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코스피가 연일 급락하면서 증권주들도 맥을 못췄다. 최경환 경제팀 출범 후 내수부양에 대한 기대감에 한껏 달아올랐지만 증권주 심리 바로미터인 코스피가 후퇴하자 별 수 없는 모양새다.
하지만 급한 조정에도 크게 동요하지는 않는 모습이다. 일단 3분기 실적 기대감이 유효하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부양의지나 금리인하 기대감, 서서히 회복되는 업황을 감안할 때 증권에 대한 기대를 접지 말라고 조언한다.
◇ 증권주 질주 제동..단기과열 우려 해소
잘 나가던 증권주가 복병을 만났다. 코스피는 최근 달러 강세에 따른 신흥시장 자금 이탈 우려와 지정학적 리스크 부각으로 급락세로 돌아섰다.
코스피가 최경환호 출범 이후 올랐던 상승폭을 모두 반납했으니 최대 수혜주였던 증권주가 상당부분 되돌림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10월 첫 거래일 증권주는 3%이상 급락했고 한주간 낙폭도 8%포인트에 달했다.
그러나 당장은 양호한 조정에 무게가 실린다. 9월말 현재 기준으로 증권업 지수는 7월 이후 26%이상 상승했고 코스피 대비로 25%포인트나 초과상승했다. 어차피 단기간 가파른 상승으로 과열에 따른 조정 가능성이 제기된 시점이었다.

▲ 증권업 지수 추이. 출처:NH농협증권 |
◇ 3분기 실적·금리인하 기대 '변함없는 호재'
시장의 기대감은 아직 유효하다. 일단 3분기 실적이 양호할 것으로 보이는데다 추가 금리인하 전망이 꾸준히 흘러나오며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증권업계에서는 일찌감치 3분기 실적 호전이 점쳐졌다. 지난 6월부터 거래대금이 꾸준히 증가하면서 브로커리지 수익이 증가한데다 시중금리 하락에 따른 채권운용 수익도 힘을 보탰다. 그간 지속된 구조조정에 따른 기저효과도 상당할 전망이다.
코스피가 급락하기 직전인 지난달 증시는 오랜만에 넉넉한 자금유입을 누렸다. 주식거래활동계좌가 2년만에 최대를 기록했고 신용융자 잔액도 3년 최대치까지 증가했다. NH농협증권은 5개 대형증권사의 올해 이익이 전년동기대비 136%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반기 순이익 증가폭은 360%에 달할 것이란 관측이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금리를 동결했지만 금통위 의사록에서 추가금리 인하와 통화정책 완화를 주장하는 등 추가인하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금리가 추가로 내려가면 시중자금의 증시 유입은 물론 금리 하락에 따른 증권사들의 채권운용 수익도 이어질 전망이다. 원재웅 동양증권 연구원은 "추가 금리 인하가 설사 없더라도 당분간은 저금리 기조에 머물면서 채권평가손실이 크지 않을 것"으로 낙관했다.
특히 삼성증권과 우리투자증권의 순익 증가폭이 가장 클 전망인데, 여기에는 희망퇴직에 따른 판관비 반영 이후 기저효과가 작용했다. 삼성증권은 지난 7월 삼성자산운용 지분 매각에 따른 처분익까지 더해지게 된다.
◇ 증시부양 정책 진행형..모멘텀 지속될 듯
정부 부양에 대한 기대감도 여전하다. 최근 증권주를 끌어올린 주체는 정부 정책 영향이 상당히 컸다.
최경환호(號)는 취임직후부터 부양정책을 적극적으로 내놓고 있고 증시 활성화 방안도 병행되고 있다. 배당 활성화는 물론 증시 가격제한폭 확대와 퇴직연금 활성화 모두 비슷한 맥락이다. 이런 흐름은 내년까지 지속될 전망이다.
김태현 NH농협증권 연구원은 "지속적인 정부 후속정책 발표와 가시화된 이익개선으로 긍정적인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박혜진 교보증권 연구원은 "금융당국이 가격제한폭 확대를 포함해 주식시장 매력도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을 관계부처와 협의 중"이라며 10월 주식시장 발전방안에 대한 기대감을 표시했다.
다만 여전히 증권사들의 수익구조가 다변화되고 있지 못하는 점은 향후 증권사간차별화를 키울 수 있는 부분이다. 김태현 연구원은 "정책방향과 함께 안정적인 이익창출원인 자산관리모델을 갖춘 증권사들이 결국엔 유리할 것"으로 전망했다.