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오미가 약 1년 만에 스마트 밴드 신제품인 '미밴드7'을 들고 나왔다. 전작 대비 기능은 개선하면서도 원가 절감을 통해 최대한의 가성비를 확보했다는 자신감이 묻어있다. 웨어러블 시장에서 스마트 밴드의 존재감이 줄어들고 있지만, 샤오미는 밴드 특유의 제품 편의성을 앞세워 시장 점유율을 높이겠다는 의지다.
'저렴이' 밴드에 AOD까지…가성비 끝판
22일 샤오미는 출시 기념 온라인 간담회를 통해 웨어러블 제품군의 최신 모델인 '샤오미 스마트 밴드 7(미밴드7)'을 23일 공식 출시한다고 밝혔다.
이번 신제품은 사용자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하드웨어·소프트웨어 모두 개선됐다. 먼저 하드웨어 측면에서는 더 많은 정보를 한 번에 표시할 수 있도록 디스플레이의 크기가 커진 것이 특징이다. 미밴드7은 전작(미밴드6) 대비 25% 커진 1.62인치 아몰레드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
운동 기록 기능도 전작 대비 강화됐다. 미밴드6의 경우 30개의 스포츠 모드 옵션이 있었는데, 미밴드7은 이보다 4배 가까이 늘어난 110개를 지원한다. VO2 max(최대산소섭취량) 전문 운동 분석을 적용해 운동 중 최대 산소 섭취량도 측정 가능하다. 또 △운동부하 △회복 시간 △운동효과 등 3가지 기능을 추가해 사용자가 직접 운동 일정과 강도를 설정하고 운동 성과를 추적할 수도 있다.
특히 이번 신제품은 고가의 스마트워치에 적용되는 기능인 AOD(Always on Display) 기능도 탑재돼 있다. AOD는 제품을 사용하지 않을 때도 화면이 계속 켜져 있는 기능을 말한다. 밴드가 잠겨있어도 시간, 날짜, 알림 등의 일부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이날 간담회에서 스티븐 왕 샤오미 동아시아 총괄매니저는 "샤오미는 건강과 라이프스타일을 중요시하는 국내 소비자를 위해 스마트 웨어러블 제품군을 꾸준히 확대할 것"이라며 "이번에 출시하는 스마트 밴드 7가 고객의 트레이닝 파트너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밴드 시장 주춤해도…승부수는 역시 '가성비'
한국 시장이 미밴드에 대한 관심이 높은 시장인 만큼, 샤오미는 미밴드7 출시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스티븐 왕 총괄매니저는 "한국에서 '스마트밴드'라는 카테고리를 우리가 만들었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미밴드1부터 반응이 좋았다"며 "미밴드4부터 출하량이 많이 증가하기 시작해 현재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며 안정적인 기반을 갖춘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물류비용 상승, 인플레이션 등으로 대내외 상황은 어렵지만, 원가 절감을 통해 좋은 제품을 최대한 많은 사람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다만 현재 스마트 밴드 시장 상황이 그리 좋지만은 않다. 비슷한 제품군인 스마트 워치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상대적으로 스마트 밴드에 대한 수요는 줄어들고 있어서다. 스마트 밴드는 스마트 워치의 기능을 단순화한 기기다. 스마트 워치에 비해 디스플레이가 작고 가벼운 것이 특징이다.
이는 판매량에서도 드러난다. 시장조사기관 카날리스에 따르면 전 세계 스마트 밴드 출하량은 올 1분기 4170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4% 감소했다. 스마트 밴드보다 스마트 워치를 선호하는 경향이 높아진 결과다. 소비자 수요가 스마트 밴드에서 스마트 워치로 이동하면서 향후 샤오미 등 주요 스마트 밴드 제조사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게 카날리스의 관측이다.
셰리 진 카날리스 애널리스트는 "요즘 소비자들은 스마트 밴드보다 스마트 워치를 선호한다"며 "더 큰 디스플레이, 풍부한 기능 등을 통해 스마트 워치가 건강 추적 및 디지털 라이프스타일을 더 잘 충족시킬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다만 이에 대해 샤오미 측은 스마트 밴드의 장점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입장이다. 스티븐 왕 총괄매니저는 "스마트 밴드는 폼팩터 특성상 착용감이 좋아 스마트워치보다 착용 부담이 적기 때문에 수면 시 착용하기도 쉽다"며 "고급 고무 소재로 제작해 대부분의 야외 활동에서도 적합하다"고 말했다.
이날 샤오미는 미밴드7이 삼성전자의 스마트 밴드인 '갤럭시 핏2'보다 가격대는 높지만, '가성비' 측면에서는 미밴드가 낫다는 자신감도 드러냈다.
스티븐 왕 총괄매니저는 "미밴드7은 프리미엄 제품에서 제공되는 AOD 기능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디스플레이 크기를 키우면서도 경쟁사 제품 대비 무게는 절반 이하로 줄였다"며 "대다수의 스마트 밴드 제품이 ODM(제조사개별생산)으로 생산되지만 샤오미는 자체 생산하기 때문에 세부적인 부분을 더 많이 신경 쓸 수 있다"고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