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예고편이었나?'
어닝쇼크(earning shock)가 4분기 실적시즌을 뒤흔들고 있다. SK, 롯데쇼핑, 현대중공업, 우리금융지주 등이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4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7일 이강록 KT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현대중공업에 대해 “조선사업부 영업적자, 비조선 부문 마진율 하락, 자회사 현대오일뱅크 정제마진 하락 등으로 4분기 실적이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고 말했다. 전날 현대중공업은 지난 4분기 87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이재원 동양증권 애널리스트는 “영업이익 전망치(981억원)을 크게 하회하는 어닝쇼크”라며 “연결 영업이익이 집계된 2010년 이후 첫 영업손실”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4분기 당기순이익(932억원)이 전년동기 대비 76.1% 급감한 롯데쇼핑도 충격적이다. 양지혜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백화점은 선방했지만, 마트는 쇼크”라고 말했다. 그는 “국내 할인점(마트) 부문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보다 34.3% 감소했다”며 “또 해외 할인점 영업권 손상차손(1300억원)과 세무조사 추징금(600억원) 반영으로 순이익도 크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SK는 ‘자회사 덫’에 빠졌다. 4분기 영업이익(4522억원)은 전년동기 보다 52.7% 급감했고, 7778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유덕상 동부증권 애널리스트는 “실적을 이미 발표한 자회사 SK네트웍스는 브라질 철광석업체 엠엠엑스(MMX)의 손상차손 여파로 4341억원의 순손실을, SK이노베이션은 정유부문 부진으로 844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며 “아직 실적이 발표되지 않은 건설과 해운 양사는 5000억원 이상의 대규모 순손실이 발생된 것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건설사는 업계 전체가 교착 상태다. 이상우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물산, 현대건설, 대림산업, 대우건설 등 대부분의 건설사들이 어닝쇼크를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우리투자증권을 매각하는 우리금융지주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김한이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4분기 1187억원의 순손실을 기록, 예상치를 크게 하회했다”고 말했다. 그는 “매각예정인 우리투자증권의 순공정가액이 순자산가치를 크게 하회하면서 3930억원의 중단 사업손실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락앤락은 2분기 연속 침체다. 락앤락은 지난 3분기부터 2분기 연속 영업이익이 10% 이상 감소하고 있다. 손효주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또 다시 어닝쇼크가 발생했다”며 “올해 실적 눈높이를 낮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대웅제약에 대해 이혜린 KT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4분기 영업이익이 예상치를 50% 하회한 어닝쇼크”라고 분석했다.
앞서 지난달 초 삼성전자가 지난 4분기 영업이익이 8조3000억원이라고 밝히면서 시장은 혼란에 빠졌다. 컨센서스(10조2301억원)보다 무려 2조원 가량 차이가 있다. 삼성전자를 시작으로 국내 기업들이 줄줄이 어닝쇼크에 빠지면서, 국내 경제 전반에 대해 경고등이 켜지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