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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리지 통합]이자 없는 '착한 부채', 부담될까?

  • 2024.12.13(금) 10:30

회계상 마일리지는 부채(이연수익)로 계상
대한항공+아시아나, 이연수익 3.5조 넘어
부채지만 이자없고, 일종의 영업성과 지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에서 마일리지가 주목받는 것은 회계상 부채로 분류되고 있어서다. 과도한 마일리지는 재무구조를 나쁘게 만들고 이자비용 등에 영향을 준다.

하지만 항공권을 팔수록 마일리지가 쌓이는 영업구조를 보면 마일리지는 일종의 경영성과로, 적정선을 유지한다면 문제 될 것이 없다. 마일리지가 이자 없는 부채란 점에서 부담도 크지 않다.

마일리지가 왜 빚일까

지난 9월 대한항공의 연결기준 이연수익은 2조5542억원이다. 이연수익은 매출 중 일부를 뒤로 미뤄 수익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마일리지를 뜻한다. 항공권 매출 중 일부(마일리지)를 이연해 부채로 잡고, 나중에 고객이 마일리지를 쓰게되면 부채를 차감하고 수익으로 인식하는 구조다.

지난 9월 대한항공 부채 21조1397억원 중 12%가 이연수익으로, 마일리지가 부채의 적지않은 비중을 차지고 있다. 이 기간 아시아나항공의 이연수익은 9819억원이다. 부채 중 이연수익 비중은 7.8% 수준이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마무리하게 되면 두 항공사의 재무제표는 하나로 연결되는데, 지난 9월 기준 이연수익의 합이 3조5361억원에 이르게 된다.

이자 없는 착한 부채

이연수익 규모가 적정한지는 부채비율 등을 따져봐야 한다. 지난 9월 기준 대한항공의 부채비율은 199%로 적정선(200%) 아래를 밑돌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부채비율은 1846%에 이른다. 대한항공과 달리 아시아나항공은 이연수익이라도 줄여 부채비율을 낮춰야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두 회사를 하나로 합치게 되면 얘기는 달라진다. 지난 6월 기준 두 항공사를 하나로 연결한 통합 부채비율은 315% 수준. 차입과 리스로 항공기를 확보하는 항공사가 부채비율이 다른 산업군보다 높은 것을 감안하면, 300%가 넘는 부채비율이 크게 문제가 될 수준은 아닌 것으로 분석된다.

이연수익이 항공권을 파는 과정에서 발생한다는 점에서, 이연수익은 일종의 '영업성과'를 보여주는 지표이기도 하다. 이연수익이 많이 발생했다는 것은 그만큼 항공권 매출이 늘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마일리지는 이자가 없는 부채라는 점에서도 부담이 덜하다. 이자가 붙는 금융권 차입과는 성격이 완전히 다른 것이다. 고객이 마일리지를 유효기간인 10년 내내 갖고 있어도 이자가 붙지 않는다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마일리지 부채로 잡혀 부채비율 등이 신경은 쓰이지만, 항권권 구매 등으로 마일리지가 소진되고 있어 걱정할 수준은 아니다"고 전했다.

항공사는 유효기간 불만, 고객은 부족한 좌석 불만

해외 항공사와 비교하면 마일리지 유효기간이 긴 것은 부담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마일리지 유효기간은 원래 무한정이었다가 2008년 10년으로 유효기간이 생겼는데, 해외 항공사를 보면 마일리지가 1~2년 내에 소멸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고객 입장에선 마일리지로 항공권을 예약하기 쉽지 않다는 불만이 많다. 한 대한항공 고객은 "막상 마일리지를 쓰려고 보면, 좌석이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전했다.

항공업계는 비행기 좌석 중 15%가량을 마일리지 용으로 운용하고 있다. 이 보다 마일리지 좌석을 더 늘기는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성수기보다는 비수기에, 미리 마일리지를 쓰면 예약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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