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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이노텍, 카메라 '1등 DNA' 전장·기판에 심는다

  • 2024.03.21(목) 14:14

'광학 전문가' 문혁수 대표이사 선임
전장 부품 매출 5조 목표…체질개선 시동

21일 서울 마곡 본사에서 문혁수 LG이노텍 대표가 기자들과 질의응답 시간을 가지고 있다./사진=백유진 기자 byj@

LG이노텍이 새 대표이사와 함께 체질개선에 속도를 낸다. '광학 전문가'로 손꼽히는 문혁수 LG이노텍 대표는 카메라 모듈 시장에서의 '1등 DNA'를 성장 사업인 반도체 기판과 전장(자동차 전자부품) 사업에 이식해 '광학솔루션 쏠림'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복안이다. 특히 13조원에 달하는 수주 잔고를 바탕으로 향후 5년 내 전체 전장 부품 사업 매출을 5조원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1등 DNA 전파

문혁수 대표는 21일 오전 서울 마곡 본사에서 제48회 정기주주총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문 대표는 "모바일 시장에서의 경험을 확장해 반도체 시장과 자동차, 로봇 시장에서도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해 CEO로 취임된 것으로 안다"며 "이를 잘 만들어보려고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애플을 주요 고객사로 확보한 LG이노텍은 카메라 모듈 시장의 1위 사업자다. 광학솔루션사업에서의 성공 방정식을 바탕으로 FC-BGA(플립칩 볼그레이 어레이) 등 반도체 기판 및 전장부품사업도 1등으로 키워낸다는 게 문 대표의 취임 목표다.

특히 문 대표는 2009년부터 LG이노텍의 광학솔루션 개발실장, 연구소장 등을 역임하며 광학솔루션사업을 글로벌 1위로 키우는데 핵심적 역할을 한 장본인으로 꼽힌다. 2020년부터는 광학솔루션사업부장을 맡아 글로벌 스마트폰용 카메라 모듈 시장 1위 입지를 공고히 했고, CEO로 선임되기 직전까지는 CSO(최고전략책임자)로서 신사업 발굴 및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을 주도했다.

문 대표는 AI(인공지능)의 성장이 부품 회사의 사업 방향성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에 LG이노텍 역시 AI 흐름에 따라 변화가 예상되는 반도체·자동차·로봇 산업에 적극 참여한다는 계획이다.

문 대표는 "현재 AI와 함께 변화 많이 생기는 시점"이라며 "이제 빅플레이어와 부품회사로 협력해 생태계를 구축하고 관계를 잘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전장 부품 매출 5조원 목표"

특히 힘을 주는 분야는 전장 부품이다. 문 대표는 전체 전장 부품의 매출 목표를 5조원으로 내걸었다. 그는 "현재 부품 사업은 전장과 광학솔루션의 차량용 카메라로 나뉘어 있는데, 이를 합친 전체 전장 부품 매출이 2조원"이라며 "부품 사업의 수주 잔고가 13조원 정도 되기 때문에 이를 조금 더 올리면 가능한 목표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LG이노텍은 지난 2022년 차량용 카메라모듈 사업담당을 전장부품사업부에서 광학솔루션사업부로 이관한 바 있다.

전장 사업 매출 개선이 가시화될 경우 광학솔루션 사업으로 쏠린 사업 구조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기준 LG이노텍 광학솔루션 사업 매출은 17조2899억원으로 전체 매출(20조6053억원)의 83.9%에 달한다. 이에 비해 전장 사업의 매출은 1조5675억원, 기판 사업은 1조3221억원으로 각각 7.6%, 6.4%에 불과하다.

/그래픽=비즈워치

현재 LG이노텍은 기존 전장부품사업을 통해 축적해 온 글로벌 고객 신뢰도 및 생산역량을 바탕으로 글로벌 모빌리티 부품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워가고 있다. 모바일 분야에서 축적한 독보적인 카메라 모듈 기술 역량을 차량 카메라, LiDAR(라이다), Radar(레이더) 등 센싱 제품으로 확대 적용해 ADAS(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용 센싱 솔루션 글로벌 1위를 목표로 세웠다.

실제 LG이노텍은 지난 1월 대만 렌즈 기업인 AOE에 지분투자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광학솔루션사업에서 이뤄진 첫 지분 투자다. LG이노텍은 향후 외부 파트너십을 적극 확대해 경쟁우위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이와 함께 올해 멕시코 생산라인 증설 등을 통해 북미 완성차 시장 공략에 더욱 속도를 낼 방침이다.

주가 개선 기대감도

전장 사업과 함께 후발주자로 뛰어든 반도체 기판 사업에도 속도를 낸다. LG이노텍은 지난 2022년 FC-BGA 사업 신규 진출을 선언하고 LG전자로부터 구미4공장을 인수해 생산라인을 구축했다. 현재 구미4공장은 지난달 첫 양산을 시작해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문 대표는 "현재 구미4공장은 반도체 기판 양산을 시작했고 빠르면 올해 8월, 늦으면 11월 의미 있는 숫자가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특히 구미4공장은 전체 공정 과정에 AI가 적용된 최첨단 '드림 팩토리'다. LG이노텍은 이같은 디지털 제조 혁신이 FC-BGA 공정 시간 단축 및 안정적인 수율 관리 등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를 통해 FC-BGA 반도체 기판 사업에서도 1등 고객사를 확보하는 것이 LG이노텍의 목표다. 

문 대표는 광학솔루션 외 전장, 기판 사업 확대가 향후 주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문 대표는 "특정 고객과 많이 연결돼 있다는 인식이 많은데, 그렇다고 다른 사업이 성장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라며 "AI 관련해 성장할 영역들이 많아 조만간 가시적인 성과가 보이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되고 이런 모습이 나오면 주가로 연결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주총에서는 △재무제표 승인 건 △문혁수 CEO·박지환 CFO 등의 사내이사 신규 선임 건 △이사 보수한도 승인 건 등 주요 결의사항이 원안대로 가결됐다. 지난해 12월 LG이노텍의 신임 CEO로 취임한 문 대표는 주총 이후 열린 이사회에서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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