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글로벌 수요 위축에도 역대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지난 2분기 106만대에 가까운 판매 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환율 효과 덕분에 북미 시장에서 고부가 차종 위주로 판매를 이어간 영향이 컸다. 현대차는 하반기에도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수익 증진에 집중한다는 생각이다.
현대차는 연결 기준 올해 2분기 매출 45조206억원, 영업이익 4조2791억원을 기록했다고 25일 밝혔다. 매출은 전년 대비 6.6%, 영업이익은 0.7% 증가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이다. 직전 분기 최대 영업이익은 지난해 2분기 4조2483억원이었다.
당초 시장에서는 현대차가 올해 2분기 매출 44조원, 영업이익 4조2000억원 수준의 실적을 낼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현대차는 국내와 중국에서의 부진을 북미 권역에서 만회했다. 더불어 하이브리드 모델 등으로 도매와 소매 판매를 모두 늘려 기대 이상의 실적을 거뒀다. 현대차의 북미 시장 하이브리드 침투율(총 판매 대비 하이브리드 비중)은 지난해 2분기 11%에서 올해 2분기 15%로 증가했다.
하반기도 북미…전기차 안티가 집권해도 두렵지 않다
현대차는 하반기도 북미에 거는 기대가 크다. 나머지 시장에서는 판매 증대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승조 현대차 기획재경본부장(전무)은 이날 컨퍼런스콜을 통해 "큰 변동성은 이미 연초 사업계획에 반영해 뒀다"면서 "미국만큼은 우호적인 상황이 계속될 것으로 보여 제시한 가이던스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의 올해 판매목표는 424만대(도매 기준), 매출은 전년 대비(162조6636억원) 4~5% 성장이다. 업계에서는 현대차 연간 예상 매출을 170조원 수준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기대가 큰 시장인 만큼 철저히 대비하겠다는 생각이다. 현대차는 하반기 조지아주 공장 가동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대선이 겹치면서 셈법이 복잡해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시 집권할 가능성이 거론됨에 따라 IRA 폐지나 축소 등에 대비해야 한다.
이 전무는 "IRA로 (미국 내) 수혜를 보고 있는 곳들이 경합 지역들이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향후 집권해도 IRA 폐지는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IRA 축소에 대비해서는 현대차의 강점인 유연한 생산을 앞세워 하이브리드 모델 생산을 대폭 늘릴 계획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신차도 드라이브
신차도 준비 중이다. 이달 초 캐스퍼 일렉트릭(해외명 인스터) 사전 계약을 실시해 조만간 고객 인도를 진행할 예정이다. 캐스퍼 일렉트릭은 구매 보조금을 더하면 2000만원 초·중반대에 구입 가능한 소형 전기차다. 1회 충전 시 주행가능거리는 315㎞다.
아이오닉 라인업도 확대한다. 업계 등에 따르면 대형 전기차인 '아이오닉9'이 연내 출시된다. 아이오닉5, 아이오닉6, 아이오닉5 N에 이어 4번째로 선보이는 아이오닉 브랜드 차량이다. 현대차그룹의 전용 플랫폼 E-GMP가 적용된 플래그십 모델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고부가가치 차종 중심으로 점유율을 확대하고 수익성을 증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