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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워치]두산로보틱스. '실탄 4000억' 어디에 쓰나

  • 2023.09.30(토) 13:00

상장 자금 대부분 '미래'에 방점
류정훈 대표 "내년 흑자 전환 가능"

/그래픽=비즈워치

두산로보틱스는 올해 예정된 IPO(기업공개) 시장에서 꾸준한 관심을 받아온 곳이다. 최근 실시한 공모 청약에서는 청약 증거금이 33조원 넘게 몰리며 흥행 몰이에도 성공했다. 두산로보틱스는 오는 5일 코스피 시장에 전격 입성하게 된다. 

두산로보틱스는 이번 상장 과정에서 확보한 자금을 활용해 몸집 불리기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 인수, R&D(연구개발) 비용 확대 등에 대부분의 자금이 사용될 예정이다. 두산로보틱스는 이번 상장 자금을 발판 삼아 글로벌 종합 로봇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다. 

4000억원 실탄 장전…어디에 쓰나

두산로보틱스는 지난 19일 수요예측 결과를 반영해 공모가를 주당 2만6000원으로 확정했다. 이번 상장은 100% 신주 발행(1620만주) 방식이다. 두산로보틱스는 이 과정에서 총 4162억원을 확보하게 된다.

상장을 통해 조달한 자금 대부분은 인수자금에 투입된다. 두산로보틱스의 투자설명서에 따르면 타법인 증권 취득 자금에 285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특히 AMR(자율주행로봇), AI(인공지능) 사업을 영위 중인 기업들을 눈여겨 보고 있다. 두산로보틱스의 주력 사업 부문인 협동로봇과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구개발(R&D) 비용도 대폭 늘린다. 두산로보틱스는 지난 3년간 매출액의 14~34% 가량(50억~80억원)을 R&D 비용에 투입해왔다. 통상 기업들이 매출액의 2~5%를 R&D 비용에 투입한다는 것을 감안하면 매우 높은 수준이다.

두산로보틱스는 향후 4년 간(2023~2026년) R&D 비용에 총 451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세부적으로는 △2023년 60억원 △2024년 130억원 △2025년 140억원 △2026년 121억원이다. 

두산로보틱스 관계자는 "현재 4개 라인업 13개 모델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글로벌 협동로봇 제조사 중 최다"라며 "향후 추가로 4개 이상의 라인업을 신규로 구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공장 증설에도 나선다. 향후 협동로봇 수요가 대폭 증가할 것을 감안한 선제적 투자 차원으로 풀이된다. 이를 위해 총 31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현재 운영 중인 수원공장 증설과 제2공장을 신설해 2026년까지 연 생산 능력 1만1000대를 갖추겠다는 목표다. 두산로보틱스의 올해 기준 연 생산 능력은 3200대 수준이다. 

해외 사업 진출에도 더욱 고삐를 죌 계획이다. 두산로보틱스는 작년 5월 미국 법인을 설립한데 이어 내년에는 유럽 법인을 설립할 계획이다. 향후에는 일본, 동남아 등에도 해외 법인 설립할 계획도 갖고 있다. 두산로보틱스는 해외사업 추진, 마케팅 비용에 총 30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따따상' 기대해도 될까

두산로보틱스는 다음달 5일 코스피 시장에 전격 데뷔한다. 특히 상장 첫날 공모가의 가격제한폭이 최대 400%까지 가능한 만큼 향후 주가 흐름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두산로보틱스의 시가 총액은 공모가 기준 1조7000억원 수준이다. 

일단 증권가에서는 두산로보틱스의 향후 주가에 대해 낙관하고 있다. 로봇 사업이 신성장 분야로 기대받고 있는 만큼 주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협동로봇시장은 2030년까지 연 평균 35.1% 성장이 기대되며 2030년 시장 규모는 약 100억달러로 추정된다"며 "두산로보틱스의 2018~2022년 연평균 매출 성장률은 46.1%로 2040년 7600억원으로 성장이 전망된다"고 말했다.

서재호 DB금융투자 연구원도 "두산로보틱스 상장으로 로봇 생태계 확장, M&A를 통한 기술 고도화가 기대된다"면서 "시장 기대감을 고려하면 두산로보틱스의 상대적인 밸류에이션 매력이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다만 로봇 시장 성장과는 별개로 수익성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점은 과제다. 두산로보틱스는 회사 설립 이후, 단 한번도 흑자를 낸 적이 없다. 지난해에는 영업손실 132억원을 기록하면서 적자 규모가 전년 대비 60억원 가량 늘었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두산로보틱스의 올해 상반기 영업손실은 99억원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로봇 관련 사업이 향후 미래 성장성이 밝은 분야이긴 하지만 수익성 개선이 이뤄지지 않으면 (장기적 관점에서) 주식 보유 매력도는 떨어질 것"이라며 "이번 청약에 참여한 개인투자자들 대부분이 단기 차익을 노리고 공모에 참여한 만큼 상장 첫날에 예상만큼 주가가 오르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두산로보틱스는 내년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류정훈 두산로보틱스 대표는 "상장 공모자금을 투자금으로 사용해 규모의 경제를 이루는 것만으로 흑자 전환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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