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한 전자제품이 넘쳐나는 시대입니다. 이미 수많은 전자기기를 사용하며 살고 있지만 내일이면, 다음 달이면, 내년이면 우리는 또 새로운 제품을 만납니다. '보니하니'는 최대한 일반 소비자 입장에서 전자기기를 직접 써본 경험을 나누려는 체험기입니다. 직접 보고 듣고 만지며 느낀 새로움을, 더하거나 빼지 않고 독자 여러분께 전하려 합니다.
올 1분기 샤오미의 전체 웨어러블 출하량이 전년 대비 23.8% 감소(IDC 자료)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 5위 기업 중 가장 큰 하락세다. 지난해 1분기까지만 해도 점유율 11.9%로 2위를 차지했지만, 올해는 점유율 10.3%의 삼성전자에 2위를 뺏기고 3위(9.8%)로 주저앉았다.
이에 대해 시장조사업체 IDC는 "스마트워치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스마트밴드)출하량이 감소했다"고 짚었다. 샤오미 웨어러블 성장을 이끌었던 스마트밴드의 부진이 계속되면서 전체 출하량에도 영향을 미친 셈이다.
이런 가운데 샤오미는 베스트셀러인 스마트밴드 일곱번째 신제품을 지난달 공개했다. 스마트워치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는 추세에 따라, 스마트밴드도 스마트워치만큼의 기능을 제공하도록 기능을 개선했다는 것이 샤오미의 설명이다. 샤오미로부터 샤오미 밴드7(미밴드7) 제품을 대여 받아 약 한 달 동안 사용해봤다.
가벼운 무게감…수면 측정에 최적
스마트밴드의 장단점은 분명하다. 대표적인 단점은 밴드 모양의 특성상 화면 크기가 작다는 것이다. 샤오미는 미밴드7에서 스마트밴드의 단점을 개선하기 위해 1.62인치 아몰레드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
화면 크기를 키웠지만 일반적인 스마트워치에 비하면 작은 것은 사실이다. 그래도 전작(미밴드6)과 비교하면 가시 영역이 25% 커졌다. 화면보기가 답답하지 않은 수준이었다. 워치페이스도 100개 이상 설정할 수 있어 바꾸는 재미도 쏠쏠했다.
화면 크기를 키우면서도 스마트밴드의 가장 큰 장점인 무게는 가볍게 유지했다.
미밴드7의 본체 무게는 13.5g 정도고, 밴드까지 합하면 25g 수준이었다. 전작에 비해 무거워지기는 했지만 손목에 착용했을 때 전혀 부담이 없었다. 가끔 밴드와 손목이 혼연일체 돼 "내가 지금 밴드를 차고 있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가벼운 무게의 장점은 수면 측정에서 가장 빛을 봤다. 일반 스마트워치의 경우 부피가 크고 무게감이 있어 착용하고 잠을 청하기에는 다소 불편하다. 수면 측정용으로 워치를 구매해도 꾸준히 사용하는 이들이 거의 없는 이유다.
하지만 미밴드7의 경우 가볍고 착용감이 좋은 편이라 수면 시에도 거슬리지 않았다. 실제 약 한 달 동안 제품을 착용하면서 충전할 때를 제외하고는 거의 매일 수면 측정을 할 수 있었다. 전체 수면 시간과 함께 △깊은 수면 △얕은 수면 △REM 수면 △각성 횟수를 측정해준다.
하지만 수면 측정의 정확도는 아쉬웠다. 움직임에 따라 수면 상태를 인식하기 때문인지, 기상 후 일어나지 않고 누워있을 때 자고 있다고 인식하는 경우가 많았다.
