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삼성금융 새판짜기]①증권, 이 많은 현금을 어쩌나?

  • 2014.05.12(월) 14:12

운용 지분 매각으로 1577억원 처분익 발생
자사주 매입 기대감..수익성 개선 `부담` 고조

삼성증권이 삼성자산운용 지분을 삼성생명에 넘기기로 하면서 적지 않은 현금을 손에 쥐게 됐다. 시장에서는 이 돈을 어디에, 어떻게 쓸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삼성증권 측은 신규사업 분야에 활용될 것이라고 밝혔지만 주변여건 상 쉬운 일은 아니다. 제대로 쓰지 못할 경우엔 독이 될 수도 있다. 이러는 가운데 꾸준히 제기됐던 자사주 매입 기대감도 고개를 들고 있다. 

 

◇ 처분익 1500억 발생..순익부진 상쇄 기대

 

삼성증권은 삼성선물 지분을 100% 보유하고 삼성자산운용 보유지분을 팔기로 했다. 단순 계산하면 삼성선물 취득금액이 820억4907만원, 삼성자산운용 처분금액은 2727억5729만원으로, 정산후 차익이 세전이익 기준으로 1900억원 가량이 발생하게 된다.

 

삼성자산운용의 처분이익을 따져보면 기존 65.3%의 장부가액은 1150억원으로 1577억원의 이익이 2~3분기 중에 반영될 예정이다.

 

일회성이긴 하지만 잉여현금은 삼성증권에게 단비가 될 수 있다. 최근 증시 부진이나 금융상품 판매가 정체되면서 삼성증권은 고전을 거듭했고 구조조정에 나서기도 했다. 처분이익은 구조조정 비용으로 인해 악화가 예상되는 순이익 부진을 상쇄해줄 전망이다.

 

◇ 과도한 현금 부담..자사주 매입 나서나

 

삼성증권이 적지 않은 현금을 얼마나 현명하게 활용할지가 관건이다. 삼성증권의 자기자본은 3조5000억원 수준으로 이미 충분하고 대형 투자은행(IB) 기준인 3조원 역시 크게 상회하고 있다. 영업순자기자본비율(NCR)도 500%가 넘는다. 

 

투자에 활용할 여력이 크고 삼성증권도 신규사업 활용 가능성을 내비쳤지만 업황이 좋지 않다보니 신규 투자나 인수합병(M&A)에 활용되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을 수 있다.

 

오히려 과도한 현금이 부담이 될 수 있다. 동양증권은 12일자 보고서에서 "추가적인 현금 유입이 오히려 자본효율성 측면에서 부정적"이라고 지적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미 NCR 개편으로 투자여력이 커진 상황에서 운용 지분 매각으로 확보된 현금 활용 방안 등에 대해 소액주주에게 알리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자사주 매입 가능성도 다시 제기되고 있다. 정길원 대우증권 연구원은 "이미 자기자본 과잉 상태인데다 삼성증권은 타 증권사와 달리 위험 인수를 극도로 꺼리는 자본운용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며 "주가 방어나 지배구조 개편 시 활용할 수 있는 자사주 매입 필요성이 점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4월까지 지속된 주가연계증권(ELS) 낙인 관련 매물부담이 마무리됐고, 주가 수준이 낮은 만큼 기대효과가 커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일찌감치 자사주 매입 가능성을 제기한 대우증권 외에 신한금융투자와 한국투자증권, 교보증권도 자사주 매입 같은 주주환원 정책 기대를 높였다.

 

▲ 삼성증권 기초자산 ELS의 만기 물량 추정(출처:대우증권)

 

◇ 선물이 운용 수익 메워줄까

 

삼성증권이 과거보다 운용사와의 시너지가 줄어들면서 선물을 껴안기로 했지만 실질적으로 선물과의 시너지가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삼성자산운용의 적지 않은 이익 기여도가 없어진 점 또한 부담이다. 그간 삼성자산운용은 연 200억원 대의 순익을 삼성증권에 안겼고, 삼성선물의 연 순익규모는 자산운용 순익의 4분의 1수준에 불과하다.

 

삼성선물의 지난해 자기자본이익율(ROE)이 4~5%선로 2011년 이후 수익성이 하락하는 추세여서 삼성증권은 삼성선물의 수익성 개선 과제를 같이 떠안게 됐다. 일부에서는 선물과 증권의 합병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강승건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100% 자회사가 된 삼성선물의 경우, 삼성증권이 이미 할 수 있는 영역이기 때문에 추가적인 시너지를 기대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김태현 NH농협증권 연구원도 "단기 수혜는 있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성장동력을 자체적으로 찾아야 하는 과제를 안고 았다"고 평가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삼성선물의 핵심 역량이 국내외 선물거래 중개와 리서치임을 감안할 때 중복이 클 수 있다며 수익가치보다 자산가치에 초점을 두고 평가를 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번 거래 덕분에 삼성증권의 올해 순이익 전망치는 상향되고 있지만 일회성 요인으로 투자의견은 대체로 유지되는 양상이다. 교보증권은 "현금유입은 긍정적이지만 펀더멘털 변화가 없는 만큼 투자의견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 삼성선물 ROE 추이(출처:한국금융투자)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