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에 대한 중요성은 커지고 있지만 여전히 우리는 엄청난 양의 탄소를 내뿜고 있어요. 지난해 전 세계의 이산화탄소(CO₂) 배출은 36.8기가톤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죠. 특히 에너지 발전 과정에서 배출되는 탄소량이 엄청난데요. 세계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의 86%가 에너지 부문에서 발생하고 있어요.
결국 탄소 중립을 위해선 에너지 생산 과정 자체가 친환경적이어야 한다는 것이죠. 글로벌 기업들은 이 같은 흐름에 맞춰 친환경 에너지를 생산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어요. 그중 하나가 '수소혼소가스터빈'이에요.
이번 테크따라잡기에서는 수소혼소가스터빈에 대해 알아보도록 할게요. 보다 자세한 설명을 위해 포스코그룹, 한화, 두산에너빌리티의 자료를 참고했어요.
'수소혼소터빈' '수소터빈' 뭘까
수소혼소가스터빈을 설명하기 앞서 가스터빈부터 간단히 짚고 갈게요. 가스터빈은 높은 압력과 온도의 가스를 견디며 전기 생산에 필요한 고속의 회전운동을 하는 장치에요. 특히 전기 생산과정에서 1500~1700℃의 고온을 견뎌야 하기 때문에 특수 합금 제조, 정밀 주조와 관련된 고난도 기술이 요구되죠. 가스터빈은 약 4만여개 이상의 기계 부품으로 구성돼 있는데요. '가스터빈은 압축기, 연소기, 터빈으로 이뤄져 있다' 정도만 알고 있으면 돼요.
가스터빈이 작동되기 위해선 가장 먼저 공기가 흡입돼야 하죠. 흡입된 공기는 분자가 압축되는 과정을 거쳐요. 이 과정에서 온도는 상승하고 공기압은 증가하죠. 압축된 공기는 연소실로 이동하게 되는데요. 고압 고온의 공기와 연소기에 분사된 연료가 만나 연소가 이뤄지게 돼요. 이 과정에서 블레이드가 3000RPM(1분 동안 몇번 회전하는지 나타내는 단위) 이상 속도로 돌아가면서 기계에너지를 발생시키고요. 이 기계에너지를 다시 전기에너지로 변환해 전기가 생성되는 것이죠.
수소혼소가스터빈도 이러한 원리에 의해 작동돼요. 다만 일반 가스터빈과 차이가 있다면 연소기에 수소혼소를 넣는다는 것이죠. 혼소란 혼합연소의 줄임말로 수소와 다른 원료를 섞는다는 뜻이에요. 보통 수소혼소가스터빈은 수소와 액화천연가스(LNG)를 섞어요.
업계 관계자는 "가스터빈의 연소기를 통해 어떤 연료를 넣느냐에 따라 수소혼소가스터빈이 될 수 있고 다른 가스발전터빈이 될 수 있는 것"이라며 "기존엔 LNG를 이용해 가스터빈을 돌려 전기에너지를 생산하는 식"이라고 말했어요.
'수소를 얼마나 섞느냐'에 따라 배출되는 탄소량이 달라지겠죠. 수소는 에너지 생산과정에서 탄소를 배출하지 않으니깐요. 100MW(메가와트급)급 LNG 가스터빈을 가동하면 연간 약 47만톤(t)의 탄소가 배출되는데요. 수소를 약 35% 혼소하면 기존대비 탄소배출량이 14% 감소해요. 수소비율이 70%가 되면 기존대비 40%이상 감소하죠.
'수소혼소가스터빈도 탄소 배출을 하니까 결국 친환경적이지 않네?'라고 생각할 수 있어요. 업계에서도 수소혼소가스터빈을 완전한 친환경 에너지 생산 수단이라고 보지 않아요. 기업들 역시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수소터빈을 만드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죠. 하지만 수소가스터빈을 개발하는 데는 좀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여요. 수소혼소터빈은 그 중간 단계로 보는 것이죠.
