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가전·IT(정보기술) 전시회 'CES 2023'이 내달 5일(현지 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다. 이번 행사에는 전 세계 173개국 3000여개 기업이 참가해 작년 대비 50%가량 규모가 커졌다. CES 행사를 주관하는 소비자기술협회는(CTA) 이번 CES 2023의 현장 참가자가 십만 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 자리에서 삼성, SK, LG 등 공개할 여러 핵심 기술을 미리 만나본다.[편집자]
수요 침체에 빠진 가전업계가 CES 2023을 통해 반전을 꾀한다. 계기는 '스마트홈'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자사의 스마트홈 플랫폼인 '스마트싱스(SmartThings)'와 'LG씽큐(ThinQ)'를 앞세워 미래 시장을 선점한다는 구상이다. 이와 함께 내년 CES에서는 양사의 프리미엄 가전 라인업도 동시에 공개돼 볼거리를 더할 전망이다.
진화하는 '스마트홈'
삼성전자가 이번 CES에서 가장 중요하게 내세운 가치는 '연결성'이다. 이는 전시 콘셉트에서도 드러난다. 내년 삼성전자 전시관에서는 개별 가전제품을 각각 내세우는 것이 아닌 '스마트싱스 존'으로 꾸려진다. 여러 제품을 연결해서 사용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방식으로 구성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22'에서도 이런 방식을 도입한 바 있다. 이번 CES에서는 이를 확대 적용한다는 구상이다.
한종희 삼성전자 DX(디바이스경험)부문장(부회장)은 "삼성전자는 이번 CES 2023에서 한층 강화된 보안과 사물의 초연결 생태계에서 누리는 새롭고 확장된 스마트싱스 경험을 선보인다"며 "연결은 쉬워지고 개개인의 맞춤 경험은 AI(인공지능)로 정교해지며 기기간 연결은 보다 안전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대표하는 제품이 대형 터치스크린을 탑재한 '비스포크 냉장고 패밀리허브 플러스'다. 지난 2016년 첫 출시한 패밀리허브는 냉장고에 AI·IoT(사물인터넷) 기술을 접목한 제품이다. 스마트싱스에 연결된 다수의 기기를 빅 위젯을 통해 한눈에 모니터링하고 제어할 수 있다. 스마트싱스 허브가 내장돼있어 냉장고를 홈 IoT 허브로 활용할 수 있다. 다양한 업체들의 조명·블라인드·스위치·동작감지 센서·문열림 센서 등을 냉장고로 제어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번 신제품에는 기존 제품(21.5인치)보다 면적을 2배 이상 확대한 '32인치 풀HD 터치스크린'을 적용했다. 유튜브 등 주요 소셜 미디어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세로형 영상에 최적화돼있다. 냉장고에 설치된 화면을 통해 삼성 TV 플러스의 TV 프로그램을 시청하거나, 스마트싱스 쿠킹 서비스의 레시피 영상도 볼 수 있다.
LG전자는 이번 CES에서 'LG 씽큐 앱'을 활용해 새로운 기능을 업그레이드로 추가할 수 있는 다양한 'UP(업)가전'을 선보일 예정이다. 업가전은 올 1월 LG전자가 국내 가전시장에 새롭게 내놓은 제품 라인이다. 가전제품을 구매한 후에도 업그레이드로 새로운 기능을 지속 추가할 수 있게 한 것이 특징이다.
예를 들어 올해 출시한 디오스 오브제컬렉션 얼음정수기냉장고에 '정수 정량 출수' 기능을 업그레이드하면 250㎖·500㎖·1ℓ 물을 손쉽게 정량으로 출수할 수 있다.
LG전자는 현재까지 세탁기, 건조기, 냉장고, 식기세척기 등 총 24종의 업가전을 출시했다. 또 120개 이상의 업그레이드 콘텐츠를 배포했다. 이에 따라 고객이 LG 씽큐 앱에 제품을 연동하는 등록률도 지난해 대비 10%포인트 늘었다.
LG전자는 이번 전시를 시작으로 내년 초 미국 등 글로벌 시장으로 업가전을 확대 출시할 계획이다.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UP가전의 해외 브랜드는 '씽큐업(ThinQ UP)'이다. 씽큐업은 미국에서 가장 먼저 시동을 건다.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 LG 스튜디오와 같은 프리미엄 빌트인 가전을 포함해 미국에서 출시되는 주요 생활가전을 업가전으로 출시한다.
이와 함께 새롭게 선보이는 '미니멀 디자인' 가전도 업가전으로 출시한다. 냉장고, 세탁기, 건조기, 오븐레인지, 식기세척기 등 5종이다. 미니멀 디자인 가전은 물리적 버튼, 장식적 요소, 손잡이 등을 최소한으로 줄여 유행을 타지 않도록 한 제품이다. 기본적인 색상도 무채색 계열이다.
'인피니트 vs 시그니처' 고급 가전 격돌
이번 CES에서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프리미엄 가전 라인업도 전시된다. 삼성전자는 지난 2월 국내에 첫선을 보였던 '비스포크 인피니트 라인'을 앞세운다. 비스포크 인피니트 라인은 고급스러운 소재를 적용해 디자인과 내구성을 한층 강화한 프리미엄 주방가전 제품군이다. 냉장고·냉동고·와인냉장고를 비롯해 향후 오븐·인덕션·후드를 추가 도입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전시에서 글로벌 소비자와 언론의 주목도를 높인 후 내년 1분기 프랑스·독일·영국을 포함한 유럽 시장에 비스포크 인피니트 라인을 도입한다는 구상이다. 나아가 연내 미국·멕시코·태국·호주 등 해외 각국에 확대 전개한다.
LG전자는 2016년 초프리미엄 가전 LG 시그니처를 처음 선보인 후 7년 만에 'LG 시그니처' 2세대 라인업을 선보인다. 내년 CES 전시장에 '가전, 그 이상의 삶을 경험하다'를 주제로 LG 시그니처존을 마련하고 LG 시그니처 2세대 제품 5종을 처음 내놓는다.
이번 시그니처 2세대 제품은 편의를 위한 기술을 더하고 디자인 핵심 요소인 CMF(색상·재질·마감)를 개선했다. 여기에 고급스러운 미니멀리즘 디자인을 더해 완성도를 높혔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듀얼 인스타뷰 냉장고는 문을 열지 않고 냉장고 내부를 들여다볼 수 있는 '인스타뷰'를 처음으로 양쪽 도어에 적용했다. 더블 슬라이드인 오븐은 내부 카메라를 통해 음식물을 인식하고 요리가 완성될 때까지 자동으로 조리 온도와 시간 등 설정값을 조절해준다.
류재철 LG전자 H&A사업본부장은 "LG 시그니처는 삶의 품격을 한 단계 높여주는 아름다운 디자인과 혁신 기술을 적용해 더욱 진화했다"며 "앞으로도 LG 시그니처를 통해 차원이 다른 고객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