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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결산]①국산 내수 140만대선 무너졌다

  • 2023.01.19(목) 07:00

9년만에 내수 판매 최저치 기록
반도체 수급난 탓…올 해소 기대
내수판매 소폭증가로 이어질 듯

2022년 국내 자동차 시장의 판매 감소세가 지속됐다. 국내 완성차 업체의 내수 판매량이 140만대를 밑돈건 2013년 이후 처음이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내수 판매 감소에 주요한 영향을 미쳤다. 다만 이 상황 속에서 친환경차, 수입차 판매 증가 현상은 두드러졌다. 지난해 자동차 판매 분석과 올해를 전망해본다. [편집자]

지난해 국내 완성차 업체의 내수 판매량이 전년대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지속된 탓이다.

다만 내수 판매 부진 속에도 국내 소비자들의 RV(레져용 차량) 선호 현상은 지속됐다.  

업계에선 올해 자동차 내수 판매량이 기저효과에 힘입어 소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물론 경기 둔화로 인한 소비 감소, 고금리 기조 지속 등 변수도 상존한다. 

 2013년 이후 최저치

/그래픽=비즈니스워치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2022년 국산차(현대차, 기아, 한국지엠, 쌍용자동차,르노코리아자동차, 타타대우) 내수 판매량은 139만5297대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동기(144만786대) 대비 3.2% 감소한 수치이며 2013년(138만4000대) 이후 가장 낮은 판매량이다.

판매량이 감소한 주된 이유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다. 업계에선 반도체 수급난이 작년 상반기 정점을 찍은 뒤 하반기부터 조금씩 완화되고 있다는 의견이다. 실제 작년 하반기(72만2793대) 판매량은 상반기(67만2504대)대비 7.5% 더 많았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수급난이 가장 심했던 시기는 2021년 하반기부터 2022년 상반기까지다"며 "현재 수급난이 완화됐지만 완전 해소된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국내 완성차 브랜드 6사 중 판매량이 증가한 곳은 기아와 쌍용차 두 곳이었다. 기아의 지난해 내수 판매량은 54만1068대로 전년동기대비 1.1% 증가했다. 이 기간 쌍용차의 내수 판매량은 6만8666대로 전년동기대비 21.8% 급증했다.

특히 쌍용차는 토레스 신차효과를 톡톡히 봤다. 토레스는 지난해 7월 출시된 이후, 약 5개월여 간 2만2484대가 판매됐다. 이는 지난해 쌍용차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렉스턴 스포츠의 연간 판매량(2만5905대)과 맞먹는 수준이다. 신차 효과에 힘입은 쌍용차는 지난해 마이너 3사(쌍용차, 르노코리아, 한국지엠) 중 가장 많은 내수 판매량을 기록했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작년 내수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차량은 단연 현대차였다. 하지만 현대차의 지난해 내수 판매량은 68만8884대로 전년동기대비 5.2% 감소했다. 현대차의 내수 판매량이 70만대를 밑돈 건 2017년(68만7380대) 이후 5년 만이다. 

국내 내수 시장에 입지가 가장 좁아진 곳은 한국지엠이었다. 이 회사의 지난해 내수 판매량은 3만7237대로 전년동기대비 31.4% 급감했다. 

한국지엠은 내수 시장 부진을 수출로 만회했다. 한국지엠의 지난해 해외 판매량은 22만7638대로 전년동기대비 24.6% 증가했다. 이 회사의 국내·외 판매량은 26만4875대로 전년동기대비 11.7% 증가했다. 

르노삼성코리아 역시 국내 판매 부진을 수출을 통해 상쇄했다. 이 회사의 내수 판매량은 5만2621대로 전년동기대비 13.9% 감소했다. 하지만 이 회사의 해외 판매량은 11만7020대로 전년동기대비 63.3% 급증했다. 해외 판매 호조에 총 판매량은 16만9641대를 기록하며 전년동기대비 27.8% 증가했다. 

RV 선호도 뚜렷

기아의 쏘렌토. /사진=기아 제공.

국내 소비자들의 RV 선호 현상은 분명됐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작년 1~11월 RV(레져용 차량) 내수 판매량은 64만603대로 전년동기대비 4.2% 증가했다. 판매 비중은 60.8%를 기록하며 전년동기대비 4.9%포인트 상승했다. 작년 12월 RV 판매량은 아직 집계되지 않았다. 

RV 강자는 기아였다. 기아의 지난해 RV 판매량은 29만2425대로 전년동기대비 10.7% 증가했다. 이는 현대차 RV 판매량(21만3710대)보다 많은 수치다. 

현대차를 제외한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내수 판매 1위 차종은 모두 RV였다. 기아의 지난해 국내 판매 1위 모델은 쏘렌토로 6만8902대가 판매됐다. 쌍용차의 렉스턴 스포츠(2만5905대), 르노코리아의 QM6(2만7440대), 한국지엠의 트레일블레이저(1만4561대) 등 각 완성차 브랜드의 내수 판매량 1위 차종은 RV였다. 현대차의 내수 판매 1위 차종은 상용차 포터로 9만2411대가 판매됐다. 

업계에선 국내 소비자들의 RV 선호 현상이 올해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미래자동차공학부 교수는 "과거 세단의 장점이라 할 수 있는 정숙성, 승차감 등을 RV가 흡수했고 실용성 면에서도 더 장점을 갖춘 상황"이라며 "당분간 국내 소비자들의 RV 선호 현상은 유지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2023년 내수 소폭 증가

올해 국내 완성차 업체의 내수 판매량은 소폭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국내 완성차 업체의 내수 판매량은 142만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기 수요가 어느 정도 있고 작년의 기저효과까지 고려하면 내수 판매가 나쁘진 않을 것"이라며 "올해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기대 중이다"고 전했다. 

다만 변수도 있다. 국내 경기 침체로 소비 심리가 얼어붙을 여지가 있어서다. 현재 고금리 기조가 계속된다면 차량 출고를 대기 중인 고객들 계약 취소가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 둔화로 인한 소비 감소보다 현재 가장 큰 걱정은 고금리"라며 "차 출고 시점에 정해지는 할부 금리가 계약 시점 때보다 높아지면서 차량 주문을 취소하는 고객들이 이어지고 있는 게 현재 상황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에 대응하고자 완성차 업체들은 현재 기준금리를 기준으로 할부 금리 프로모션을 내놓는 등 다양한 판촉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올해 자동차 시장이 어떨지는 조금 더 두고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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