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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R&D의 세계]②바이오시밀러

  • 2022.08.16(화) 06:50

바이오시밀러 선두주자, 셀트리온·삼바에피스
개발비 자산화율 셀트 63% vs 에피스 26%
"자산화 대상 원가 범위도 검토해야" 지적도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신약 개발은 '잭팟'에 비유된다. 성공의 문턱은 매우 높지만, 블록버스터급 신약 하나만 개발해도 큰 결실이 따라오기 때문이다. 기업의 연구개발비 규모를 보면 신약 개발 성공 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다. 회계장부의 개발비 자산화율에 따라 진행 중인 연구 프로젝트의 성공 시점을 헤아려 볼 수도 있다. 연구개발비를 통해 국내 제약바이오 및 진단키트 기업의 연구 개발 성과와 현황을 짚어봤다. [편집자]

바이오시밀러, 매출 20% R&D 투자

바이오시밀러는 특허가 만료된 바이오의약품을 복제한 의약품이다. 특허가 만료된 화학 합성의약품의 복제의약품은 '제네릭'으로 불린다. 그러나 바이오의약품은 동물세포나 효모, 대장균 등 생물체를 이용해 만들기 때문에 완전히 동일하게 복제할 수 없다. 따라서 '유사하다(Similar)'는 의미로 '바이오시밀러'라고 부른다.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는 국내 바이오시밀러 대표 기업으로 꼽힌다. 이들은 바이오시밀러 사업을 통해 국내 바이오의약품 시장과 해외 수출의 포문을 열었다. 특히 지난 수년 동안 굴지 전통제약사 수준의 연구개발비를 투자하고,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을 높게 유지하는 등 연구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16일 셀트리온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4년간 연구개발비는 꾸준히 증가했다. 정부보조금을 포함한 연구개발비는 2018년 2884억원에서 2019년 3032억원, 2020년 3892억원으로 매년 늘었다. 지난해 연구개발비는 4304억원으로, 셀트리온 매출의 22%를 차지했다. 국내 주요 전통 제약사 평균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보다 약 10%P(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 4년 동안 평균 매출의 약 28%를 연구개발비*로 투입했다. 지난해엔 매출의 19.5% 정도인 1648억원을 연구개발비로 썼다. 매출이 지난 2018년 3687억원에서 지난해 8470억원으로 대폭 증가하면서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다. 다만 매년 1500억원 이상을 연구개발비로 투자하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 연구개발비: 회계감사보고서 내 연구개발비의 '경상개발' 비용과 무형자산의 '내부창출' 비용을 더한 추정치

매년 수천억원대의 연구개발비를 지출해 온 결과,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현재까지 국내외에서 총 6개의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허가받았다.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바이오시밀러 3종 '아달로체'(오리지널: 휴미라), '에톨로체'(오리지널: 엔브렐), '레마로체'(오리지널: 레미케이드)와 항암제 2종 '삼페넷'(오리지널: 허셉틴), '온베브지'(오리지널: 아바스틴) 등이다. 셀트리온의 대표 바이오시밀러 제품으론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램시마'(오리지널: 레미케이드), 혈액암 치료제 '트룩시마'(오리지널: 리툭산), 유방암 치료제 '허쥬마'(오리지널: 허셉틴) 등이 있다.

자산화율 증가…"바이오시밀러 사업 본궤도"

바이오시밀러의 연구개발비 회계 처리는 신약과 다소 다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바이오시밀러는 임상1상 개시를 승인받은 시점부터 개발비를 무형자산으로 인식할 수 있다. 바이오시밀러의 연구 설계는 기존 제품과 유사성을 비교하는 방식인 만큼 임상1상 개시 승인만으로 개발 성공 여부를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실제 바이오시밀러는 임상에서 가장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드는 임상2상 생략이 가능하다. 미국 연구 결과에 따르면 신약의 경우 임상1상 개시 이후 최종 승인율이 10% 정도인 반면, 같은 단계에서 바이오시밀러의 승인율은 약 60%에 달한다.

