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 여파로 석유화학 핵심 원료인 나프타 수급에 빨간불이 켜졌다. LG화학이 러시아산 나프타를 긴급 확보했지만 확보 물량은 국내 기준 3~4일치에 불과하다. 추가 확보가 막힌 가운데 일부 공장 가동이 중단되며 생산 차질도 현실화됐다.
김동춘 LG화학 사장은 31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 직후 "미국 제재 허용 범위 내에서 물량을 확보했지만 지금은 추가 구입이 어렵다"며 "향후 시장 상황을 보며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생산 차질은 이미 시작됐다. 김 사장은 "현재 나프타 수급이 원활하지 않다"며 "여수 공장 3개 중 1개는 가동을 중지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나프타는 플라스틱 합성섬유 고무 등 대부분 석유화학 제품의 기초 원료다. 공급이 막히면 생산라인 전체가 멈춘다. LG화학은 실제로 여수 나프타분해설비(NCC) 일부 가동을 중단한 상태다.
회사는 정부와 공조해 러시아산 나프타 2만7000톤을 긴급 도입했다. 해당 물량은 지난 30일 충남 대산석유화학단지로 들여왔으며 국내 월평균 사용량 약 400만톤 기준 3~4일치 수준이다.
공장 운영은 사실상 '버티기' 단계다. 김 사장은 "수급과 전반적인 시장 상황을 보며 가동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제는 단기간 내 해소 가능성이 낮다는 점이다. 중동 전쟁 장기화로 글로벌 공급망 자체가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김 사장은 "전쟁 영향으로 업황을 예측하기 쉽지 않다"며 "매일 시황을 점검하며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전기차 시장 둔화까지 겹쳤다. 배터리 소재 사업 역시 성장 속도가 기대에 못 미치는 상황이다. 그는 "전기차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은 것은 맞다"며 "회복 시점에 맞춰 차별화된 제품 개발을 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주주총회에서는 영국계 행동주의 펀드 팰리서캐피탈이 제안한 권고적 주주제안 도입 및 자사주 매입 확대 등 안건이 모두 부결됐다. ㈜LG와 국민연금 등 주요 주주가 반대하면서 경영진 손을 들어줬다. 해당 안건 통과를 전제로 제시됐던 기업가치 제고 방안도 자동 폐기됐다.
재무제표 승인 정관 변경 이사 선임 등 이사회 안건은 원안대로 통과됐다. 김 사장은 사내이사로 재선임됐다. 김 사장은 "주주들의 다양한 의견을 들을 수 있는 기회였다"며 "주주가치 제고를 신경 쓰는 회사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어 "저수익 범용 사업 구조조정을 가속화하고 고부가 중심으로 재편하겠다"며 "2~3년 내 어려움을 극복하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