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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디스플레이, OLED 사업 재편 속도 낸다

  • 2024.08.02(금) 16:14

광저우 법인 지분 매각…CSOT 우협 선정
매각 계약이 완료시 대형 LCD 사업 종료
OLED 전환 집중…재무 안정성도 강화

/그래픽=비즈워치

LG디스플레이가 적자의 원인이 된 LCD(액정표시장치) 사업 축소에 속도를 낸다. TV용 LCD를 생산하는 중국 광저우 공장의 지분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CSOT(차이나스타)를 선정했다. CSOT는 중국 가전회사 TCL 그룹의 디스플레이 자회사다. 이를 통해 LG디스플레이는 LCD 사업을 완전히 정리하고, 수익성이 높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사업 확대에 주력할 계획이다.

광저우 공장 매각 시동

LG디스플레이는 중국 광저우 LCD 생산 법인의 지분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CSOT를 선정했다고 지난 1일 공시했다. 광저우 공장은 LG디스플레이의 첫 해외 생산기지다. 2014년 가동을 시작해 약 30만장의 생산능력을 갖췄다. 프리미엄 LCD에 활용하는 광시야각(IPS) 관련 기술도 여럿 보유하고 있다.

광저우 공장을 매입하면 고객사를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광저우 LCD 공장에서 만드는 LCD TV 패널은 삼성전자, LG전자 등에 공급된다. 이에 그간 중국 업체들은 LCD 시장을 손에 쥐기 위해 광저우 공장 인수전을 치열하게 펼쳐왔다.

CSOT는 전 세계 LCD 패널 점유율 2위 업체로 1위인 BOE를 맹추격하고 있다. CSOT가 광저우 공장을 인수할 경우 BOE와 유사한 수준의 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다. CSOT가 이번 인수전에 사활을 건 이유다. CSOT는 지난 2020년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중국 쑤저우 LCD 공장도 사들인 바 있다.

LG디스플레이 광저우 공장 전경./사진=LG디스플레이 제공

업계에서는 CSOT가 LG디스플레이에 2조원에 가까운 매각 대금을 제시한 것으로 예측한다. 시장조사기관 유비리서치의 이충훈 대표는 최근 한 세미나에서 "올해 LCD 가격이 오르면서 현재 BOE가 (광저우 공장 매각가로) 1조5000억원, CSOT가 2조원을 불렀다"고 언급한 바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도 "광저우 LCD 공장 매각 추진으로 2조원 이상의 현금 유입이 추정된다"고 말했다.

실제 LG디스플레이는 본입찰에 참여한 기업 중 인수 가격, 운영지원 방안 등을 평가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 것으로 알려진다. CSOT가 거래 종결 가능성이 높고 가장 좋은 조건을 제시했다는 것으로 보인다.

LG디스플레이와 CSOT는 주식 매매계약(SPA)을 위한 세부조건을 놓고 본격적인 협상을 시작할 예정이다. 계약 금액이나 세부 조건을 맞춘 뒤, 양국 정부로부터 승인을 받는 절차도 있어 매각 완료까지는 시일이 더 걸릴 전망이다.

김성현 LG디스플레이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최근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광저우 LCD 공장 매각 관련 질문에 대해 "뭔가는 진행 중이고 진척이 있는 것은 분명하며, 좀 더 구체화되고 있다"며 "어떤 방법이든 그 정도의 자산을 저희가 전략적으로 활용한다는 것은 꽤 시간이 필요하다 보니 최종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고 밝혔다.

8.6세대 투자 시작할까

이번 매각 계약이 완료되면 LG디스플레이는 LCD 사업을 종료하고, OLED 사업 재편에 속도를 낼 수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2022년 말 LCD TV 패널 생산을 종료한 바 있다. 광저우 공장 매각을 고려한 것도 이 시점부터다. 하지만 중국 업체들과의 협상이 1년 이상 진행되며 사업 구조 전환이 지체됐던 것이 사실이다.

업계에서는 LG디스플레이가 매각 대금을 중소형 OLED 사업 확대를 위한 투자금으로 사용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금까지 중소형 OLED는 스마트폰 위주로 6세대급 유리원장으로 만들었지만, 노트북·태블릿 등으로 응용처가 넓어지면서 유리원장을 키워야 하는 상황이다.

삼성디스플레이와 BOE는 크기를 8.6세대로 정했다. 6세대에서 8.6세대로 확장되면 단순 면적이 2배 이상 커져 면취율(패널을 잘랐을 때 가용 면적 비율)이 1.6배 이상 향상된다. 예를 들어 13인치 패널을 제작할 때 6세대는 42장, 8.6세대에서는 각각 92장이 나온다.

/그래픽=비즈워치

이를 위해 삼성디스플레이는 오는 2026년까지 4조1000억원을 투자해 아산사업장에 월 1만5000장 규모의 8.6세대 IT용 OLED 전용 라인을 구축하고 있다. 중국 BOE도 청두 지역에 총 88억 달러(약 11조5000억원)를 들여 8.6세대 IT용 OLED 생산라인을 건설 중이다. 이에 비해 LG디스플레이는 적자 지속으로 8.6세대 라인 투자에 나서지 못한 상태다.

OLED 중심 사업 구조 재편으로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구축하면, 재무 안정성 강화에도 탄력이 붙게 될 전망이다. 올 2분기 LG디스플레이의 순차입금은 13조5680억원대로, 지난해부터 13조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같은 기간 순차입금이 회사 자본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나타내는 순차입금 비율은 151%를 기록했다. 일반적으로 순차입금 비율은 20% 이하를 적정 수준으로 본다. LG디스플레이의 순차입금 비율은 2022년부터 100%대를 넘어서며 적정 수준을 크게 벗어나 있다.

작년에는 부채비율이 300%를 넘어서기도 했다. 통상적으로 기업의 부채비율이 300%를 넘으면 위험 신호로 판단한다. LG디스플레이의 작년 3분기 기준 부채비율은 322.2%, 4분기는 308%에 달했다. 올해는 이에 비해 다소 줄어든 수준이지만 여전히 200% 후반대를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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