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LG에너지솔루션은 CTP(Cell To Pack) 기술을 접목한 파우치형 배터리 공정을 개발했다고 밝혔어요. 이르면 오는 2025년 양산할 계획까지 세웠다고 하고요. 업계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이 CTP를 적용한 배터리를 생산하게 되면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의 경쟁력이 더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는데요. 왜 그럴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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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듈 없애 공간 활용 유리
CTP 기술에 대해 이해하려면 먼저 배터리의 구조를 알아야 해요. 배터리는 셀(Cell)-모듈(Module)-팩(Pack) 단위로 이뤄져 있어요. 셀은 양극·음극·분리막·전해액 등 배터리의 4대 요소가 들어있는 배터리의 가장 기본단위에요. 10~20개의 셀을 하나로 묶어놓은 것을 모듈이라고 하고요. 모듈을 합치면 팩이 돼요.
모듈은 셀을 단순히 모으는 것뿐 아니라 수많은 배터리 셀을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제어하는 역할도 해요. 셀이 열과 진동 등 외부 충격에서 보호받을 수 있도록 강건한 프레임으로 돼 있죠. CTP 기술은 셀을 바로 팩으로 만드는 기술이에요. 셀과 팩의 중간인 모듈 단계를 없앤 거죠.
모듈을 생략하면 뭐가 좋을까요? 바로 '공간 활용'이에요. 배터리 팩은 내부의 공간 확보가 매우 중요해요. 그 공간만큼 셀을 더 넣으면 효율이 더 높아지기 때문인데요. 전기차 배터리의 효율은 주행거리와 직결돼요. CTP는 모듈이 차지했던 공간만큼 더 많은 셀을 장착해 전기차의 주행거리를 늘릴 수 있어요.
또 배터리 생산과정에서도 유리해요. 공정 단계가 축소되기 때문에 사용하는 부품이 줄어요. 그러면 당연히 비용도 절감할 수 있겠죠.
공간도 무게도 같이 늘었다
CTP 기술은 글로벌 배터리 업계의 공통적인 과제로 꼽혀요. 왜냐하면 CTP는 LFP 배터리의 단점을 보완해줄 수 있는 기술이기 때문인데요.
LFP는 리튬인산철을 주원료로 하는 배터리에요. 니켈·코발트·망간을 원료로 하는 삼원계 배터리에 비해 원가가 약 14% 저렴하고 안전성은 높지만, 에너지 밀도가 낮아 주행거리가 짧고 무겁다는 단점이 있어요. CTP 기술을 접목하면 에너지 밀도를 높일 수 있으니 LFP 배터리의 단점을 극복할 수 있는 기술인 거죠.
현재까지 CTP 기술에서 앞서 있는 건 글로벌 배터리 1위 기업인 중국 CATL인데요. CATL은 LFP 배터리를 주로 생산하고 있으니 CTP 기술에 진심일 수밖에 없겠죠.
CATL은 지난 6월 3세대 CTP 기술을 발표했는데요. 3세대 CTP 기술이 적용된 기린 배터리는 4680 규격의 원통형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가 13% 높다고 해요. 1000km 주행까지도 가능하다는 게 CATL의 주장이죠.
다만 여기에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어요. 바로 무게인데요. 업계에 따르면 CATL의 CTP가 적용된 LFP 배터리 팩은 CTP 적용 전 모델의 같은 용량 팩 대비 무게가 15% 무겁다고 알려졌어요. CTP 기술이 LFP의 또 하나의 단점인 무게를 극복하지는 못한 셈이죠.
업계에서는 삼원계 배터리를 주로 생산하는 LG에너지솔루션이 CTP 기술을 적용하면 시장 경쟁력이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요. 삼원계 배터리는 에너지 밀도는 높지만 니켈 등 주원료의 단가가 높다는 단점이 있는데, CTP 기술을 적용하면 제조원가를 낮출 수 있기 때문이죠. 삼원계 배터리가 LFP 배터리 못지않은 원가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되는 거예요.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에너지밀도 향상으로 NCM·NCA 배터리 셀 가격을 낮추는 데에는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공정 개선을 통해 배터리 가격을 추가로 낮추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상황에서 CTP 파우치형 배터리 적용은 LG에너지솔루션 경쟁력 강화의 큰 축이 될 것"이라고 말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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