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올가을 아이폰·아이패드·애플워치 등에 적용될 자사의 독자 운영체제(OS)를 공개했다. 세계개발자콘퍼런스(WWDC)를 통해 아이폰의 iOS와 스마트워치인 애플워치의 워치OS, 태블릿의 아이패드OS, PC용 맥OS의 업데이트 내용을 미리 선보인 것이다.
사용자 개개인의 방식으로 아이폰 잠금화면을 꾸밀 수 있고, 아이패드로 보낸 문자메시지나 맥으로 보낸 이메일을 수정하는 등 여러 편의 기능이 더해졌다. 이중 국내 애플 사용자들이 특히 반길 만한 업데이트 내용 5가지를 꼽아봤다.
①내 맘대로 잠금 화면
기존까지 아이폰의 잠금화면은 배경 화면을 설정하는 것에 그쳤지만, iOS16부터는 사용자의 개성을 조금 더 반영할 수 있게 됐다. 먼저 인물사진을 잠금 화면에 배치하면 다중 레이어 효과가 적용돼 입체감이 생기도록 했다. 배경 사진에 '깊이감'을 줄 수 있게 된 것이다. 날짜와 시간의 모양, 스타일, 색상도 사용자 개성에 따라 바꿀 수 있다.
또 잠금화면에서도 위젯 기능을 사용할 수 있게 돼 달력의 일정, 날씨, 배터리 잔량, 알람, 시간대 등의 정보를 한눈에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애플워치와 마찬가지로 잠금 화면을 여러 개 설정하는 것도 가능해졌다. 화면을 쓸어 넘기는 것만으로도 화면 전환이 된다. 온종일 변화하는 실시간 기상 정보를 볼 수 있는 날씨 배경 화면, 지구, 달 및 태양계의 움직임을 보여주는 천체 배경 화면 등 여러 잠금화면을 설정할 수 있다.
잠금화면에서 볼 수 있는 알림창에는 라이브 액티비티(Live Activities, 실시간 현황) API(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가 적용된다. 이는 스포츠 게임, 운동, 차량 공유 또는 음식 배달 주문과 같이 실시간으로 일어나는 일을 잠금 화면에서 바로 파악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새로운 기능이다. 실시간 현황 기능은 올 하반기 제공될 예정이다.
②메시지도 카톡처럼 수정·삭제
아이폰과 아이패드, 맥을 통해 보낸 메시지는 수정과 삭제가 가능해졌다. 애플은 이번 iOS 업데이트를 통해 최근에 보낸 메시지를 편집하거나 전송 취소하고, 삭제된 메시지를 복구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사용자는 메시지를 보낸 후 최대 15분 안에 메시지를 편집하거나 전송 취소할 수 있다. 또 삭제 후 최대 30일 동안 최근에 삭제된 메시지를 복구할 수 있다. 이미 확인한 메시지라도 나중에 다시 확인할 수 있도록 대화를 읽지 않은 상태로 바꿀 수도 있다.
기존까지는 영상 통화인 '페이스타임'에서 적용됐던 '쉐어플레이' 기능도 메시지 앱에서 이용할 수 있게 된다. 메시지 앱에서 대화를 나누면서 영화나 음악 같은 공유 콘텐츠를 함께 감상할 수 있다.
메일도 메시지와 마찬가지로 전송 취소가 가능해졌다. 단 이메일을 보낸 후 최대 10초까지만이다. 이와 함께 메일 앱에서 첨부 파일이나 참조 수신자 등의 항목이 누락됐는지 자동으로 감지해준다는 것이 애플 측 설명이다. '나중에 다시 알리기' 기능도 추가돼 메일 알림을 지웠다가 나중에 다시 표시할 수도 있다. 이는 아이폰과 아이패드, 맥에 공통 적용된다.
③애플워치 없어도 '링 채우기' 한다
애플워치의 전유물이었던 '피트니스' 앱을 아이폰 사용자도 쓸 수 있게 됐다. 애플 피트니스는 애플워치를 중심으로 구현된 피트니스 및 건강 서비스다. 일일 움직이기·운동하기·일어서기 목표를 설정하고 매일 원형 링을 채우는 미션을 수행할 수 있다.
업데이트를 통해 아이폰 모션 센서는 서드파티 앱에서 걸음 수, 이동 거리, 오른 계단 수 및 운동을 추적한다. 그리고 이를 활동 칼로리 추정치로 변환해 사용자의 일일 움직이기 목표에 반영한다. 사용자는 설정한 목표를 채워 링을 완성하면 된다. 또 동기 부여를 위해 친구들과 움직이기 링을 공유하는 것도 가능하다.
④수면 분석 앱 없어도 단계 측정
워치OS 9부터는 애플워치 사용자라도 별도의 앱을 통해서만 가능했던 수면 단계 분석 기능이 추가됐다. 기존까지 애플워치 사용자들은 수면 단계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유료 앱을 설치해야만 했다. 작년 수면 기능이 추가되긴 했지만 수면 중 평균 호흡수를 측정하는 기능만 더했을 뿐이었다.
올해부터는 수면 시간 추적과 수면 목표 달성 등 기본적인 기능 외에도 수면 단계 기능까지 추가됐다. 가속도계와 심박수 센서의 신호를 사용해 사용자가 렘(REM)수면, 깊은 수면 등의 수면 상태 유형을 감지할 수 있다. 애플워치의 수면 앱에서 수면 단계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고 자세한 내용은 아이폰 건강 앱에서 확인 가능하다.
⑤애플카 프로젝트 서막 올랐다
iOS16부터는 차량과의 연동성도 높아질 전망이다. 카플레이는 애플이 2014년부터 제공하는 자동차 디스플레이 편의 기능이다. 자동차에 탑재된 디스플레이를 아이폰과 연결해 각종 기능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번 업데이트로 카플레이는 차량과 더 긴밀하게 연결돼 자동차 기능까지 제어할 수 있게 된다. 카플레이 화면에서 라디오를 제어하거나 냉난방·환기 조절 등을 할 수 있다. 차량 데이터를 활용해 속도, 연료 잔량, 온도 등을 계기판에 표시하고 눈금판, 배경, 레이아웃 등을 취향에 맞게 꾸밀 수도 있다. 위젯 지원이 추가돼 자동차 대시보드에서 날짜, 음악 정보 등을 한눈에 보는 것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애플은 카플레이를 지원하는 차량 모델은 내년 말 발표할 예정이다. 애플이 공격적을 추진하는 '애플카' 프로젝트의 서막이 열린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