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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최대 매출에도 이익 절반 급감…'관세 직격탄'

  • 2025.10.31(금) 16:26

3Q 영업익 1조4622억…전년비 49% 급감
하이브리드 성장세 지속…체질 개선 속도

/그래픽=비즈워치

기아가 3분기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지만 수익성 방어에는 실패했다. 미국발 25% 관세와 환율, 인센티브 확대가 원가율을 끌어올리며 영업이익이 절반으로 줄었다.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중심의 성장세가 이어졌지만 관세 부담을 상쇄하긴 역부족이었다. 기아는 이를 계기로 내부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겠다는 입장이다.

매출 신기록에도 수익성 급락

기아는 31일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28조6861억원, 영업이익 1조462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8.2% 증가해 역대 3분기 기준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49.2% 급감했다. 순이익도 1조4225억원으로 37.3% 줄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시장 컨센서스(매출 27조9825억원·영업이익 2조872억원)와 비교하면 매출은 2.5% 상회했지만 이익은 30%가량 밑돌았다. 영업이익률은 5.1%로 3년 만에 5%대로 떨어졌다.

기아 손익계산서./사진=기아

수익성 감소의 가장 큰 원인은 관세다. 올 3분기 기아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조4190억원 감소했는데, 이중 1조2345억원이 미국 관세 영향이었다. 여기에 유럽 시장 경쟁 확대 탓에 인센티브도 전년 동기 대비 2645억원 늘어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쳤다. RV(레저용차량) 비중 축소와 판매보증비·R&D(연구개발) 비용 확대도 수익성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관세는 매출원가율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수입 차량과 부품에 부과된 고율 관세가 제조·조달 원가를 끌어올리며 전체 비용 구조를 악화시킨 것이다. 실제 3분기 매출원가율은 전년 대비 4.3%포인트 상승한 81.1%를 기록했다. 

이날 실적 발표 이후 진행된 컨퍼런스 콜(전화회의)에서 김승준 기아 재경본부장은 "미국 관세 영향을 제외하면 약 76.8% 수준으로 전년과 유사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익성은 둔화됐지만 판매와 매출 모두 성장세를 이어갔다. 3분기 판매량은 전년 대비 2.8% 증가한 78만5137대였다. 국내에서는 쏘렌토와 카니발, EV4 신차 효과로 10.2% 증가했고 북미에서는 스포티지·카니발 하이브리드 등 주요 모델의 판매가 꾸준히 늘었다. 반면 유럽은 슬로바키아 공장의 전동화 전환에 따른 생산 조정, 인도는 세제 인하를 앞둔 대기수요로 감소했다. 

친환경차가 전체 성장세를 이끈 핵심 동력이었다. 3분기 친환경차 판매는 전년 대비 32.3% 늘어난 20만4000대를 기록하며 전체 판매의 26.4%를 차지했다. 하이브리드는 11만8000대로 40.9% 증가했고, 전기차는 7만대로 30% 늘었다. 단 플러그인하이브리드는 1만7000대로 소폭 줄었다.

지역별로는 국내 47.1%, 서유럽 46.0%, 미국 24.6%로 모두 상승했다. 북미에서는 스포티지·카니발 하이브리드가 판매를 이끌었고, 유럽에서는 EV3·EV5 등 신형 전기차 기대감이 수요를 자극했다.

기아 글로벌 친환경차 판매./사진=기아

미국 수요 탄탄…유럽 전동화 대응

기아는 외부 불확실성 속에서도 친환경차 중심의 성장 전략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하이브리드 라인업 확대와 전기차 신차 투입을 통해 시장 지배력을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기아는 4분기에도 미국 산업 수요가 견조하게 유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상반기까지만 해도 하반기 수요 둔화를 우려했으나 실제로는 하이브리드 중심의 판매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판단이다. 이에 기아는 북미 시장에서 스포티지·카니발 하이브리드 판매 확대를 통해 수익성 방어를 이어갈 계획이다. 또 유럽에서는 EV4·EV5·PV5 등 신형 전기차 라인업을 앞세워 전동화 전환 흐름에 대응하고, 내년 초에는 엔트리급 전기차 EV2를 투입할 예정이다.

다만 기아는 관세를 비롯한 글로벌 통상 환경의 불확실성이 당분간 손익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관측한다. 특히 미국 관세 영향은 4분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이날 김 본부장은 "3분기와 비교해 관세 임팩트의 크기는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며 "이미 기존 재고분에 대해 25% 관세를 납부한 만큼 실제로 영향을 받는 시점은 12월 판매분부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4분기 관세 영향이 일부 완화되긴 하겠지만, 관세 효과가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시점은 내년이라는 것이다.

기아는 단기 실적 변동보다는 외부 리스크에 대응할 내부 체질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회사는 이번 3분기 실적을 외부 리스크 대응력을 강화할 전환점으로 보고 있다. 

김 본부장은 "관세와 같은 외부 요인은 예측 불가능성이 높고, 향후에도 유사한 리스크가 반복될 수 있다"며 "이런 환경 변화가 있을 때마다 흔들리지 않는 구조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이번에 다시 확인했다"고 언급했다.

또 "이번 관세 충격을 단기 손익 악화로만 보지 않고, 원가 절감과 내부 체질 개선을 강화하는 계기로 삼을 것"이라며 "외부 환경 변화에도 견딜 수 있는 구조적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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