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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LG엔솔·파나소닉 '4680 장전완료'…승패 관건은?

  • 2024.09.13(금) 11:30

2170 대비 에너지 밀도 5배…주행거리 16% 상승
테슬라 납품 경쟁 본격화…연내 양산 가능성
수율에 주목 "롤링·용접·열 관리 공정기술 가늠 지표"

/그래픽=비즈워치

배터리 한일전 막이 올랐습니다. 최근 일본 파나소닉이 차세대 배터리 '4680*' 제품의 양산 준비를 완료했다고 발표, 이목이 쏠렸는데요. 한국 LG에너지솔루션도 4680 양산 준비를 마친 것으로 전해집니다. 당초 연내 양산이 목표였던 LG에너지솔루션은 현재 고객사의 발주가 오기만을 기다리는 상황입니다.

테슬라는 미국 자사 공장에서 4680 배터리를 직접 생산 중이지만, 수율이 떨어져 공급량이 충분치 않습니다. 이에 테슬라 주요 벤더사인 이들 두 회사 간 '4680 납품 경쟁'이 가시화될 것이란 전망입니다.

*지름 46㎜, 길이 80㎜ 크기를 뜻하는 4680 배터리는 테슬라가 설계한 차세대 원통형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배터리입니다. 현재 주로 사용되는 2170(지름 21mm·높이 70mm) 대비 에너지 밀도는 5배, 출력은 6배 높은 것으로 알려지죠. 주행거리는 16% 가량 늘어납니다.

4680 뜨는 이유 '경제성'

현 기준 4680 배터리 관련 기술은 LG에너지솔루션과 파나소닉이 가장 앞서 있습니다. 테슬라가 4680 배터리 상용화를 발표한 뒤 본격 개발에 뛰어들었죠. 두 회사 모두 고객사의 요청만 있으면 생산이 가능한 상황이라는 게 업계 전언인데요. 

아직 테슬라의 공식화는 없었지만, 기존 벤더사인 이들로부터 4680 납품을 받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합니다. 연내 4680 초도 물량이 본격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K배터리 3사 4680 배터리 사업계획./그래픽=비즈워치

향후 4680 시장 규모는 더욱 확대될 전망입니다. 2020년 테슬라가 4680 개발 계획을 발표했고, 최근 BMW·GM·볼보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도 4680 배터리를 채택하거나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이에 글로벌 배터리 기업들도 4680 개발에 적극 뛰어들었습니다. 중국 CATL·BYD·EVE에너지 등도 4680 행렬에 동참, 국내 삼성SDI와 SK온도 마찬가지입니다.

삼성SDI는 지름만 46mm로 설정, 높이는 80mm로 한정하지 않고 개발 중입니다. 그래서 '46파이' 배터리로 부르죠. 우선 마이크로 모빌리티(자전거·킥보드용) 첫 프로젝트를 확보, 내년 초부터 양산에 나선다는 방침입니다. 전기차용도 이어 생산할 것으로 예상되고요. 

SK온도 원통형 후발주자로 나섰습니다. 현재 연구개발 중이며 구체적 양산 시점은 추후 공식화한다는 입장입니다.

4680 배터리 시장 전망./그래픽=비즈워치

4680 시장 성장률도 급격히 상승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SNE리서치는 4680 배터리 수요가 지난해 10기가와트시(GWh) 규모에서 오는 2025년 155GWh, 2030년 650GWh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업계가 4680에 매력을 느끼는 까닭은 경제성에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들은 "4680 하나만 만들어도 2170 여러 개를 만드는 효과가 있어, 결과적으로 생산효율성이 높아진다"고 입을 모읍니다. 생산 시간이 단축될 뿐 아니라 캔 등 부자재 적용량이 줄어드니 경제적이라는 설명입니다.

"배터리 종주국 저력 유의해야"

결국 향후 1~2년간은 LG에너지솔루션과 파나소닉의 '4680 대전'이 치러질 전망입니다. 

우선 시장 점유율로는 LG에너지솔루션이 압도적입니다.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전기차용 배터리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살펴보면, LG에너지솔루션이 12.4%로 파나소닉(4.3%) 대비 3배 가량 높습니다. 

같은 기간 중국을 제외한 시장에서도 LG에너지솔루션이 26.2%로, 파나소닉(9.7%) 대비 3배 가량 높죠. 지난해 양사 시장 점유율은 2배 가량 차이 났는데, 그 격차가 더 벌어진 모양새입니다.

전기차 배터리 글로벌 비중국 시장 점유율 변화./그래픽=비즈워치

하지만 전문가들은 "파나소닉의 저력을 무시할 수 없다"고 진단합니다. 일본은 사실상 '배터리 종주국'으로 알려집니다. 삼원계 배터리와 흑연 음극재 등 배터리 관련 주요 신기술을 일본이 만들었습니다. 기술력에 있어서만큼은 일본이 언제나 선도해왔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테슬라가 퍼스트 벤더로 파나소닉을 점한 것 역시 기술력을 높이 평가했기 때문으로 해석됩니다. 현재 일본의 시장 점유율이 크진 않지만 방심은 금물인 까닭입니다.

관건은 '수율'이 될 전망입니다. 전문가들은 동일한 폼팩터 내에서 에너지 밀도 차이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보다는 불량을 얼마나 줄이는지가 중요할 것이란 관측입니다. 수율이 제대로 나오지 않으면 앞서 설명한 4680의 경제성은 무용지물이 될 수 있기도 합니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폼팩터가 정해진 이상 에너지 밀도는 설계와 소재에서 다소 차이 날 수 있으나 거의 비슷할 것"이라며 "결국 수율에서 좌우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수율을 높이기 위해선 기술 고도화가 필요합니다. 원통형은 전극 공정을 마친 양극과 음극을 돌돌 말아야 하는데, 넓어진 지름에 따라 더 촘촘하게 여러 번 감아야 하다 보니 불량률이 높아진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입니다. 

음극 부분을 용접하는 기술도 상당히 힘들어 넘어야 할 허들로 지목되고요. 배터리 내부 열 관리도 까다로워집니다. 작은 배터리는 특별 관리 없이도 열기가 외부로 쉽게 빠져나가는데, 크기가 커질수록 열 관리 관련 기술이 적용돼야 합니다.

이에 4680 배터리는 배터리 제조사들의 기술력을 가를 지표가 될 것이란 진단도 나옵니다. 

정경윤 KIST 지속가능미래기술연구본부 본부장은 "수율 등에 기반해 4680 배터리를 얼마나 잘 만들어 내는지에 따라 각사 공정 기술을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며 "4680 시장 내 승패 여부도 확인되겠지만 그보다는 배터리 기술력을 나타내는 지표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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