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상증자를 추진한 대기업의 임직원 표정이 엇갈리고 있다. 증자과정에서 시세 보다 20% 가량 싸게 우리사주를 받았는데, 현재 주가에 따라 수익률이 달라져서다. 롯데케미칼, SK이노베이션, LG디스플레이, 에코프로에이치엔 등 직원은 증권계좌를 보고 한숨을 쉬고 있다. 반면 한화오션 직원들은 웃고 있다.
현재 증자를 추진 중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삼성SDI 직원들은 우리사주조합을 통해 주식을 받을지 고민 중이다.

현재 롯데케미칼 주가는 6만800원으로 2022년 유상증자 발행가 14만3000원과 비교하면 57% 넘게 떨어졌다. 2022년 롯데케미칼은 1조2155억원 유상증자를 추진하면서 신주 20%(170만주)를 우리사주조합에 배정했다. 이중 우리사주조합에 최종 청약된 주식은 101만139주로, 총 1444억원어치다. 현재까지 주식을 갖고 있다면 주식 하락으로 임직원 손해가 823억원이 넘는 셈이다.
2023년 1조1433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추진한 SK이노베이션 처지도 비슷하다. 이 회사 현재 주가는 9만2500원으로 2023년 증자 발행가 13만9600원보다 33% 가량 떨어졌다. 2023년 임직원들은 증자 신주 104만5368주를 1459억원에 사들였다. 당시 우리사주조합에 배정된 163만8000주 중 104만5368주만 실제 청약하며 흥행에는 실패했는데, 향후 주가 전망을 어둡게 본 일부 임직원들의 전망대로 주가는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2023년 유상증자에서 우리사주조합 청약 흥행에 성공했지만, 현재 주가(8190원)는 증자 발행가(9090원)를 밑돌고 있다. 당시 우리사주조합에 배정된 2843만6860주가 완판됐다. 총 2585억원어치로, LG디스플레이가 임직원들에게 대출 이자를 지원해주면서 흥행에 성공한 것으로 분석된다. 회사 측은 지난 3월 끝날 예정이었던 대출 이자 지원을 올해 말까지 연장한 상황이다.
작년 1749억원을 유상증자 한 에코프로에이치엔도 직원들의 표정이 밝지 않다. 현재 회사 주가(2만5250원)가 증자 발행가(3만850원)를 밑돌고 있어서다. 당시 임직원들은 우리사주조합에 배정된 112만8256주를 348억원에 인수했었다.
함박웃음을 짓고 있는 회사도 있다. 2023년 1조4971억원의 유상증자를 진행한 한화오션이다. 당시 우리사주조합에 배정된 1789만7100 중 1520만3285주가 실제 청약됐다. 2544억원어치다. 현재 주가는 7만8000원으로 당시 발행가(1만6730원)와 비교하면 360% 이상 주가가 올랐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사주조합을 통해 신주를 받은 직원과 받지 않은 직원들의 표정이 엇갈리고 있다"며 "회사가 대출 이자를 지원해주는 경우는 일단 버티고 보자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현재 유상증자를 추진하고 있는 기업들의 직원들은 고민에 빠져있다. 우리사주조합을 통해 신주를 받을지 말지 결정해야 해서다.
삼성SDI는 지난 3월 1조7282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하고, 이중 20%를 우리사주조합에 배정했다. 예상 주당 발행가는 14만6200원으로 현재 주가(17만7000원)보다 싸게 책정됐다. 우리사주조합 청약일은 오는 5월 21일이다.
2조3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추진중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85만3440주(20%)를 우리사주조합에 배정했다. 우리사주조합 청약일은 오는 6월 4일로, 예정 발행가는 53만9000원이다. 최근 방산 기대감으로 주가가 높아진 탓에 우리사주조합 주식 금액은 46000억원이 넘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