AOD 기능 더해 한층 '워치화'
미밴드6가 24시간 심박수 모니터링·혈중산소포화도 측정 기능이 추가되면서 스마트워치 기능에 한 발 더 다가갔다면, 미밴드7에서는 AOD(Always on Display) 기능이 더해졌다. AOD는 제품을 사용하지 않을 때도 화면이 계속 켜져 있는 기능을 말한다. 밴드가 잠겨있어도 시간, 날짜, 알림 등의 일부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AOD 기능이 밴드 제품에 도입된 것은 긍정적이지만, 기능 자체의 만족도는 낮은 편이었다. 미밴드7은 손목을 들어 올렸을 때 화면이 켜지는 응답속도를 '보통' 또는 '민감'으로 설정할 수 있는데 둘 다 만족스럽지 못했다. 보통으로 설정하면 손목을 들어 올렸을 때 켜지지 않는 경우가 많았고, 민감으로 설정하면 손목을 움직이기만 해도 켜졌다. 민감으로 설정한 채로 영화관에 들어갔는데, 조금만 움직여도 화면이 켜져 손목을 움직일 수가 없는 지경이었다.
배터리 수명이 길다는 스마트밴드의 장점도 AOD 기능이 도입되면서 다소 반감됐다. 샤오미는 미밴드 배터리 수명에 대해 "일반적인 사용 모드에서 14일"이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AOD를 비롯해 24시간 심박수 모니터링 등 배터리 소모가 많이 되는 기능을 모두 켜보니 약 3일 정도면 배터리가 바닥을 드러냈다. 이후 개인적으로 꼭 필요하겠다 싶은 기능만 켜놨을 때는 10일가량 사용할 수 있었다.
대신 충전 시간은 꽤 빨랐다. 배터리가 방전된 상태에서 충전했을 때 5분이 지나니 10%까지 충전됐다. 5분 충전만으로도 하루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셈이다. 배터리가 25%인 상태에서 완충이 되기까지는 약 15분이 소요됐다.
피트니스 앞세웠지만…
샤오미가 미밴드7에서 가장 강조하는 기능은 '피트니스'다. 전작에서는 30개의 스포츠 모드를 제공했다면 이번 신제품은 110개 이상의 모드가 갖춰져 있다. 달리기 등 유산소 운동이나 축구 등 구기 종목, 재즈댄스 등 댄스 분야까지 지원하는 스포츠 모드가 다양해져 색다른 취미를 즐기는 이들도 부족함 없이 사용할 수 있을 듯 했다. 다만 개수를 늘리기 위해 체스·바둑·보드게임 등 다소 억지스러운 항목을 추가했다는 느낌도 지울 수 없었다.
또 △달리기 △걷기 △일립티컬 기구 △로잉머신의 경우 일정 기간 지속되고 있음을 밴드가 감지해 알림을 보내는 운동 자동 감지 기능도 있다. 실제 미밴드7을 착용한 채로 5분 이상 걸으면 밴드에서 알림이 와 야외 걷기 혹은 실내 걷기 운동 기능을 켤 수 있도록 했다.
다만 이 경우 운동을 처음 시작했을 때부터 시간을 측정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아쉬웠다. 애플워치나 갤럭시워치의 경우 처음 운동을 감지한 시간부터 측정해 보다 정확한 운동량을 알 수 있다.
운동 중에는 다른 기능을 사용할 수 없다는 것도 한계였다. 운동을 시작하면 스마트폰과 연결된 음악 재생 설정 화면 외 다른 화면으로 넘어갈 수 없다. 운동을 정지하고 싶을 때도 정지 버튼을 오래 눌러야 해 다소 번거로웠다.
약 한 달 동안 미밴드7을 사용하면서 아쉽다는 느낌이 많이 들었던 것은 사실이다. 특히 스마트폰과의 연동성이 크게 떨어졌다. 평소 연동성이 높다고 알려진 애플의 아이폰과 애플워치를 사용하다보니 더 그렇게 느껴졌을터다. 하지만 그런 생각이 들 때마다 미밴드7가 5만원대라는 점을 떠올렸다. 그러니 납득이 됐다.
지난달 제품 발표 간담회에서 스티븐 왕 샤오미 동아시아 총괄매니저는 미밴드7에 대해 "사용하지 않을 때는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착용감이 편안하면서 사용할 때는 최대한 도움이 되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소개했다. 샤오미 제품을 사용할 때는 늘 '가성비' 제품이라는 것을 자각해야 한다. 가격 '대비' 최대한의 성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