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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성과급 후폭풍 여전…DX 노조, 장외서 반발 집회

  • 2026.07.16(목) 19:30

AI 메모리 호황에 DS·DX 보상 격차 확대
검은 옷 시위·분향소 이어 대규모 집회
'한 지붕 두 가족' 보상체계 시험대 지속

삼성전자 수원사업./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반도체 사업부와의 극심한 보상 격차에 반발해 온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 부문 직원들이 수원사업장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며 성과급 갈등이 장외 투쟁으로 번졌다. 최근 사측이 노사 협의에 따라 34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전 직원에게 지급하는 우회적 보상책을 내놨지만 온라인에 'DX 사망선고' 분향소까지 세워질 정도로 현장의 상대적 박탈감이 지속되는 모습이다.

"왜 우리만 소외되나"

삼성전자 2대 노조인 삼성전자노동조합 동행(이하 동행노조)은 16일 오후 5시30분 경기 수원사업장 정문 앞에서 경영진의 무책임한 처사를 규탄하는 집회를 개최했다. 이번 집회는 동행노조 추산 약 2000여명의 조합원들이 참여한 것으로 파악된다.

집회 참가자들은 임금협상 과정에서 DX 부문이 소외됐다며 자사주 1000주 수준의 실질적인 보상과 추가 교섭을 요구했다.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회사의 눈부신 성과 이면에는 DX 구성원들의 헌신과 노고가 있다"며 "그럼에도 경영진이 보상 차별을 초래해 DX 직원들에게 소외감과 상대적 박탈감을 안겼다"고 주장했다.

이번 집회에 앞서 DX부문 직원들 사이에서는 사내 게시판을 중심으로 성과급 지급 기준에 대한 불만이 확산했다. 일부 직원들은 검은색 옷을 입고 출근하는 방식으로 항의 의사를 표시했고 사내에는 DX 사망선고를 표현한 온라인 분향소까지 등장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임금·단체협약 과정에서 노사 합의에 따라 약 34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지급하기로 했다. 하지만 DX부문 직원들 사이에서는 반도체 부문과 비교할 때 체감 보상이 부족하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노조는 올해 임금교섭 결과를 재검토하고 추가 교섭에 나설 것을 회사 측에 요구하고 있다.

다만 회사 측은 올해 임금협약이 노사 합의를 거쳐 체결된 만큼 재협상 요구는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진다. 과거 DS 부문이 불황을 겪고 DX 부문이 호실적을 내던 당시에도 DX 사업 재원으로 DS부문 직원들에게 성과급을 지급한 전례가 없다는 게 회사 측 논리다.

삼성전자는 지난 5월 정부 중재 아래 임금·단체협약을 마무리했으며 노사 합의에 따라 지난 8일 DX부문 직원 등에게 자사주 총 108만3434주를 지급했다. 법원 역시 임금협약 효력을 둘러싼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반도체 초호황이 키운 격차

삼성전자 분기 실적./그래픽=비즈워치

갈등의 배경에는 삼성전자 사업부별 실적 차이가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7일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잠정 매출 171조원, 영업이익 89조4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1년 전보다 매출은 129.3%, 영업이익은 1810.3% 증가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지난해 연간 실적 43조6000억원의 두 배를 웃돈다.

이번 실적에는 반도체 부문 성과급 지급을 위해 적립한 약 20조원 규모의 충당금이 이미 반영됐다. 이를 제외하면 실제 영업이익은 110조원 안팎으로 추산된다.

삼성전자는 아직 사업부별 2분기 실적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직전 분기인 올해 1분기 DS부문은 매출 81조7000억원, 영업이익 53조7000억원을 기록하며 전체 영업이익의 90% 이상을 차지했다. 전년 1조원대에 머물렀던 이익이 50조원대로 뛰어오르며 가파른 성장을 보였다. 같은 기간 DX부문은 매출 52조7000억원, 영업이익 3조원을 거뒀다. 매출은 소폭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감소했다. 

실적 개선을 이끈 것은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 확대에 따른 메모리 사업 호황이다. 고대역폭메모리(HBM)을 비롯한 AI용 메모리 판매가 급증하면서 DS부문이 삼성전자 전체 실적을 이끄는 구조가 더욱 뚜렷해진 셈이다. 

반면 스마트폰과 TV, 가전 등 완제품 사업을 담당하는 DX부문은 최근 성장 둔화와 경쟁 심화로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 3월 DX부문 비상경영 체제를 선포하고 비용 절감과 경영 효율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회사 안팎에서는 최근 실적 개선이 DS부문 중심으로 이뤄진 만큼 성과에 따른 보상 차등은 불가피하다는 시각도 있다. 사업부별 성과를 반영해 보상이 결정되는 현 구조상 반도체와 완제품 사업의 실적 격차가 벌어질수록 성과급 격차도 확대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특히 노조가 요구하는 자사주 1000주 지급은 회사가 이미 지급한 규모를 크게 웃돈다. 노조 요구대로 1인당 1000주씩 지급할 경우 총 4934만5000주가 필요하다. 지난 8일 종가(27만7500원)로 계산하면 13조6932억원에 해당한다.

'한 지붕 두 가족'으로 불려온 DS·DX 간 보상 체계가 삼성전자 조직 운영의 핵심 과제로 부상하면서 삼성전자가 내부 구성원들의 수용성을 높일 수 있는 보상 체계를 마련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한편, 노태문 사장은 지난달 노조와의 간담회에서 경영 정상화와 사업 경쟁력 회복을 위해 노사 간 협력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DX 노조가 사업 성과를 만들어낸 뒤 내년도 임금 인상을 내실 있게 준비하는 것이 현실적일 수 있다"며 "노사가 힘을 합쳐 실적을 회복하는 데 매진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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