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전자가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지만 수익성에서는 뚜렷한 한계를 드러냈다. 시장 불황과 경쟁 심화 여파 속에 영업이익이 30% 가까이 줄었고, 4분기에는 9년 만 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외형 성장과 달리 구조적 체질 전환의 부담이 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됐다는 평가다.
LG전자는 지난해 연결 기준 누적 매출액이 89조2025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9일 밝혔다. 전년 대비 1.7% 늘며 2년 연속 성장세를 이어갔다. 반면 영업이익은 2조4780억원으로 전년보다 27.5% 감소했다. 디스플레이 수요 회복 지연과 글로벌 경쟁 심화에 따른 마케팅 비용 증가가 부담으로 작용했다. 하반기 들어 전사 차원의 희망퇴직이 단행, 비경상 비용도 반영됐다.
부진은 4분기에 집중됐다. LG전자의 지난해 4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23조853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8% 늘었지만, 영업손실 1094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분기 기준 영업손실은 2016년 4분기 이후 처음이다.
통상 성수기 이후 마케팅 비용이 확대되는 구조에 더해 미국 보편관세와 철강·알루미늄 품목 관세 부담이 겹친 영향으로 풀이된다. 회사는 "지난해 하반기 희망퇴직 비용이 반영되며 단기 실적이 흔들렸다"면서도 "중장기적으로는 고정비 부담을 낮추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는 올해 전략 중심을 수익 구조 재편에 두고 있다. 전장과 냉난방공조 등 B2B 사업을 축으로 질적 성장을 가속화한다는 구상이다. 전장 사업은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최대 실적 달성이 예상된다.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장의 고급화 흐름 속에 고부가 제품 비중이 확대됐고 운영 효율화도 병행됐다. 회사는 SDV(소프트웨어 중심 차량)를 넘어 AIDV(인공지능 중심 하챵) 역량 확보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냉난방공조 사업은 가정용을 넘어 상업 및 산업 영역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있다. 공기 냉각과 액체 냉각을 아우르는 기술력을 바탕으로 AI 데이터센터 냉각 솔루션 등 신시장 공략에 나선다. 유지보수 사업 확대와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 확장도 병행한다는 방침이다.
생활가전 부문에서는 빌트인 가전과 모터 컴프레서 등 부품 솔루션 중심의 B2B 투자를 확대해 성장 동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가전 구독과 온라인 등 D2C 사업도 전사 실적 기여도를 높이고 있다.
미국 관세 부담은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다. LG전자는 생산지 운영 효율화와 작업 공정 개선을 통해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겠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전장과 냉난방공조, 웹OS 등 비하드웨어 사업 가전 구독을 중심으로 질적 성장 영역의 비중이 더 커지고 있다"며 "체질 개선 효과가 점진적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발표한 잠정실적은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에 의거한 예상치다. LG전자는 이달 말 예정된 실적설명회를 통해 2025년도 연결기준 순이익과 사업본부별 경영실적을 포함한 확정실적을 발표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