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업계에서 '꿈'의 제품으로 불렸던 '세탁건조기'가 시장 대세로 자리 잡고 있다. 국내 가전 양대 산맥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며, 시장 흐름이 바뀌는 양상이다.
LG전자 고객 80%, 복합형 세탁건조기 샀다
8일 LG전자는 올해 LG 베스트샵에서 LG전자의 세탁기나 건조기를 구입한 고객 10명 중 8명은 세탁과 건조를 하나의 제품으로 해결하는 복합형 세탁건조기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복합형 세탁건조기에는 상하일체형 제품인 '워시타워'와 올인원 제품인 '워시콤보'가 포함된다.
LG전자가 지난 2020년 최초 출시한 워시타워는 현재 가전 업계에서 상하일체형 세탁건조기를 칭하는 대명사로 쓰인다. 워시타워는 출시 당시 첫해 LG전자 세탁기·건조기 국내 판매량의 40%가량을 차지했고, 이 비중은 계속 늘어 작년 약 70%까지 올랐다. 이어 지난 3월 '트롬 오브제컬렉션 워시콤보'를 출시한 이후 복합형 세탁건조기 판매 비중은 77%로 늘었다는 게 LG전자 측 설명이다.
LG전자는 워시타워에 이어 워시콤보를 통해 올인원 세탁건조기 시장을 이끌어가겠다는 포부다. 복합형 제품의 공간활용성, 차별화된 디자인 등을 앞세워 시장을 이끌어가겠다는 구상이다.
정광우 LG전자 리빙솔루션마케팅담당은 "세탁량이 많아 세탁과 건조를 동시에 원하는 고객들은 워시타워를, 버튼 한 번으로 세탁과 건조를 끝내고 나만의 시간을 확보하려는 고객들은 워시콤보를 선택하고 있다"며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차별화된 가치를 지속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승자는 '올인원'?
삼성전자 역시 최근 올인원 세탁건조기 '비스포크 AI 콤보' 판매에 집중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비스포크 AI 콤보는 출시 3일 만에 판매량 1000대, 12일 만에 누적 3000대를 기록한 바 있다.
이같은 흥행을 이어가기 위해 삼성전자는 최근 '새틴 라이트베이지' 색상의 제품을 새롭게 출시하기도 했다. 지난 2월 출시한 비스포크 AI 콤보 '다크 실버스틸'에 이어 이번에 새로운 색상을 추가해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히기 위한 차원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올인원 세탁건조기가 기존 상하일체형 제품을 대체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내놓은 바 있다. 최근 한종희 삼성전자 DX(디바이스경험) 부문장(부회장)은 일체형 세탁건조기가 기존 상하일체형 세탁건조기를 대체할 것으로 예상하냐는 질문에 "아무래도 편의성, 소비전력 절감 측면에서 좋다면 한쪽으로 가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한 부회장이 "시장에 따라 대용량, 소용량 모두 필요한데 이에 대응할 계획이 있다"고 언급하며 향후 삼성전자가 세탁건조기 용량을 다양화해 출시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특히 복합형 세탁건조기의 경우 일반 드럼 세탁기 대비 판가가 두 배 이상이기 때문에 수익성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세탁건조기 시장 형성에 집중하고 있는 이유기도 하다.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에서 류재철 LG전자 H&A사업본부장은 "워시콤보의 판가는 기존 드럼세탁기의 2배가 넘지만, 베스트셀러 모델에 비해 잘 팔린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워시콤보를 "올해 LG전자의 성장에 가장 많이 기여할 모델"로 꼽은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