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내년에 자기주식(자사주)을 태웁니다. 발행주식 수를 줄여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서죠. 자사주 소각 규모는 76만1000주.
이번 자사주 소각은 LG전자의 두 번째 기업가치 제고 계획입니다. 지난 10월 첫 번째 계획때 2030년 매출 100조 달성, 배당성향 20~25% 확대 등과 함께 자사주 소각이 예고됐죠. 두 달 만에 자사주 소각의 시기와 규모가 발표된 것입니다.
이번 계획에는 신규 자사주 매입은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기존에 LG전자가 보유한 자사주를 소각하겠다는 것입니다.
LG전자의 유통주식 수는 1억8006만5937주로, 이중 자사주는 76만7869주입니다. 자사주 비중은 0.4%에 머물죠.
LG전자는 이 자사주를 2004년부터 갖고 있습니다. 2004년 LG전자는 시장에서 자사주 75만주를 480억원에 사들였죠. 주당 6만4000원선입니다. LG전자는 이 자사주를 임직원 성과급으로 지급할 계획이었습니다.
이후 LG전자의 자사주는 2005년부터 2024년까지 76만주 대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자사주란 이름 그대로 회사 금고 속에 20년간 그대로 보관된 것이죠.
자사주 소각은 발행주식 수를 줄여 주당 가치를 높이는 대표적인 주주환원정책입니다. 하지만 이번 LG전자의 자사주 소각이 주당 가치를 높여줄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소각할 자사주 물량이 유통주식 수의 0.4%에 머물고 그마저도 20년 전에 매입한 자사주이기 때문입니다.
한국 기업의 '밸류업'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흐름입니다. 투자자들 사이에선 '국장 탈출은 지능순'이라는 자조 섞인 목소리가 나온 지 오래죠. 이번 정부도 정책적으로 '한국 기업 가치 제고 방안'을 추진하고 있죠.
현재 LG전자의 주가를 2004년 자사주 매입 시기와 비교하면 20년간 35% 정도 올랐습니다. 작년과 2004년 실적을 비교하면 매출은 3.4배, 영업이익은 2.8배 늘었죠.
LG전자는 지난 10월 1차 기업가치 제고 계획 때 '보유 자사주 소각'과 함께 '추가 자사주 매입'을 검토 대상에 올렸습니다. 내년에 자사주를 소각하고 나면 시장에서 새롭게 자사주를 사들일 수 있다는 얘깁니다. LG전자의 좀더 적극적인 밸류업이 필요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