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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강 느슨" 메일 한 달 뒤 포스코그룹 CEO 교체

  • 2024.12.24(화) 14:02

잦은 사고 포스코, 대표 10개월만 교체
그룹, 임원 규모 15%↓ 승진 규모 30%↓

포스코홀딩스(POSCO홀딩스)가 신상필벌의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올 들어 잦은 화재가 발생한 포스코의 수장을 선임 10개월 만에 교체한 것이다. 지난달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이 "연말이 다가오면서 근무 기강이 느슨해지고 집중력이 떨어져 사고가 발생한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고 경고한지 한 달 만에 그룹에 칼바람이 분 것이다.

/그래픽=비즈워치.

지난 23일 포스코홀딩스는 인사에서 임원 규모를 전년 대비 15% 축소했다. 승진 규모도 30% 이상 줄였다. 동시에 70년대생 젊은 리더를 대거 발탁하며 조직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었다. 

중요 계열사 7곳 대표가 물갈이됐다. △포스코 대표에 이희근 설비강건화TF팀장(부사장) △포스코이앤씨 대표에 정희민 건축사업본부장 △포스코퓨처엠 대표에 엄기천 에너지소재사업부장 △포스코DX 대표에 심민석 포스코 디지털혁신실장(상무) △포스코휴먼스 대표에 박승대 전 안전환경그룹장 △포스코HY클린메탈 대표에 오개희 포스코홀딩스 니켈·차세대사업팀 부장 △포스코IH 대표에 박부현 포스코IH 기술사업총괄실장 등이 선임됐다.

인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포스코다. 포항제철소에서 발생한 안전사고로 이시우 포스코 대표이사는 지난 2월 선임 후 10개월 만에 물러난다. 이희근 내정자는 포항제철소 선강담당 부소장, 안전환경본부장, 포스코엠텍 사장 등을 역임한 설비·안전 전문가다.

장 회장의 안전사고 무관용 원칙에 따른 조치다. 정 회장은 지난달 "생산과 판매, 공기에 차질이 발생하는 상황도 현장의 안전과는 타협할 수 없다"며 "특히 임원은 상황을 엄중히 인식하고 긴장감 속에서 업무에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포스코퓨처엠도 인사 한파를 피하지 못했다. 그룹의 배터리 소재 사업을 담당하는 포스코퓨처엠은 중국산 저가 제품 확산으로 위기를 맞았다. 2022년 60%에 달했던 세종 2공장 가동률은 15%까지 추락했다. 지난 3분기 영업이익 14억원으로 간신히 적자를 면했지만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420억원에 그쳤다.

실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유병옥 포스코퓨처엠 대표이사는 10개월 만에 일선에서 물러나게 됐다. 새롭게 선임된 엄 내정자는 포스코 철강기획실장, 포스코 마케팅전략실장 등을 역임한 전략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사진=포스코 제공.

포스코홀딩스는 조직도 개편했다. 기존 '총괄제(총괄-팀-담당)'를 '본부제(본부-실)'로 재편했다. 의사결정 단계를 간소화하기 위해서다.

새롭게 정비된 본부 체제는 △미래전략본부 △사업시너지본부 △재무IR본부 △기업윤리본부 △커뮤니케이션본부 △경영지원본부 등 6개 본부와 △미래기술연구원으로 구성됐다.

아울러 이번 인사에서 1970년대생 임원이 9명으로 전체 승진자의 60%를 차지했다. 세대교체 기조가 뚜렷하게 드러난 것이다. 특히 주요 계열사에서 1970년대생 리더들이 대거 발탁됐다. 

△박승대 포스코휴먼스 대표이사 내정자(1971년생) △오개희 포스코HY클린메탈 대표이사 내정자(1972년생) △박부현 포스코IH 대표이사 내정자(1970년생) △이지은 포스코 강건재가전마케팅실장(1972년생) △박성은 포스코 인사문화실장(1970년생) 등이 그 주인공이다.

포스코홀딩스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불확실한 경영 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추진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었다"며 "탄소중립, 안전 강화, 글로벌 확장 등 핵심 전략을 집중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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