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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당금 탓에 한국조선해양, 아쉽게 1조 적자

  • 2022.02.09(수) 07:51

[워치전망대]
후판·임금 충당금에 대규모 적자
불투명한 전망에 수주 목표 하향

한국조선해양이 지난해 1조3000억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냈다. 지난 2분기엔 후판 가격이, 4분기엔 통상임금 패소 판결에 따른 대규모 충당금이 발목을 잡았다.

올해는 흑자 전환을 기대하고 있다. 다만 전 세계 선박 수주가 전년대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수주 목표치도 낮게 잡았다.

2·4분기 충당금에 발목

/사진=유상연 기자 prtsy201@

한국조선해양은 지난 7일 열린 컨퍼런스콜(전화회의)에서 작년 4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4조4567억원으로 전년대비 24.7% 증가했다고 밝혔다. 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조선부문에서 건조 물량이 크게 증가했다"며 "특히 LNG·LPG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의 비중이 현대중공업 39.4%, 현대삼호중공업 45.7%, 현대미포조선 19.5%씩 증가하며 매출을 끌어올렸다"고 말했다. 이어 "조선 부문 수주 증가 영향으로 엔진 부문 역시 매출이 증가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내실을 다지진 못했다. 한국조선해양의 지난 4분기 영업손실 6967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적자폭이 확대됐다. 대규모 충당금이 발생한 탓이다. 한국조선해양은 작년 12월 노조와 통상임금과 관련해 벌인 소송에 패소하면서 관련 비용을 충당금으로 반영했다. 

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3사 통합으로 6872억원을 충당금으로 쌓았고 영업이익에서 4872억원을 반영했다. 나머지는 이자비용"이라며 "다만 향후 파기환송심 결과에 따라 변경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임금체계가 개편되면서 임금인상분이 반영된 것도 지난 4분기 손익에 영향을 미쳤다. 이 관계자는 "임금체제 개편을 통해 지난 4분기부터 임금 인상분 일부 반영됐다"며 "3사 연결기준으로 966억원을 임금인상분에 당기에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조선해양은 작년 2분기에도 대규모 영업손실(8973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선박 제조 원가의 약 20%를 차지하는 후판(선박용으로 사용되는 두께 6㎜ 이상의 철판) 가격이 크게 상승하면서 공사손실충당금을 선반영하면서다. 

지난 2·4분기 대규모로 반영된 충당금이 연간 실적에도 영향을 미쳤다. 한국조선해양은 작년 연결기준 매출은 15조4934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동기대비 4% 증가했다. 하지만 이 기간 영업손실 1조3848억원으로 전년대비 적자 전환했다. 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강재가 인상, 통상임금 관련 충당금 등 일회성 요인을 제외하면 영업 자체는 BEP(손익분기점) 수준에 도달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지난해 연간 목표 수주를 넘긴 것은 위안거리다. 한국조선해양의 작년 수주액은 197억3000만달러를 기록하며 연간목표치인 148억달러(한화 17조7600억원)를 33% 초과 달성했다. 세부적으론 △현대중공업 97억5000만달러 △현대삼호중공업 52억1000만달러 △현대미포조선 47억7000만 달러로 총 216척이다.

'안갯속' 174억불 수주 목표

/사진=한국조선해양 제공.

영국 조선해운시황 전문기관 클락슨리서치는 올해 신조발주량이 전년대비 25% 감소한 6580만CGT(표준선 환산톤수)로 예상 중이다. 

강재호 선박해양 영업본부 전무는 이날 "올해는 선주들의 숨고르기가 예상되며 오미크론 변이에 따른 제조업, 유통업 등 불확실성이 다시 커지고 있는 중"이라며 "미국의 테이퍼링, 금리인상 등도 투자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국조선해양은 이런 불확실성 속에서 올해 연간 목표 수주액을 174억달로 제시했다. 작년 초 제시한 목표치 보다는 17.7% 높였지만, 작년 실제 수주액보다는 11.8% 낮게 잡은 것이다. 현재까지 성적표는 나쁘지 않다. 한국조선해양은 현재 34척을 수주하며 37억달러를 달성한 상태다. 1분기가 절반도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이미 목표 수주액의 21.3%를 채운 것이다.

강 전무는 "전 세계 발주량이 약 25%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서도 한국조선해양의 주력 선종인 컨테이너선, LNG선의 수요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침체돼 있는 탱크선도 유가상승, 노후선 교체 시기 도래 등의 영향으로 하반기부터는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조선해양 관계자도 "연초부터 컨테이너선에 대한 수요는 강하게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라며 "컨테이너 운임 지수가 계속 상승하면서 선박에 대한 수요가 당분간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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