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사이언스가 백신 인프라가 미흡한 해외 국가에 연구개발(R&D) 및 생산 기반을 구축할 파트너십을 제안했다. 이를 통해 자체 개발 백신의 해외 판로를 마련, 글로벌 진출에 속도를 내겠다는 목표다.
27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은 25일(현지 시각)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2023 리야드 글로벌 메디컬 바이오테크놀로지 서밋'(리야드 서밋)에 참석했다. 이날 안 사장은 글로벌 파트너십을 통한 넥스트 팬데믹 대비를 주제로 세션 발표를 진행했다.
리야드 서밋은 미국, 유럽 등 전 세계 주요 바이오 업계 관계자가 모여 바이오산업의 전망과 투자 전략 등을 공유하는 바이오 행사다. 이번 행사엔 화이자, 모더나, 아스트라제네카 등 글로벌 제약사(빅파마)가 참석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이번 행사의 연사로 참여했다.
안 사장은 중동 지역에 SK바이오사이언스의 백신 R&D 및 생산 역량을 이식하기 위한 파트너십을 제안했다. 그는 "SK바이오사이언스는 그동안 쌓아온 백신 연구개발 및 생산 경험과 노하우를 필요로 하는 국가에 이식해줄 수 있다"면서 "대상 국가가 글로벌 이니셔티브를 바탕으로 자금과 인적 자원, 의약품 개발 제조 전반을 지원한다면 양자 간 파트너십 구축이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안 사장은 이를 통해 평상시엔 해당 지역 내 백신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바이러스 대유행 상황에선 빠르게 팬데믹 백신 생산 체계로 전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팬데믹으로 인한 인명 피해와 경제적 손실, 국가 시스템의 위기를 경험한 만큼 국가 안보 차원에서 백신의 자급화를 생각할 때"라며 "이는 각국 정부의 강력한 의지와 헌신, 참여 기관에 대한 합리적인 보상이 있어야 가능해진다"고 강조했다.
또 글로벌 파트너십으로 자체 개발한 백신의 해외 판로를 마련하고 해외 진출에 속도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앞서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해 11월 백신 사업 강화 △세포∙유전자치료제(CGT) 및 차세대 플랫폼 기술 확보 등을 골자로 한 지속가능 성장 전략 'SKBS 3.0'을 공개한 바 있다. 지난해 6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조건부 품목허가를 획득한 자체 개발 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멀티주(이하 스카이코비원)'의 매출 부진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이번 파트너십 제안 역시 지속가능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안 사장은 "글로컬라이제이션(Glocalization) 사업은 기술력이나 인프라가 부족한 국가의 백신 공급 불균형 문제 해소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자체 개발한 백신의 새로운 판로를 개척하는 데도 도움을 줄 것"이라며 "현재 사우디를 포함한 중동, 동남아 등 다양한 국가에서 구체적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