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가격이 급등세다. '대장주' 비트코인뿐만 아니라 이더리움, 리플 등 알트코인도 강세다. 지난해 말 바닥을 찍었던 국내 가상자산 거래량도 회복세다. 하지만 이같은 회복세에도 일부 거래소들은 과거 활황기 때와 비교하면 여전히 저조한 수준의 시황인 탓에 실적 개선을 기대하지 못하고 있다.
비트코인으로 몰리는 투심…거래량 증가세
코인게코에 따르면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의 22일 오후 1시30분 기준 거래량은 35억3706만달러(4조6254억원)로 집계됐다. 3개월 전인 지난해 12월22일만 해도 6억3501만달러(8304억원)에 그친 바 있다.
같은 기간 빗썸은 1억4927만달러에서 4억8045만달러로 236% 증가했다. 코인원은 3234만달러에서 1억2744만달러로, 코빗은 174만달러에서 810만달러로 각각 294%, 365% 늘었다.
거래량 증가는 주요 가상자산의 가격이 반등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말 1만6000달러까지 떨어지며 '저점'을 찍었던 비트코인은 전일 2만8000달러대를 회복했다. 비트코인이 2만8000달러선을 회복한 것은 지난해 6월 이후 처음이다.
가상자산 가격 상승의 배경으로는 실버게이트, 실리콘밸리은행(SVB) 등 글로벌 은행의 파산이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은행 시스템에 대한 신뢰가 깨지면서 뱅크런 위험이 없는 비트코인으로 투자 수요가 몰린 것이란 설명이다.
비트코인 외 가상자산을 의미하는 알트코인의 가격 상승도 거래량 증가를 촉진했다. 이더리움의 가격은 같은 기간 1200달러에서 1700달러로 상승했다. 리플(XRP)은 0.47달러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지난해 말(0.35달러)보다 약 34% 오른 것이다.
거래량 회복세라지만 여전히 '겨울'
그러나 일부 거래소는 이같은 거래량 회복에도 실적 개선을 기대하지 못하고 있다.
저점을 찍었던 지난해 말보다 나아졌다지만, 여전히 가상자산의 활황기와 비교하면 거래량과 가격 모두 저조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수년간 적자로 허덕이는 코인마켓(C2C) 거래소뿐만 아니라 원화마켓 거래소도 마찬가지다.
가상자산업계 관계자는 "비교대상으로 삼기엔 지난해 말이 지나치게 적었던 것이고, 여전히 거래량은 저조한 수준"이라며 "더 두고봐야 하겠지만 이 정도로 매출 개선을 기대하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 등 5대 가상자산 거래소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1분기 3667억원, 2분기 2968억원, 3분기 1800억원으로 점차 줄다가 4분기에는 22억원 적자를 냈다.
출금·거래 수수료로 받은 가상자산 평가액 하락도 실적에 악영향을 미쳤다. 가상자산거래소가 보유한 가상자산의 시세가 하락하면 회계상으로 발생하는 평가 손실 또한 늘어난다.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두나무는 비트코인은 10만1249개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더리움과 리플은 각각 102만5549개, 51억5202만5993개를 보유 중이다. 빗썸코리아 또한 비트코인은 460개, 이더리움은 1만2952개, 리플은 69만1865개를 갖고 있다.
가상자산 거래소 관계자도 "활성 이용자 수 자체가 이전에 비하면 거의 없는 수준이고 가상자산 가격도 아직은 낮아 수수료 자체가 많지 않다"며 "거래소의 시스템 투자에 따라 비용이 계속 발생하고, 결국 일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거래소가 적자를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