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실트론 인수를 추진 중인 두산이 자회사 두산로보틱스 지분을 팔아 현금 9477억원을 확보한다. 증권업계에선 이번에 두산이 인수하는 SK실트론 지분 70% 가치에서 순차입금을 제외하면, 실질적 인수대금은 1조원대가 필요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23일 두산은 이사회를 열고 두산로보틱스 1170만주를 9477억원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내년 2월 지분이 매각되면, 두산이 보유한 두산로보틱스 지분율은 종전 68.11%에서 50.06%로 낮아진다. 경영권을 온전히 확보할 수 있는 지분 절반만 남겨두고 나머지 지분을 판 것이다.
매각 방식은 주가수익스왑(Price Return Swap, 이하 PRS)을 통한 시간외대량매매다. PRS는 일정기간 내 기준가격 기준으로 주가 변동분을 정산하는 파생상품이다.
이번 두산로보틱스 PRS 기준가격은 8만1000원, 계약기간은 3년이다. 3년 뒤 두산로보틱스 주가가 기준가(8만1000원) 보다 내리면 두산이 손실을 보전해주고, 반대로 기준가보다 주가가 오르면 두산이 차익을 얻을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두산로보틱스 주가는 8만2800원.
주식 처분 목적은 'M&A 투자 재원 확보 및 재무구조 개선'이다. 지난 17일 두산은 반도체 웨이퍼 생산업체 SK실트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아직 거래 규모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선 SK실트론 기업가치를 4조~5조원대로 추산하고 있다. 이중 이번에 두산이 인수하는 SK실트론 지분은 70.6% 수준으로 추산된다.
증권업계에선 두산이 SK실트론을 인수하기 위해 실질적으로 1조원대의 현금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최근 유진투자증권은 "SK실트론의 기업 가치 상단 수준인 5조원, 30% 수준의 통상적인 경영권 프리미엄을 가정하더라도 3분기 말 기준 SK실트론이 보유하고 있는 순차입금 2조4611억원을 제외한다면 실제 두산이 추가로 확보해야 할 재원은 1조원 초반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SK실트론 지분 100% 기업가치가 5조원으로 가정하면, 두산이 인수할 지분 70%의 가치는 3조5000억원이고 여기서 SK실트론의 순차입금(2조4611억원)을 빼면 실질적인 회사 가치는 1조원대에 머문다는 계산이다. 쉽게 얘기하면 두산이 SK실트론의 빚을 떠안고 일종의 갭투자에 나서는 셈이다.
수조원대 자금이 필요하지만 지난 9월 기준 두산의 별도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조2171억원 수준이다. 이번에 두산로보틱스 지분 매각을 통해 1조원이 추가 확보되면, SK실트론 인수에 여유가 생길 것으로 분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