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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케미칼, 한숨 돌렸다…과제는 현금 확보

  • 2024.12.20(금) 07:00

회사채 '이자보상배율 5배' 조항 삭제
월드타워 담보에 채권 회수 위기 벗어나
재무개선 집중…자산 팔아 유동성 확보

/그래픽=비즈워치

롯데케미칼이 회사채 조기 상환 위기에서 벗어났다. 최근 기한이익상실(EOD) 사유가 발생한 14개 공모 회사채에 대한 재무특약이 지난 19일 조정됐다. 롯데지주가 그룹 핵심 자산이자 상징인 롯데월드타워를 추가 담보로 내세우면서 사채권자들을 안심시켰다는 분석이다. 롯데케미칼은 구조조정을 통해 유동성 확보에 나섰다. 

이날 롯데케미칼은 사채권자 집회를 열고, EOD 사유가 발생한 14개 공모 회사채의 사채관리계약 조항 내 실적 관련 재무 특약 조정을 가결했다. 향후 법원 인가를 거쳐 해당 특약은 삭제된다.

롯데케미칼 재무현황./그래픽=비즈워치

앞서 롯데케미칼은 해당 회사채의 약정 중 3개년 누적 'EBITDA(감각상각비를 더한 영업이익)/이자비용'을 5배 이상 유지해야 한다는 항목을 위반했다. 잇따른 대규모 영업손실에 EBITDA는 줄어든 반면 이자비용은 늘었다. 결국 올해 9월 기준 이자비용 대비 EBITDA는 4.3배에 그쳤다.

롯데케미칼이 발행한 회사채 2조2920억원 중 2조450원에 EOD 사유가 발생했다. 'EOD'는 특정 상황 시 채권자가 만기일 전 대출금을 즉각 회수할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롯데케미칼 회사채는 교차 부도 조항이 있어 한 회사채에서 채무불이행이 발생하면 연쇄적 EOD가 발생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됐다.

그룹은 보증 지원에 나섰다. 롯데그룹은 시가 6조원 규모의 롯데월드타워를 은행 보증에 추가, 집회에 앞서 이를 담보로 국내 4대 은행과 2조5000억원 규모의 롯데케미칼 회사채 신용보강 계약을 맺었다. 사채권자 80% 이상이 집회 전 동의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진다.

앞으로 롯데케미칼은 신규·경상 투자 계획 조정을 통해 현금흐름을 개선하고, 투자 리스크 관리에 집중할 방침이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10월 기준 보유예금 2조원을 포함, 가용 유동성 자금 총 4조원을 확보한 상태다. 

롯데케미칼 포트폴리오 주요 방향./그래픽=비즈워치

최근 롯데케미칼은 공장 가동 최적화 및 원가 절감을 위한 '오퍼레이션 엑설런트(Operational Excellence)' 프로젝트를 올해 상반기 여수공장에 이어 하반기 대산공장까지 확대 운영하고 있다.

에셋라이트(자산 경량화) 전략에 따라 저효율 사업 구조조정 및 비핵심 사업 매각도 추진한다. 특히 현재 전체 매출액의 70%에 달하는 기초화학 비중을 30% 이하로 축소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10월 말레이시아 합성고무 생산법인 LUSR의 청산도 결정했다. 미국 에틸렌글리콜 생산법인과 인도네시아 법인 지분을 활용해 1조3000억원 유동성 확보도 추진 중이다.

다만 롯데케미칼 부채비율은 소폭 상승할 전망이다.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 인도네시아 법인은 지난 17일 싱가포르 은행 UOB 등 대주단과 8400억원 규모의 차입 계약을 맺었다. 내년 인도네시아 반텐주 석유화학단지 가동을 앞두고 자금을 조달한 것으로 전해진다. 롯데케미칼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지난 9월 기준 75.4%에서 올해 말 80%대로 상승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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