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SUV 상승세, 세단의 내리막' 추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SUV가 널찍한 공간은 물론이고 세단의 장점까지 흡수하면서 대세로 자리매김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형 기종이 우세를 보이는 가운데 소형 SUV는 반등에 시동을 걸었다. 스포츠카, 전기차 브랜드에서도 변화의 바람이 일 것으로 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1~3분기) 국내 시장에서의 SUV 판매 대수는 총61만8384대로 집계됐다. 과반 이상(58%)이 SUV를 선택했다. 연간 판매 실적에서는 60% 이상의 비중이 예상된다.
지난해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모델도 SUV였다. 기아의 준대형 SUV인 쏘렌토가 판매 1위로 뽑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밖에 현대차 팰리세이드, 제네시스 GV80, 기아 모하비, 쌍용차 렉스턴, 토레스 등이 강세를 보였다. BMW, 벤츠, 아우디, 포르쉐도 지난해 SUV로 실적을 밀어올렸다.
같은 기간 글로벌 시장에서는 SUV 판매량이 43.3%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올해는 44%, 2024년에는 45%까지 늘어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장점만 골라담았다…올해 소형 SUV 신차 주력
이같은 SUV 인기는 예견된 수순이었다. 차종별 장점만을 담은 SUV가 출시되면서 선호도는 높아져갔다. 대부분의 모델에서 세단의 정속성, 안락함, 안정성과 전기차 특유의 모던한 외관 디자인을 엿볼 수 있다.
레저, 캠핑, 차박 등을 즐기는 문화가 자리매김한 것도 주효했다. 2030세대는 캠핑을 위해 SUV 단기렌터카를 빌리는 경우도 많다. 국내 렌터카업계에서도 이런 추세를 고려해 SUV 모델을 추가 확보해나가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기능적인 측면까지 보강됐는데 SUV를 사지 않을 이유가 없다"면서 "SUV는 세단보다 실패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인식돼 업체들도 SUV로 신차몰이를 이어갈 구상"이라고 말했다.
올해는 소형 SUV 활약이 기대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5년 만에 코나 2세대를 출시했다. 풀체인지(완전변경)로 승부수를 띄웠다. 동급 차종 대비 최고 수준의 출력, 동급 최초 19인치 휠, 연결된 수평형 LED 램프 등이 강점이다. BMW는 오는 4월 첫 소형 전기 SUV '뉴 iX1'을 출시한다.
포르쉐, 폴스타와 같은 브랜드에서도 SUV 모델 생산에 속도를 낸다. 포르쉐는 지난해 카이엔과 마칸으로 재미를 봤다. 폴스타는 올해 4분기께 첫 전기 SUV '폴스타3'를 시장에 판매, 향후 준중형 SUV '폴스타4'도 출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