경제적인 측면도 고려해야돼요. 현재 100% 수소로 가동되는 수소터빈이 개발됐더라도 상용화가 될 수 없어요. 수소 가격 자체가 굉장히 비싸기 때문인데요. 원료인 수소 가격이 비싸면 전기료가 크게 뛰어오를 수 밖에 없고요. 현재 수소가 전 세계 발전량의 0.2%밖에 불과한 이유이기도 해요.
업계 관계자는 "궁극적으로는 연소기에 수소를 넣는 것이 목표이긴 하지만 현재는 (수소의 생산 단가가 비싸) 경제성 면에서 떨어지는 상황"이라며 "수소혼소가스발전은 완전한 탄소중립을 가기 위한 중간 단계다"고 말했어요.
이어 "수소혼소가스발전터빈은 기존 노후화된 가스터빈을 수소 혼소 발전 방식에 맞게 개조해 설비 수명까지 늘릴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고 덧붙였어요.
미국, EU, 일본도 수소터빈 개발 한창
수소혼소발전가스터빈은 현재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어요. 미국, 유럽, 일본 등 주요 선진국이 수소혼소프로젝트를 진행 중에 있고요. 이 국가들 역시 수소혼소발전은 완전한 탄소중립을 이루기 위한 과정일 뿐 궁극적인 목표는 수소가스발전터빈을 만드는 것이죠.
미국은 1조6000억원의 수소 기금 중 11%를 수소터빈발전 연구개발(R&D)에 배정했어요. 2021년 11월은 오하이오주에서 수소혼소실증에 돌입했고요. 유럽은 주요 기업들이 65~80MW급 수소 혼소 실증 평가를 완료했어요. 일본은 정부 차원에서 2030년까지 수소 기반의 발전설비 1GW(기가와트)를 보급해 발전연료로서 수소 투입량을 30만톤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에요.
우리나라 기업들도 수소혼소가스터빈 시장에 뛰어든 상황인데요. 이 사업에 뛰어든 주요 기업은 포스코그룹, 한화임팩트, 두산에너빌리티 등이 대표적이에요. 정부 역시 기업들의 기술개발에 적극적으로 돕겠다는 입장이에요.
포스코그룹이 보유한 발전소 설비 전체 용량은 약 6.5GW인데요. 포스코인터내셔널(에너지부문)은 현재 인천 지역에 약 3.4GW의 LNG발전소를 운영중인데 그중 3,4호기 발전기를 수소혼소발전기로 대체할 계획이래요. 현재 개발 중인 수소혼소발전은 최대 50%까지 수소혼소가 가능할 것으로 보여요. 향후 발전터빈 기술사와 협력해 2027년 3, 4호기, 2035년 9호기까지 수소혼소발전을 적용 확대할 계획이에요.
한화임팩트는 한국서부발전과 협약을 체결하고 80MW급의 노후 가스터빈을 대산 공장으로 옮겨 수소혼소 기술을 적용하는 실증 연구를 진행 중이에요. 수소혼소율을 최대 55%까지 적용할 계획으로 올해 실제 상업발전 중인 120MW급 가스터빈 1기에 수소혼소 발전을 적용할 계획이에요. 앞으로 수소혼소율을 최대 70%까지 끌어올리는 실증 사업 추진을 위해 국내 10개 회사와 손잡고 기술협력을 진행할 계획이래요.
두산에너빌리티는 현재 한국기계연구원과 '300MW급 수소혼소친환경 연소기 개발'을 국책과제로 수행 중인데요. 작년 8월 30% 수소혼소 시험에 성공한데 이어 올해 50% 수소 혼소 시업에 돌입할 계획이에요. 2026년까지 수소전소터빈용 연소기 개발을 완료하고 2027년 380MW급 수소전소터빈 개발을 목표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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