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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성 낮아진 코오롱인더, 신사업 투자 늘린다

  • 2023.05.09(화) 17:36

1Q 실적 주춤한 코오롱인더
수소·이차전지사업 투자가속

/그래픽=비즈워치

코오롱인더스트리(코오롱인더)가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주력 제품들의 수요 감소로 올해 1분기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화학 사업은 수익성 개선에 성공했지만, 주력 사업인 타이어코드와 필름·전자재료 부문의 부진이 뼈아팠다. 코오롱인더는 수소와 이차전지 등 성장성이 밝은 사업에 투자를 확대하고, 미래 수익성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주춤한 1분기

9일 코오롱인더는 올해 1분기 매출 1조2292억원, 영업이익 289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8%, 55.1% 줄어든 수치다. 

코오롱인더스트리 실적 / 그래픽=비즈워치

나영일 코오롱인더 재무담당 상무는 이날 열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전화회의)에서 "필름·전자재료 부문이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했고, 패션 신규 브랜드 론칭에 따른 마케팅 비용 증가로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도 67.8%(598억원) 줄어들었다. 영업이익 감소와 더불어 금리 인상으로 금융비용이 늘어난 영향이다. 

사업부문별로 살펴보면 타이어코드와 아라미드 중심의 산업자재 부문이 매출 5835억원, 영업이익 347억원을 기록했다. 산업자재 부문 매출은 전체의 47.4%를 차지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 사업별 영업이익 / 그래픽=비즈워치

코오롱인더에 따르면 아라미드는 견조한 실적을 유지했으나 자회사인 코오롱글로텍 판매량이 감소하면서 매출이 하락했다. 영업이익은 타이어 시장 위축으로 핵심 원재료인 타이어코드 수요가 줄었고, 환율까지 하락하면서 감소했다.

나 상무는 "신차 수요가 지난 4분기 이후 하락하며 코오롱글로텍 판매량이 감소한 데다, 경기침체 우려에 따라 타이어코드 수요가 감소하며 산업자재 부문 실적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차량용 반도체 수급 정상화로 OE타이어(신차 장착용 타이어) 시장이 개선돼 타이코드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본다"며 "다만 OE타이어 시장은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30%에 불과하기 때문에 실질적인 실적 회복을 위해선 RE타이어(교체용 타이어) 회복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화학 부문은 작년 1분기 대비 56.5% 증가한 169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전 분기와 비교해도 35.2% 늘었다. 이는 석유수지의 수출운임 하락과 에폭시수지의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수익성이 개선된 덕분이다. 다만 매출은 유가 하락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8% 감소한 2214억원을 기록했다.

필름·전자재료 부문은 영업손실 244억원을 거두며 4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전자·디스플레이 등 전방산업 침체로 원자재인 필름 수요가 부진했던 영향이다. 다만 일회성 비용이 포함됐던 직전분기(영업손실 431억원)에 비해선 적자폭을 줄였다. 

코오롱인더 관계자는 "MLCC(적층세라믹콘덴서), 편광필름 등 전자재료용 필름 시장은 소폭 회복했지만, 수요가 본격적으로 회복되는 시기는 올해 하반기 이후로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패션 부문은 매출 2792억원, 영업이익 5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작년 1분기 대비 4.8%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신규 패션 브랜드 출시에 따른 마케팅 비용 증가로 63.6% 감소했다. 

미래 성장동력 확보 나섰다

코오롱인더는 수익성 개선을 위해 전기차용 타이어, 방탄복 용도로 수요가 급증한 아라미드 생산량을 높이고 있다. 내년 양산을 목표로 아라미드 생산량을 현재 7500t(톤)에서 1만5000t으로 늘릴 계획이다. 현재 사전 마케팅 활동을 통해 1만5000t 중 약 63% 정도의 수주를 확보한 상태다. 

김경태 코오롱인더 경영관리담당 상무는 "아라미드 사업은 전방시장 상황에 맞춰 중장기 사업 계획과 제품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다"며 "연말까지 프리마케팅(Pre-marketing) 활동을 통해 내년 가동과 동시에 설비를 전부 가동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차세대 성장동력 확보에도 나섰다. 코오롱인더가 가장 먼저 주목한 미래 성장동력은 수소 사업이다. 이 회사는 지난 2020년부터 수분제어장치와 전해질막(PEM) 등 수소전지 핵심 부품을 생산하고 있다. 내년엔 수소연료전지 원가의 약 40%를 차지하는 막전극접합체(MEA) 양산에 나설 계획이다. MEA는 수소연료전지에서 전기를 발생시키는 장치다.

코오롱인더는 이차전지 분야 투자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 리튬메탈 음극재 제조 업체인 니바코퍼레이션에 100억원을 투자해 2대주주에 올랐다. 리튬메탈은 기존 흑연·실리콘을 대체할 음극재 소재로 관심을 모은다. 코오롱인더에 따르면 리튬메탈을 사용한 음극재는 사용하면 흑연과 실리콘을 사용한 제품보다 가볍고, 더 높은 에너지 밀도를 확보할 수 있다.

음극재 소재 외에 코오롱인더가 주목한 이차전지 사업는 폐배터리 재활용 분야다. 코오롱인더는 지난달 이차전지 재활용 업체인 알디솔루션에 45억원을 투자하고 2대 주주가 됐다. 알디솔루션은 폐배터리에서 리튬·니켈·코발트 등 금속을 선택적으로 회수하는 중저온 건식 공정을 보유한 업체다.

지난 25일 서울시 마곡동 코오롱 원앤온리타워에서 열린 전략적 투자 계약 체결식에서 김영범 코오롱인더스트리 대표이사(왼쪽)와 손일 알디솔루션 대표이사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사진=코오롱인더스트리

배터리 재활용 사업은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높은 분야로 꼽힌다. 전 세계적으로 배터리 사용량이 늘자, 수명이 끝난 배터리에서 니켈·코발트 등 희귀 광물을 추출하는 재활용 사업도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어서다. 배터리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는 전 세계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은 2030년 약 60조원, 2040년 약 200조원 수준까지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상무는 "이차전지 시장가 차세대 먹거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며, 후발주자지만 이차전지분야 기술 혁신을 보유한 업체에 대해 계속 정보를 수집한다면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아직 신사업과 관련된 추가 투자는 결정된 바 없지만, 이차전지 분야 지분 투자와 M&A(인수·합병)는 지속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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