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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현대제철, 美 50% 관세 돌파구...합작제철소 본격화

  • 2025.12.17(수) 17:03

현대차그룹 80%·포스코 20% 지분…'29년 연산 270만톤 목표
올해 관세만 4000억, 수출 10% 감소…"미국 관세장벽 극복"

/그래픽=비즈워치

국내 철강 1·2위 기업인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총 58억 달러(약 8조5600억원) 규모의 전기로 일관 제철소 건설에 나선다. 트럼프 행정부의 50% 철강 관세로 올해만 4000억원의 관세를 부담하고 대미 수출도 10% 감소하자, 현지 생산 체제 구축으로 관세 리스크를 우회한다는 전략이다.

58억 달러 공동 투자 '맞손' 

지난 16일 양사는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연산 270만t(톤) 규모의 전기로 일관 제철소를 건설하기 위해 총 58억 달러(약 8조5600억원)를 공동 투자한다고 각각 공시했다. 현대제철을 포함한 현대자동차그룹이 자기자본의 80%를, 포스코가 나머지 20%를 부담한다.

총 투자비 58억 달러는 자기자본 29억 달러(50%)와 외부 차입 29억 달러(50%)로 조달된다. 자기자본 지분 구조는 △현대제철 50%(14억6000만 달러) △포스코 20%(5억8000만 달러) △현대자동차 15%(4억4000만 달러) △기아 15%(4억4000만달러)다.

새로 건설될 루이지애나 제철소는 오는 2029년 상업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가장 큰 특징은 직접환원철 생산설비(DRP)와 전기로를 직접 연결하는 혁신적인 생산 방식이다.

기존 제철소는 원료를 별도로 운송해 투입하지만, 이 제철소는 DRP에서 생산된 직접환원철을 곧바로 전기로에 투입한다. 이를 통해 원료 운송 과정이 생략되고 열 손실이 최소화돼 에너지 효율이 크게 향상된다. 또 직접환원철 투입 비중을 높여 자동차용 고급 강판 등 프리미엄 판재류 생산이 가능해진다.

환경 측면에서도 주목할 만하다. 직접환원철과 철스크랩을 주원료로 사용하는 전기로 방식은 석탄을 태워 철광석을 녹이는 전통적인 고로 방식 대비 탄소 배출량을 약 70% 줄일 수 있다. 글로벌 탄소중립 규제가 강화되는 상황에서 친환경 경쟁력까지 확보하는 셈이다.

생산된 철강재는 현대차그룹의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등 미국 현지 공장에 우선 공급되며, 연간 270만톤의 열연·냉연·도금 판재류를 생산할 계획이다.

현지 생산으로 관세 리스크 회피

이번 투자는 미국의 철강 수입 규제가 장기화될 것이란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올해 초부터 철강을 '안보 핵심 품목'으로 지정해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50%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최근 한미 정상회담에서도 자동차 관세는 15% 인하됐지만, 철강은 안보 품목으로 분류돼 협상 대상에서 제외됐다. 현재 407개 철강 제품에 품목별 관세가 부과되고 있으며, 미국 정부는 약 700여개 품목에 대한 추가 관세 적용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관세 부담은 수출 감소로 직결되고 있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올해 1~11월 철강 수출은 2582만여톤으로 전년 동기(2575만여톤)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다만 연간 기준으로 보면 감소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연간 수출은 2835만여톤으로, 올해가 이를 맞추려면 12월에만 252만여톤을 수출해야 한다. 최근 월별 수출이 220만~230만톤대에 머물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전년 수준 회복은 어려울 전망이다.

대미 수출 감소도 뚜렷하다. 올해 1~11월 대미 철강 수출은 229만여톤으로 전년 동기(255만여톤) 대비 10.0% 줄었다. 특히 7월과 8월에는 각각 21.6%, 29.1% 감소하며 관세 인상 이후 미국향 물량이 한 단계 낮아졌다.

이에 따른 관세 부담도 기업 실적을 압박하고 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이 양사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3월부터 12월까지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미국에 납부해야 할 관세는 총 2억8100만달러(약 4000억원)에 달한다. 이는 올 2분기 양사 영업이익에 맞먹는 규모다.

포스코 관계자는 "이번 20% 지분 투자는 완결형 현지화 전략의 일환"이라며 "현대제철과 협력해 전기로 기반의 현지 생산거점을 확보함으로써 미국 관세장벽을 극복하고, 북미 지역에 탄소저감 철강재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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