이에 따라 셀트리온은 평균 연구개발비의 60%를 무형자산으로 분류하고 있다. 자산화한 개발비는 지난 2018년 1802억원에서 2020년 2133억원으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4304억원의 연구개발비 가운데 2722억원을 자산화했다. 세부적으로 지난해 임상1상 및 생물학적 동등성 실험에 진입한 연구 과제 97억원, 임상3상에 진입한 과제 1478억원, 정부승인 과제 17억원의 개발비를 무형자산으로 추가로 인식했다.

주요 바이오시밀러 연구 과제의 허가 및 출시가 가까워지면서 자산화한 개발비가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임상1상에서 무형자산으로 분류한 과제엔 램시마, 트룩시마, 허쥬마 외에 '유플라이마'(오리지널: 휴미라) 등의 바이오시밀러 제품이 포함됐다. 램시마와 유플라이마 같은 면역 질환 관련 바이오시밀러는 개발비 중 1500억원을 지난해 새롭게 무형자산으로 인식했는데, 이중 1586억원을 임상1상 단계에서 자산화했다. 허쥬마, 트룩시마 등 항암 관련 바이오시밀러는 지난해 새롭게 무형자산으로 인식한 352억원 중 임상1상 단계에서 인식한 금액은 11억원 정도였다.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개발비 자산화율은 지난 2014년 약 67%에서 2016년 약 38%까지 감소했다. 이후 2018년 31%에서 2019년 19%, 2020년 21% 정도로 20% 수준을 유지하는 중이다. 업계에선 바이오시밀러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면서 회사가 점차 보수적인 회계 처리를 적용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다수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유럽에서 판매하고 있고, 다른 제품도 미국에 진출하거나 허가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었다.

지난해엔 연구개발비 1647억원 중 약 27%에 해당하는 441억원을 자산화했다. 레마로체, 에톨로체, 아달로체 등 항염 관련 바이오시밀러 제품은 지난해 개발비 중 261억원을 추가로 자산화했다. 온베브지, 삼페넷 등 항암 관련 바이오시밀러 제품의 경우 지난해 새롭게 인식한 자산화액은 없었다. 이밖에 지난해 황반병성 치료제 '바이우비즈'(오리지널: 루센티스), 희귀성 혈액질환 치료제 'SB12'(오리지널: 솔리리스) 등 바이오시밀러 제품의 개발비 자산화액이 625억원 추가됐다.

"세부적인 자산화 회계 처리 지침 필요"

신약과 마찬가지로 바이오시밀러 사업 역시 손상이 발생한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해 추가로 손상 처리한 개발비는 없었다. 다만 항염 관련 바이오시밀러 제품과 항암 관련 바이오시밀러 제품은 임상, 허가, 출시(상업화) 단계를 거쳐 상각 과정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무형자산 상각비는 누적 1952억원이었다. 남은 상각 기간은 항염 관련 바이오시밀러 제품 3년 8개월~6년 9개월, 항암 관련 바이오시밀러 제품은 5년 10개월~8년 7개월이었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개발비와 무형자산 중 572억원을 손상차손으로 인식했다. 43억원 정도였던 전년보다 대폭 증가한 수치다. 세부 내역을 보면 기타 질환 치료제 관련 개발비 432억원, 합성의약품(케미컬) 관련 개발비 100억원, 기타 무형자산 40억원이 손상 처리됐다. 지난해 국내외 보건당국의 허가를 받았던 코로나19 항체치료제 'CT-P59(렉키로나)'가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에 효과가 없다는 미국 연구결과가 나오면서 결국 국내 처방이 중단됐고 손상차손이 급증했다.

일각에선 개발비 자산화 회계 처리와 관련해 더욱 세부적인 기준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금감원 지침은 개발비 자산화 단계는 제시하고 있지만, 자산화 대상의 원가 범위 등에 대한 언급은 없다. 이로 인해 동일한 오리지널 제품의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하는 기업들의 회계 처리가 제각각인 경우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바이오시밀러 기업은 개발비의 상당 부분을 자산화할 수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재무적인 부담이 덜한 편"이라며 "같은 종류의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개발하더라도 기업별로 회계 처리가 다를 때가 있는데 동종 업계 기업들과 일관되게 처리하는 게 안전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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