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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배터리 성장에 'K-분리막'도 뜬다

  • 2023.07.03(월) 16:35

배터리 3사 분리막 수요, 2030년 100억불 성장 예상
분리막기업 의존도↑…SKIET·LG화학·WCP 수혜 전망

/그래픽=비즈워치

전기차 배터리의 폭발적 성장에 따라 국내 분리막 기업에 대한 성장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분리막 사업은 진입 장벽이 높아, 이미 시장에 진출해 있는 국내 기업이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분리막 韓 의존도 높아진다 

3일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는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SK온·삼성SDI)의 금액 기준 분리막 수요가 올해부터 연평균 17%씩 성장해 오는 2030년 100억달러(약 13조900억원)를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SK온과 삼성SDI에 각각 분리막을 공급하는 이차전지 분리막 생산기업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와 더블유씨피(WCP)가 글로벌 분리막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SK이노베이션 자회사이다. 

국내 배터리 3사, 분리막 수요 전망치 /자료=SNE리서치

SNE리서치 측은 "국내 분리막 기업인 SKIET와 더블유씨는 국내외 배터리 제조사로부터 분리막 추가 수주 가능성이 높아 성장세가 매우 가파를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는 분리막 사업의 진입장벽이 높기 때문이기도 하다. 분리막은 리튬이온배터리의 4대 핵심 소재(양극재·음극재·전해질·분리막) 중 하나다. 배터리 내부에서 양극과 음극이 접촉하지 않도록 물리적으로 분리하는 역할을 한다. 배터리 화재나 폭발을 막아주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만큼, 전기차용 분리막 생산은 승인 절차가 까다롭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전기차용 분리막의 공급업체 변경을 위해선 완성차 업체의 승인까지 최소 4년여 기간이 필요하다. 이미 시장에 진출한 업체들이 유리한 입지를 차지한 이유다.

다른 배터리 소재에 비해 수익성 창출에도 유리하다. SNE리서치 측은 "주요 원료가 석유화학 범용 수지인 양극재, 음극재, 전해액과 달리 분리막의 원료는 폴리에틸렌(PE) 또는 폴리프로필렌(PP)으로 원료 가격 변동에 민감하지 않다"며 "오히려 세라믹, 알루미나 등의 코팅을 통해 원재료 대비 높은 부가가치 및 수익성을 창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K-분리막' 성장 기대감↑

높은 진입장벽으로 신규 분리막 제조사가 나오기 힘든 만큼, 글로벌 배터리 제조사들의 국내 분리막 기업에 대한 의존도는 빠르게 높아질 전망이다. 실제 국내 배터리 3사는 SK아이이테크놀로지와 더블유씨에 지속적으로 증설을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SK아이이테크놀로지의 경우 지난달 북미 고객과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지난달 2일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북미 및 기타 해외 지역에서 이차전지용 분리막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한 바 있다. 계약 금액과 계약 상대 등은 밝히지 않았지만, 공시 기준 금액이 연 매출의 2.5%라는 점을 고려하면 계약 금액은 최소 146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의 지난해 매출액은 5858억원이다. 

SKIET 폴란드 공장 전경 /사진=SKIET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폴란드 생산기지의 증설도 꾸준히 진행 중이다. 지난 2021년부터 폴란드 분리막 생산 1공장에서 양산을 시작해 현재 연산 3억4000만㎡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췄다.

이어 올해 중 쌍둥이 공장인 2공장도 가동에 돌입하며, 3·4공장은 각 4억3000만㎡의 생산 규모로 내년 말 양산 예정이다. 4공장까지 완공되면 SK아이이테크놀로지의 분리막 생산능력은 15억4000만㎡에 달해, 단일 공장 기준 세계 최대 규모를 달성하게 된다. 이는 전기차 약 205만대에 들어가는 배터리 분리막 생산 규모다.

더블유씨피의 경우 삼성SDI의 배터리 생산 기지가 자리한 헝가리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코트라 부다페스트무역관에 따르면 지난해 아시아 국가의 헝가리 총 투자금액(28억 유로, 약 3조9900억원) 중 25%가 넘는 7억2000만유로(약 1조260억원)를 더블유씨피에서 투자했다. 더블유씨피는 오는 2024년 연간 최대 12억㎡ 규모의 분리막 필름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뒤늦게 분리막 생산 사업에 뛰어든 LG화학은 일본 도레이와의 합작을 통해 활로를 찾았다. LG화학은 분리막 사업 확장을 위해 지난 2021년 일본 도레이와 손잡고 헝가리에 분리막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도레이의 분리막 필름 생산 기술과 LG화학의 분리막 코팅 기술을 결합해 경쟁력을 높였다는 설명이다. 올해 안에 가동을 시작해 오는 2028년까지 연간 생산능력 8억㎡를 확보할 계획이다. 

이동욱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도레이와 합작한 분리막 원단 라인은 올해 상업 생산에 들어가 LG에너지솔루션 폴란드 공장 및 유럽 배터리 업체에 공급될 전망"이라며 "내년 말 지분 20%를 매입하면 내후년부터 분리막 실적도 연결 실적에 편입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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