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과 경영권 분쟁을 지속 중인 영풍이 고려아연의 주장에 대해 재반박에 나서면서 양측이 첨예하게 맞서고 있다.
영풍은 3일 고려아연이 최근 '임시주주총회 안건 논의 자료'를 통해 MBK와 영풍의 거버넌스 우려 사례로 "영풍 석포제련소에서 1997년 이후 사망자 15명을 포함한 재해 사고가 다수 발생했다"고 했지만 수치가 잘못 제시됐다고 밝혔다.
영풍에 따르면 고려아연이 밝힌 15명의 사망사고 기록 중 2건은 고객사의 탱크로리 차량이 황산 제품을 싣고 도로에서 운행하던 중 전복된 사고로 회사와 직접적 연관이 없는 교통사고다. 또 지난해 8월 발생한 하청업체 근로자 사망 사고는 발생 초기 '열사병'으로 추정됐지만 부검 등 결과 심장관상동맥경화 등 소견을 근거로 경찰 단계에서 입건 전 조사 종결된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영풍은 "비철금속 제련업은 각종 재해 발생 리스크가 존재하는 업종으로 고려아연도 크게 다르지 않다"며 실제 고려아연 온산제련소에서 지난해 10월 계열사 근로자 1명이 추락해 사망했으며 1달 뒤인 11월에도 온산제련소 내 변전소에서 폭발·화재 사고로 작업자 2명이 중경상을 입기도 했다"고 반박했다.
영풍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2016~2020년 5년 사이 근로자 11명이 사망해 2020년 고용노동부의 '하청노동자 사망사고 비중 높은 원청 사업자' 명단 상위권에 포함됐다.
영풍은 "지난해 12월 재해사고 발생 이후 안전보건관리를 대폭 강화하고 있다"며 "안전보건 인력을 기존 13명에서 28명으로 확충하고, 안전관리혁신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인력과 조직을 보강했다"고 강조했다. 안전관리예산으로 전년 대비 97억원 늘린 202억원을 집행하는 등 안전보건 분야 투자도 확대했다는 설명이다.
영풍은 계속되는 환경 오염 및 영업 정지에도 기업가치, 주주가치 개선보다 고려아연 배당금에 의존한 현금 흐름 확보를 우선하고 있다는 고려아연의 주장에 대해서도 "영풍이 지난 주총에서 고려아연 배당금 증액을 요청하는 캠페인을 진행했다고 주장하지만 전혀 사실과 다르며 고려아연 '배당금 축소' 안건에 대해 반대했다"고 밝혔다.
영풍이 계속되는 환경 오염 및 영업 정지에도 기업가치, 주주가치 개선에 소홀히 하고 있다는 주장도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영풍은 제련소 조업에 따른 환경 영향을 완벽하게 차단하는 '오염 제로(ZERO)'와 지방 소멸시대에 환경과 지역산업이 공존하는 모범사례 창출을 경영 목표로 삼고 있다며 대규모 환경개선에 약 5000억원을 집행해 가시적 성과를 창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풍 석포제련소가 2021년 세계 제련소 최초로 도입한 폐수 무방류 시스템은 친환경 우수사례로 평가받고 있으며 수질 및 대기 등 주요 환경 분야에서 고려아연 온산제련소가 위치한 온산국가산업단지 등 국내 주요 산업단지보다 훨씬 지표가 양호하다는 점도 언급했다. 수질도 환경당국의 측정 결과 측정 항목 모두 정량한계 미만(불검출) 또는 기준치 이하로 양호한 수질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영풍 관계자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수년간 실행한 개선 노력의 결과가 객관적 지표를 통해 가시적인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며 "영풍과 MBK에 대하여 뚜렷한 근거 없는 주장을 중단하길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