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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채굴 '역대급'으로 어려워진 이유

  • 2022.10.12(수) 08:00

이더리움 채굴 중단되자 수요 집중
경기침체 우려에 가격 하락세 계속

시가총액 1위 가상자산(코인) 비트코인의 채굴 난이도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최근 이더리움 채굴이 막히자 코인 채굴수요가 비트코인에 몰리면서다.

채굴에 참여하는 이가 늘었을 때 과도한 발행으로 인플레이션이 발생하지 않도록 채굴 난이도가 높아지는 비트코인 시스템이 작동한 것이다.

2주 만에 난이도 14% 올라

11일 디크립트 등 외신에 따르면 비트코인 채굴 난이도는 역대 최고치인 35조6000억해시(채굴 난이도를 나타내는 단위)에 달했다. 채굴은 블록체인이 원활히 운영되도록 내부에서 발생한 거래가 유효한지 검증해주고, 그 대가로 코인을 받는 과정을 말한다.

거래를 검증할 때 고성능 컴퓨터로 복잡한 수학 연산을 풀어야 하는데, 채굴에 참여하는 이들이 늘어날수록 연산도 어려워진다. 시장에 풀린 비트코인이 많아지면서 가격이 낮아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이번 난이도 상승은 단일 상승 폭 기준으로도 역대 두번째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비트코인 채굴 난이도는 2주마다 조정되는데, 이번 채굴 난이도는 2주 전보다 14% 높아졌다. 지난 5월 22% 올랐던 것을 제외하면 가장 상승 폭이 크다.

비트코인 채굴, 왜 어려워졌나

비트코인 채굴 난이도가 상승한 것은 시가총액 2위 가상자산 이더리움이 지난 9월 더 이상 채굴 방식으로 코인을 발행하지 않는 업데이트를 진행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더리움은 그동안 비트코인과 마찬가지로 채굴을 거쳐 새 코인을 만들어왔다.

하지만 채굴 과정에서 많은 전력이 쓰인다는 비판이 이어졌고, 이더리움 네트워크는 '머지(Merge)'라 불리는 이번 업데이트를 통해 코인을 많이 보유한 이들이 거래를 검증하고 대가로 코인을 받는 식으로 발행 방식을 바꿨다.

이더리움 채굴로 더 이상 이익을 볼 수 없게 된 채굴업자들이 비트코인 채굴에 몰려들면서 채굴 난이도가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채굴기업 부담 계속

난이도 상승으로 가장 부담을 느낀 것은 채굴업자다. 실제로 영국 비트코인 채굴 기업 '아르고 블록체인'은 최근 채굴 비용이 커지자 2700만달러 규모 자금을 급하게 조달하고, 자사 채굴기 3400개를 700만달러에 매각했다.

피터 월 아르고 블록체인 대표는 코인데스크와 인터뷰에서 "에너지 비용은 오르고 비트코인 가격은 낮아지는 이중고로 현금이 경색됐다"고 설명했다.

채굴 기업에 데이터 센터를 제공해온 '컴퓨트 노스' 역시 높은 에너지 비용 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9월 말 파산을 신청했다. 2017년부터 '마라톤 디지털'과 '컴패스 마이닝' 등 대형 채굴기업들을 고객사로 유치해왔지만 계속되는 채굴업 침체 속에 결국 파산 신청을 결정한 것이다.

난이도 조정에도 가격은 하락세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한 채굴 난이도 조정에도 비트코인 가격은 좀처럼 상승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날 비트코인 가격은 가격 정보 서비스 코인마켓캡에서 1만8988달러를 기록하며 그동안 가격 방어선으로 인식됐던 1만9000달러를 잠시 밑돌았다.

비트코인 가격 하락세는 미국 경기침체 우려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미국 노동부는 9월 고용보고서를 통해 실업률이 3.5%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9월 3.7%보다 0.2% 포인트 감소한 것이다. 고용 시장이 아직 안정적이라는 지표를 근거로 연방준비위원회가 긴축 기조를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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