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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시민단체 벽 부딪친 KT '이사 재선임해야'

  • 2022.03.31(목) 13:55

박종욱 각자대표, 재선임 투표 앞두고 사퇴
구현모 대표 "지주형 회사전환 관심"…주가부양

KT가 최대주주인 국민연금과 노동·시민단체들의 반대로 사내이사 후보자를 다시 정해야 하는 변수에 빠졌다.  

KT는 당초 박종욱 안전보건총괄 대표를 사내이사로 선임하고자 했으나 주총을 앞두고 자진사퇴 했기 때문이다. 앞서 국민연금은 박 대표에 대해 "기업가치의 훼손 내지 주주 권익 침해 이력이 있는 자에 해당한다"며 재선임안에 반대 의결권을 행사하기로 했었다.

31일 KT가 서올 서초구 KT연구개발센터에서 제40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사진=비즈니스워치

박종욱 대표, 재선임 투표 전 자진사퇴

KT는 31일 오전 서울 서초구 KT연구개발센터에서 제40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회사 측은 당초 이날 주총에서 사내이사 임기가 만료되는 박종욱 안전보건총괄 대표를 재선임할 방침이었다. 하지만 박 대표가 재선임 투표를 앞두고 '일신상의 이유'로 자진사퇴하면서 해당 안건이 폐기됐다.

박 대표의 사퇴는 재선임을 두고 대내외에서 비판 여론이 높아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박 대표는 국회의원 쪼개기 후원 혐의로 지난해 약식 기소돼 올 초 정치자금법 위반 및 횡령 혐의로 벌금형을 선고받은 바 있다. 이후 박 대표가 정식재판을 청구해 현재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이번 주총을 앞두고 노동·시민단체들은 박 대표의 재선임이 부적절하다고 지적하며 해당 안건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KT의 최대주주(12.49%)인 국민연금도 재선임 안건에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박 대표의 임기가 정기 주주총회일까지였던 만큼 KT 안전보건총괄 자리도 당분간 공석이 된다. 박 대표는 지난 1월 KT가 기존 구현모 단독대표 체제에서 구현모·박종욱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하면서 안전보건총괄로 선임됐다.

KT는 조만간 이사회에서 새로운 사내이사 후보를 정한 뒤 임시 주주총회에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다. 이로써 박 대표는 기존 경영기획부문장 역할만 유지하게 된다

한편 이날 사내이사에는 윤경림 KT 트랜스포메이션 부문장(사장)이 신규 선임됐다. 유희열 KT 이사회 의장은 사외이사로 재선임됐다. 김용헌 전 헌법재판소 사무처장, 홍 벤자민 라이나생명보험 이사회 의장 등은 사외이사에 새롭게 선임됐다. 

구현모 대표 "지주형 전환에 관심"

31일 KT 구현모 대표가 서울 서초구 KT연구개발센터에서 열린 제40기 정기 주주총회를 진행하고 있다./사진=KT 제공


이와함께 이날 주주총회에서 구현모 KT 대표는 지주형 회사로의 전환 가능성을 언급했다.

구 대표는 "지주회사는 아니지만 사업구조 조정 등 지주형으로의 전환에는 관심이 있다"며 "그렇게 된다면 KT의 주가는 상승할 여력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구 대표는 또 성장성을 높여 주가 상승과 배당 확대에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KT 주가는 아직도 낮다고 생각하고 있고 실제 가치가 주가에 반영되어 있지 않다고 보고 있다"며 "올해 전체적인 시장은 10% 이상 떨어졌지만 KT는 15% 오른 만큼 여전히 상승 여력이 있다"고 말했다.

자회사 기업공개(IPO) 계획도 밝혔다. 구 대표는 "올해 IPO 준비 기업은 밀리의 서재, 케이뱅크 등이 있다. 케이뱅크는 올해 말 또는 내년 초에 IPO를 준비 중인데 상당한 가치를 평가받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그밖에 비씨카드 등 몇몇 회사들도 IPO를 했으면 좋겠다하는 기업이 있다"고 밝혔다.

또 KT는 정관 일부를 변경해 주주환원 방법을 다양화했다. 기존에는 주주에 대한 배당을 '금전'과 '주식'으로 한정했으나 '기타의 재산'을 추가해 향후 자회사 주식을 현물배당 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이 외에도 마이데이터 사업추진을 위해 '본인신용정보관리업 및 부수업무'를 목적사업에 추가했다. KT는 통신과 금융 데이터 등을 융합한 초개인화 맞춤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구현모 대표는 "코로나19가 장기화하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KT는 시대적 변화를 성장 기회로 만들며 지난 20년 이래 가장 큰 서비스 매출 성장을 기록했다"며 "2022년에도 매출 성장과 질적 이익 개선으로 기업가치 제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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