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석유화학의 올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60% 이상 감소했다. 전방사업 부진 및 공급과잉으로 인한 저조한 성적이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주력 제품인 NB라텍스 시황이 악화하고, 자동차 판매 감소로 타이어용 합성고무 수요가 회복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원가상승·공급과잉 탓 판가 방어 제한적
금호석유화학이 3분기 매출 1조5070억원, 영업이익 841억원을 냈다고 3일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0.1%, 63.5% 감소한 수치다.
주요 사업 부문별로 살폈을 때, 이 기간 합성고무 부문은 매출과 영업이익으로 각각 5071억원, 15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2.7%, 84.1% 감소한 규모다. 전 분기 대비로는 매출 7.3%, 영업이익 54.4%씩 줄었다. 전방산업 수요 약세 및 공급사 경쟁 심화로 매출 대비 영업이익이 감소 폭이 훨씬 컸다.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전반산업 수요약세로 원가 상승 대비 판가 인상이 미흡해 수익성이 줄었다”며 “NB라텍스의 경우 공급업체 경쟁 심화로 수익성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합성수지 부문은 전년 동기 대비 흑자전환했으나, 이익률은 0.4%에 그쳤다. 수요 대비 시장 내 공급과잉으로 제품 가격 인상이 제한적이었다.
페놀유도체 부문은 영업손실 41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높은 원료 투입가에 따른 부정적 래깅효과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된다.
‘전기차 소재’ 신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
석유화학 업황 부진은 올해 4분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유가와 계절적 비수기가 관건이다.
현재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무력 충돌이 장기화되거나 확전될 경우 국제유가가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석유화학업계는 원유 정제 과정에서 발생하는 납사(나프타)를 가공해 제품을 생산하기에 유가가 상승이 원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아울러 통상적으로 4분기는 계절적 비수기로 알려진다. 정기보수와 고객사 재고조정 등이 예정돼 있다.
이에 금호석유화학은 제품별 포트폴리오를 강화해 수익성 개선을 추진할 방침이다. 전기차 소재를 중심으로 신사업 투자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전기차 배터리에 쓰이는 탄소나노튜브(CNT)와 전기차용 타이어로 주로 사용되는 고부가 합성고무에 힘을 싣는다.
증권가 일각선 금호석유화학이 올해를 바닥으로 실적 개선이 가능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신사업 전망도 긍정적이다.
강채희 KB증권 연구원은 “지난해부터 전기차용 타이어 고무 캐파가 늘고있고 향후엔 배터리 성능을 개선시키는 CNT 등을 기반으로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며 “올해 실적을 바닥으로 오는 2027년까지 영업이익 연평균 성장률 14.5%를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