단키트 수요도 지속될 것"이라며 "코로나 진단키트를 계기로 여러 질병 관련 체외진단기기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어 전반적으로 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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