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국내 자동차 시장의 판매 감소세가 지속됐다. 국내 완성차 업체의 내수 판매량이 140만대를 밑돈건 2013년 이후 처음이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내수 판매 감소에 주요한 영향을 미쳤다. 다만 이 상황 속에서 친환경차, 수입차 판매 증가 현상은 두드러졌다. 지난해 자동차 판매 분석과 올해를 전망해본다. [편집자]
친환경차 질주는 2022년에도 계속됐다. 국내 자동차 판매량은 감소했지만 친환경차 판매량은 40만대 고지를 넘어섰다. 국내에서 판매된 신차 4대 중 1대는 친환경차였다.
친환경차 강자는 하이브리드였다. 전기차 판매량도 매년 빠르게 급증하면서 그 격차를 좁혀나가고 있다. 또 다른 친환경차인 수소전기차의 판매량은 연간 기준 처음으로 1만대를 넘어섰다.
매년 질주하는 친환경차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친환경차 내수 판매량은 40만6634대로 전년동기대비 28.3% 증가했다. 이는 2021년 친환경차 연간 판매량(34만7738대)을 뛰어넘는 수치다. 아직 12월 친환경차 판매량은 집계되지 않았다.
친환경차 판매량은 10여년 전부터 매년 증가했다. 2012년 2만대 선에 머물렀던 친환경차 판매량은 10년 사이 20배 가까이 뛰었다.
자동차 내수 시장에서 친환경차가 차지하는 비중도 매년 높아지고 있다. 지난 1~11월 자동차 판매량에서 친환경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26.5%로 전년동기대비 6.3%포인트(p) 상승했다. 지난해 판매된 신차 4대 중 1대가 친환경차였던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작년에도 계속된 친환경차 세제혜택에 힙입어 판매량이 전년대비 증가했다"며 "전기차, 하이브리드 등 친환경차 모델이 다양화되는 것도 판매량 증가의 주요인"이라고 말했다.
올해도 친환경차 세제혜택은 계속된다. 정부는 친환경차에 대한 개별소비세와 취득세 감면을 2년(2024년 말) 더 연장했다. 감면 한도는 하이브리드 100만원, 전기차 300만원, 수소전기차 400만원이다. 하이브리드 구매자에게 취득세를 2년 더 면제(최대 40만원)하는 법안은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이다.
전기차, 격차 좁히는 중
친환경차는 크게 하이브리드(HEV), 전기차(EV),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수소전기차(FCEV)로 구분된다. 현재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는 친환경차는 하이브리드다. 2018년 하이브리드가 친환경차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5%에 달했다.
하지만 그 비중이 매년 하락하는 추세다. 지난해 1~11월 친환경차 판매량에서 하이브리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57.4%로 전년동기대비 5.8%포인트 감소했다. 하이브리드 판매량은 2020년 16만대→2021년 22만대→2022년(1~11월) 23만대 등 매년 증가했음에도 전기차 판매 증가 속도가 더 가팔랐기 때문이다.
지난해 1~11월 전기차 판매량은 15만1322대로 전년동기대비 68.2% 급증했다. 전기차는 2019년 3만2052대→2020년 4만6197대→2021년 9만6666대 등 매년 급증하는 추세다.
또 다른 친환경차인 수소전기차는 올 연간 판매량이 처음으로 1만대를 넘어설 전망이다. 산업부에 따르면 지난 1~11월 국내에서 판매된 수소전기차는 9718대다. 지난 12월 현대차의 수소전기차 넥쏘의 판매량(446대)을 포함하면 1만대를 넘어선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는 수소전기차는 넥쏘가 사실상 유일하다.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전기차 브랜드는 현대차였다. 현대차의 지난해 국내 전기차 판매량은 7만372대로 전년동기대비 65.8% 증가했다.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전기차 모델도 현대차의 아이오닉5(2만7399대)였다.
기아는 지난해 국내에서 전기차 4만9419대를 판매하며 그 뒤를 이었다. 이는 전년동기대비 70.4% 증가한 수치다. 기아에서 지난해 가장 많이 판매된 전기차는 EV6로 2만4852대가 판매됐다. 전년과 비교하면 판매량이 2배 넘게 뛰었다.
수입차 브랜드의 전기차 판매량도 전년동기대비 급증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수입차 브랜드의 전기차 내수 판매량은 2만3202대로 전년동기대비 265.9% 증가했다. 이 협회가 미집계한 테슬라의 전기차 판매량(카이즈유 데이터 근거)은 1만4571대로 전년동기대비 18.2%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판매가 늘곤 있지만 중국, 유럽, 미국 등과 비교하면 아직 좀 늦다"며 "판매 증가 추세를 이어가기 위해선 전기차 인프라 구축 등도 함께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시리즈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